박지원(朴趾源)
彛兀曰: “東門有食, 其名曰:‘醫’. 口含百草, 肌肉馨香. 西門有食, 其名曰:‘巫’. 求媚百神, 日沐齊潔. 請爲擇肉於此二者”
虎奮髯作色曰: “醫者疑也. 以其所疑而試諸人, 歲所殺常數萬. 巫者誣也. 誣神以惑民, 歲所殺常數萬. 衆怒入骨, 化爲金蚕, 毒不可食.”
해석
彛兀曰: “東門有食,
이올이 말했다. “동문에 먹을 것이 하나 있는데,
其名曰:‘醫’.
그 놈의 이름은 의원(醫員)이라고 합니다.
口含百草, 肌肉馨香.
의원(醫員)은 약초를 다루고 먹으니 그 고기도 별미(別味)인 줄로 아옵니다.
西門有食, 其名曰:‘巫’.
그리고 서문에도 먹음직스러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무당 계집입니다.
求媚百神, 日沐齊潔.
그 계집은 천지신명께 온갖 미태(媚態)를 부리고 매일 목욕재계(沐浴齋戒)를 하여 깨끗하고 맛있는 계집이오니
請爲擇肉於此二者”
의원과 무당 계집 둘 중에서 골라서 잡수시길 바라옵니다.”
虎奮髯作色曰: “醫者疑也.
범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의원이란 무엇이냐. 의(醫)란 의(疑)가 아니더냐?
以其所疑而試諸人, 歲所殺常數萬.
저 자신도 의심스러운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시험하여, 해마다 남의 목숨을 끊은 것이 몇 만이 넘는다.
巫者誣也.
또한 무당이란 것이 무엇이냐. 무(巫)란 무(誣)라고 하지 않더냐?
誣神以惑民,
결국 무당이란 공연히 뭇 귀신을 속이고 사람들에게 거짓말만 하고 있으니
歲所殺常數萬.
해마다 목숨을 잃는 자가 해마다 수만이 되지 않느냐.
衆怒入骨, 化爲金蚕,
그래서 여러 사람의 노여움은 그들의 뼈 속에까지 스며들어 금잠【금잠(金蚕): 중국의 귀주, 광서 지방 묘족들이 기르는 누에의 한 종류로 그 똥이 독하여 음식에 잘못 섞으면 사람이 죽는다고 함.】이란 벌레가 되어서
毒不可食.”
그들의 뼈 속에서 득실거리고 있단 말이야. 그러한 독기가 있는 것을 어떻게 먹는단 말이냐.”
인용
짓게 된 계기: 호질을 짓게 된 계기
3화: 귀신들과 저녁 식사 토론
6화: 북곽선생과 동리자에 대해
7화: 과부 곁에 청렴한 선비가
8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0화: 인간의 자연의 섭리를 고려하지 않는 폭식에 대해
11화: 인간은 세상에서의 해악
12화: 인간이 서로를 잡아먹다
13화: 범이 사람보다 나은 이유
14화: 인간들의 여러 그물과 최강병기 붓
15화: 곧 죽어도 체면
후기: 호질에 대한 연암의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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