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박지원(朴趾源)
恐人之識己也, 以股加頸, 鬼舞鬼笑, 出門而跑. 乃陷野窖. 穢滿其中.
攀援出首而望, 有虎當徑. 虎顰蹙嘔哇, 掩鼻左首而噫曰: “儒, 臭矣.”
北郭先生頓首匍匐而前, 三拜以跪, 仰首而言曰: “虎之德其至矣乎! 大人效其變, 帝王學其步, 人子法其孝, 將帥取其威, 名並神龍. 一風一雲, 下土賤臣, 敢在下風.”
해석
恐人之識己也, 以股加頸,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볼까 겁이 나서 모가지를 두 다리 사이로 들이박고
鬼舞鬼笑, 出門而跑. 乃陷野窖.
귀신처럼 춤추고 낄낄거리며 문을 나가서 내닫다가 그만 들판의 구덩이 속에 빠져 버렸다.
穢滿其中.
그 구덩이에는 똥이 가득 차 있었다.
攀援出首而望, 有虎當徑.
간신히 기어올라 머리를 들고 바라보니 뜻밖에 범이 길목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虎顰蹙嘔哇, 掩鼻左首而噫曰:
범은 북곽선생을 보고 오만상을 찌푸리고 구역질을 하며 코를 싸쥐고 외면을 했다.
“儒, 臭矣.”
“어허, 유자(儒者)여! 더럽다.”
北郭先生頓首匍匐而前,
북곽선생은 머리를 조아리고 범 앞으로 기어가서
三拜以跪, 仰首而言曰:
세 번 절하고 꿇어앉아 우러러 아뢴다.
“虎之德其至矣乎! 大人效其變,
“호랑님의 덕은 지극하시지요. 대인(大人)은 그 변화를 본받고,
帝王學其步, 人子法其孝,
제왕(帝王)은 그 걸음을 배우며, 자식된 자는 그 효성을 본받고,
將帥取其威,
장수는 그 위엄을 취하며,
名並神龍. 一風一雲,
거룩하신 이름은 신령스런 용(龍)의 짝이 되는지라, 풍운이 조화를 부리시매
下土賤臣, 敢在下風.”
하토(下土)의 천신(賤臣)은 감히 아랫바람에 서옵나이다.”
인용
짓게 된 계기: 호질을 짓게 된 계기
3화: 귀신들과 저녁 식사 토론
6화: 북곽선생과 동리자에 대해
7화: 과부 곁에 청렴한 선비가
8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0화: 인간의 자연의 섭리를 고려하지 않는 폭식에 대해
11화: 인간은 세상에서의 해악
12화: 인간이 서로를 잡아먹다
13화: 범이 사람보다 나은 이유
14화: 인간들의 여러 그물과 최강병기 붓
15화: 곧 죽어도 체면
후기: 호질에 대한 연암의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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