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범이 사람보다 나은 이유
박지원(朴趾源)
而虎之家水旱不識, 故無怨乎天; 讐德兩忘, 故無忤於物, 知命而處順, 故不惑於巫醫之姦; 踐形而盡性, 故不疚乎世俗之利, 此虎之所以睿聖也.
窺其一班, 足以示文於天下也. 不藉尺寸之兵, 而獨任爪牙之利, 所以耀武於天下也. 彛卣蜼尊, 所以廣孝於天下也.
一日一擧而烏鳶螻螘, 共分其餕, 仁不可勝用也. 讒人不食, 廢疾者不食, 衰服者不食, 義不可勝用也.
해석
而虎之家水旱不識, 故無怨乎天;
범의 세계는 큰 물과 가뭄의 걱정을 모르기 때문에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讐德兩忘, 故無忤於物,
원수도 공덕도 다 잊어버리기 때문에 누구를 미워하지 않으며,
知命而處順, 故不惑於巫醫之姦;
운명을 알아서 따르기 때문에 무(巫)와 의(醫)의 간사에 속지 않고,
타고난 그대로 천성을 다하기 때문에
故不疚乎世俗之利, 此虎之所以睿聖也.
세속의 이해에 병들지 않으니, 이것이 곧 범이 예성(睿聖)한 것이다.
窺其一班, 足以示文於天下也.
우리 몸의 얼룩무늬 한 점만 엿보더라도 족히 문채(文彩)를 천하에 자랑할 수 있다.
不藉尺寸之兵, 而獨任爪牙之利,
한 자 한 치의 칼날도 빌리지 않고 다만 발톱과 이빨의 날카로움을 가지고
所以耀武於天下也.
무용(武勇)을 천하에 떨치고 있다.
彛卣蜼尊, 所以廣孝於天下也.
종이(宗彛)와 유준(蜼尊)은 효(孝)를 천하에 넓힌 것이다.
一日一擧而烏鳶螻螘, 共分其餕,
하루 한 번 사냥을 해서 까마귀나 솔개·청마구리·개미 따위에게까지 대궁을 남겨 주니
仁不可勝用也. 讒人不食, 廢疾者不食,
그 인(仁)한 것이 이루 말할 수 없고, 굶주린 자를 잡아먹지 않고,
衰服者不食, 義不可勝用也.
병든 자, 상복(喪服) 입은 자를 잡아먹지 않으니 그 의로운 것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인용
짓게 된 계기: 호질을 짓게 된 계기
3화: 귀신들과 저녁 식사 토론
6화: 북곽선생과 동리자에 대해
7화: 과부 곁에 청렴한 선비가
8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0화: 인간의 자연의 섭리를 고려하지 않는 폭식에 대해
11화: 인간은 세상에서의 해악
12화: 인간이 서로를 잡아먹다
13화: 범이 사람보다 나은 이유
14화: 인간들의 여러 그물과 최강병기 붓
15화: 곧 죽어도 체면
후기: 호질에 대한 연암의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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