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송인(送人)’ 시의 의미와 고죽ㆍ익지가 화운한 시 평가
鄭大諫「西京詩」曰: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至今稱爲絶倡.
樓船題詠, 値詔使之來, 悉撤去之, 而只留此詩. 其後崔孤竹和之曰: ‘水岸悠悠楊柳多, 小船爭唱采菱歌. 紅衣落盡西風冷, 日暮芳洲生白波.’
李益之和曰: ‘蓮葉參差蓮子多, 蓮花相間女郞歌. 歸時約伴橫塘口, 辛苦移船逆上波.’
二詩殊好, 有王少伯ㆍ李君虞餘韻, 然自是采蓮曲, 非西京送別詩本意也.
▲ 작자 미상, 「관서명구첩(關西名區帖)」 중 평양 연관정 부분, 18세기, 41.7X59.3cm, 개인 소장
뒤쪽에 보이는 것이 부벽루와 모란봉이다. 모란봉 꼭대기에 보이는 것은 최승대(最勝臺)다.
해석
鄭大諫「西京詩」曰: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대간 정지상의 「서경시」는 다음과 같으니
雨歇長堤草色多 | 비 그친 긴 둑에 풀빛 짙은데 |
送君南浦動悲歌 | 그대 보낸 남포엔 슬픈 노래 흐르네. |
大同江水何時盡 | 대동강의 물은 언제나 마를꼬 |
別淚年年添綠波 |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는 걸. |
至今稱爲絶倡.
지금에 이르기까지 절창이라 칭송되었다.
樓船題詠, 値詔使之來, 悉撤去之,
다락이 있는 배에 제영한 시들은 사신이 올 때가 되면 모두 떼어냈는데
而只留此詩.
다만 이 시만은 남겨뒀다.
其後崔孤竹和之曰: ‘水岸悠悠楊柳多, 小船爭唱采菱歌. 紅衣落盡西風冷, 日暮芳洲生白波.’
그 후에 최고죽이 화운한 「패강루강제영(浿江樓舡題詠)」이라는 시는 다음과 같고,
水岸悠悠楊柳多 | 물가 언덕에서 흔들리는 수양버들 많고 |
小船爭唱采菱歌 | 작은 배에서 다투며 「마름 캐는 노래[采菱歌]」 부르네. |
紅衣落盡西風冷 | 연꽃잎 다 지니 가을바람 차고 |
日暮芳洲生白波 | 해질녘 모래톱엔 흰 물결 생겨나네. |
李益之和曰: ‘蓮葉參差蓮子多, 蓮花相間女郞歌. 歸時約伴橫塘口, 辛苦移船逆上波.’
이익지가 화운한 「채련곡 차대동운루운(采蓮曲 次大同樓船韻)」이라는 시는 다음과 같으니,
蓮葉參差蓮子多 | 연잎 들쑥날쑥하고 연밥 많아 |
蓮花相間女郞歌 | 연꽃에 서로 사이를 두고 계집 노래하네. |
歸時約伴橫塘口 | 돌아올 때 횡당의 입구에서 짝과 약속 지키려 |
辛苦移舟逆上波 | 힘들게 배 타고 파도 거슬러 올라간다네. |
二詩殊好, 有王少伯ㆍ李君虞餘韻.
두 시가 매우 좋아 왕소백【王少伯: 唐代의 시인 王昌齡으로 소백은 그의 자.】과 이군우【李君虞: 唐代의 시인 李益임】의 여운이 있다.
然自是采蓮曲, 非「西京送別」詩本意也.
그러나 이 시는 절로 채련곡일뿐 「서경송별」시의 본래 의미는 아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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