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인간들의 여러 그물과 최강병기 붓
박지원(朴趾源)
不仁哉! 汝之爲食也. 機穽之不足而爲罿也罞也罛也罾也罦也罭也. 始結網罟者, 裒然首禍於天下矣.
有鈹者戣者殳者斨者叴者矟者鍜者鈼者□者有礮發焉, 聲隤華嶽, 火洩陰陽, 暴於震霆.
是猶不足以逞其虐焉, 則乃吮柔毫, 合膠爲鋒, 體如棗心, 長不盈寸, 淬以烏賊之沫, 縱橫擊刺, 曲者如矛, 銛者如刀, 銳者如釖, 歧者如戟, 直者如矢, 彀者如弓. 此兵一動, 百鬼夜哭. 其相食之酷, 孰甚於汝乎?”
해석
不仁哉! 汝之爲食也.
불인(不仁)하기 짝이 없다, 너희들의 먹이를 얻는 것이여!
機穽之不足,
덫이나 함정을 놓는 것만으로도 오히려 모자라서
而爲罿也罞也罛也罾也罦也罭也.
새 그물·노루 網·큰 그물·고기 그물·수레 그물·삼태 그물 따위의 온갖 그물을 만들어 냈으니.
始結網罟者, 裒然首禍於天下矣.
처음 그것을 만들어 낸 놈이야말로 세상에 가장 재앙을 끼친 자이다.
有鈹者戣者殳者斨者叴者矟者鍜者鈼者□者有礮發焉,
그 위에 또 가지각색의 창이며 칼 등속에다 화포(火砲)란 것이 있어서, 이것을 한번 터뜨리면
聲隤華嶽, 火洩陰陽, 暴於震霆.
소리는 산을 무너뜨리고 천지에 불꽃을 쏟아 벼락치는 것보다 무섭다.
是猶不足以逞其虐焉, 則乃吮柔毫,
그래도 아직 잔학(殘虐)을 부린 것이 부족하여, 이에 부드러운 털을 쪽 빨아서
合膠爲鋒,
아교에 붙여 붓이라는 뾰족한 물건을 만들어 냈으니,
體如棗心, 長不盈寸,
그 모양은 대추씨 같고 길이는 한 치도 못 되는 것이다.
淬以烏賊之沫, 縱橫擊刺, 曲者如矛,
이것을 오징어의 시커먼 물에 적셔서 종횡으로 치고 찔러 대는데,
銛者如刀, 銳者如釖,
구불텅한 것은 칼 같고, 예리한 것은 칼날 같고,
歧者如戟, 直者如矢,
두 갈래 길이 진 것은 가시창 같고, 곧은 것은 화살 같고,
彀者如弓.
팽팽한 것은 활 같아서,
此兵一動, 百鬼夜哭.
이 병기(兵器)를 한번 휘두르면 온갖 귀신이 밤에 곡(哭)을 한다.
其相食之酷, 孰甚於汝乎?”
서로 잔혹하게 잡아먹기를 너희들보다 심히 하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인용
짓게 된 계기: 호질을 짓게 된 계기
3화: 귀신들과 저녁 식사 토론
6화: 북곽선생과 동리자에 대해
7화: 과부 곁에 청렴한 선비가
8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0화: 인간의 자연의 섭리를 고려하지 않는 폭식에 대해
11화: 인간은 세상에서의 해악
12화: 인간이 서로를 잡아먹다
13화: 범이 사람보다 나은 이유
14화: 인간들의 여러 그물과 최강병기 붓
15화: 곧 죽어도 체면
후기: 호질에 대한 연암의 총평
'문집 > 열하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질(虎叱) - 후기: 호질에 대한 연암의 총평 (0) | 2020.11.17 |
---|---|
호질(虎叱) - 15화: 곧 죽어도 체면 (0) | 2020.11.17 |
호질(虎叱) - 13화: 범이 사람보다 나은 이유 (0) | 2020.11.17 |
호질(虎叱) - 12화: 인간이 서로를 잡아먹다 (0) | 2020.11.17 |
호질(虎叱) - 11화: 인간은 세상에서의 해악 (0) | 2020.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