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인간의 자연의 섭리를 고려하지 않는 폭식에 대해
박지원(朴趾源)
虎不食草木, 不食虫魚, 不嗜麴蘖悖亂之物, 不忍字伏細瑣之物.入山獵麕鹿, 在野畋馬牛, 未甞爲口腹之累飮食之訟. 虎之道, 豈不光明正大矣乎?
虎之食麕鹿而汝不疾虎, 虎之食馬牛而人謂之讐焉, 豈非麕鹿之無恩於人, 而馬牛之有功於汝乎!
然而不有其乘服之勞, 戀效之誠, 日充庖廚, 角鬣不遺. 而乃復侵我之麕鹿, 使我乏食於山, 缺餉於野. 使天而平其政, 汝在所食乎所捨乎?
해석
虎不食草木, 不食虫魚,
범은 초목을 먹지 않고, 벌레나 물고기를 먹지 않고,
不嗜麴蘖悖亂之物,
술 같은 좋지 못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며,
不忍字伏細瑣之物.
순종 굴복하는 하찮은 것들을 차마 잡아먹지 않는다.
入山獵麕鹿, 在野畋馬牛,
산에 들어가면 노루나 사슴 따위를 사냥하고, 들로 나가면 말이나 소를 잡아먹되
未甞爲口腹之累飮食之訟.
일찍이 먹기 위해 비굴해진다거나 음식 따위로 다투는 일이 없다.
虎之道, 豈不光明正大矣乎?
범의 도리가 어찌 광명정대(光明正大)하지 않은가.
虎之食麕鹿而汝不疾虎,
범이 노루나 사슴을 잡아먹을 때는 사람들이 미워하지 않다가,
虎之食馬牛而人謂之讐焉,
말이나 소를 잡아먹을 때는 사람들이 원수로 생각하는 것은
豈非麕鹿之無恩於人,
어찌 사람들에게 노루나 사슴은 은공이 없고
而馬牛之有功於汝乎!
소나 말은 공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
然而不有其乘服之勞, 戀效之誠,
그런데 너희들은 소나 말들이 태워 주고 일해 주는 공로와 따르고 충성하는 정성을 다 저버리고
日充庖廚, 角鬣不遺.
날마다 푸줏간을 채워 뿔과 갈기도 남기지 않고,
而乃復侵我之麕鹿,
다시 우리의 노루와 사슴을 침노하여
使我乏食於山, 缺餉於野.
우리들로 하여금 산에도 들에도 먹을 것이 없게 만든단 말이냐?
使天而平其政,
하늘이 정사를 공평하게 한다면
汝在所食乎所捨乎?
너희가 죽어서 나의 밥이 되어야 하겠느냐?
인용
짓게 된 계기: 호질을 짓게 된 계기
3화: 귀신들과 저녁 식사 토론
6화: 북곽선생과 동리자에 대해
7화: 과부 곁에 청렴한 선비가
8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0화: 인간의 자연의 섭리를 고려하지 않는 폭식에 대해
11화: 인간은 세상에서의 해악
12화: 인간이 서로를 잡아먹다
13화: 범이 사람보다 나은 이유
14화: 인간들의 여러 그물과 최강병기 붓
15화: 곧 죽어도 체면
후기: 호질에 대한 연암의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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