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련곡, 대동강 누선의 운에 차운하다
채련곡 차대동누선운(採蓮曲 次大同樓船韻)
이달(李達)
蓮葉參差蓮子多 蓮花相間女郞歌
歸時約伴橫塘口 辛苦移舟逆上波 『蓀谷詩集』 卷之六
해석
蓮葉參差蓮子多 연엽참치연자다 | 연잎 들쭉날쭉하고 연밥이 많아 |
蓮花相間女郞歌 연화상간녀낭가 | 연꽃의 서로 사이에서 낭자 노래 부르네. |
歸時約伴橫塘口 귀시약반횡당구 | 돌아가던 때에 횡당의 입구에서 만나자 약속했으니, |
辛苦移舟逆上波 신고이주역상파 | 힘들게 배를 저어 물길을 거슬러 가네. 『蓀谷詩集』 卷之六 |
해설
이 시는 대동강 누선의 시(詩)인 정지상(鄭知常)의 「송인(送人)」 시에 차운한 연밥을 따는 사랑 노래이다.
크고 작은 연잎이 늘어선 가운데 연밥이 많이도 달려 있다. 그 연꽃들 사이로 연밥을 따는 아가씨들이 연밥을 따면서 사랑노래를 부르고 있다【채련곡(採蓮曲)의 련(蓮)은 련(戀)과 동음(同音)으로 사랑 노래임】. 연밥을 따고 집으로 돌아갈 땐 횡당 입구에서 임과 만나기로 하였기에 힘써 배를 저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이 시에 대해 『임하필기(林下筆記)』에서는 “악부의 최고 명작으로 일컬어진다[稱爲樂府第一].”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달(李達)은 김만중(金萬重)의 『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본조의 시체는 네다섯 번 변했을 뿐만 아니다. 국초에는 고려의 남은 기풍을 이어 오로지 소동파(蘇東坡)를 배워 성종, 중종 조에 이르렀으니, 오직 이행(李荇)이 대성하였다. 중간에 황산곡(黃山谷)의 시를 참작하여 시를 지었으니, 박은(朴誾)의 재능은 실로 삼백 년 시사(詩史)에서 최고이다. 또 변하여 황산곡과 진사도(陳師道)를 오로지 배웠는데, 정사룡(鄭士龍)·노수신(盧守愼)·황정욱(黃廷彧)이 솥발처럼 우뚝 일어났다. 또 변하여 당풍(唐風)의 바름으로 돌아갔으니, 최경창(崔慶昌)ㆍ백광훈(白光勳)ㆍ이달(李達)이 순정한 이들이다. 대저 소동파(蘇東坡)를 배워 잘못되면 왕왕 군더더기가 있는데다 진부하여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강서시파(江西詩派)를 배운 데서 잘못되면 더욱 비틀고 천착하게 되어 염증을 낼 만하다[本朝詩體, 不啻四五變. 國初承勝國之緖, 純學東坡, 以迄於宣靖, 惟容齋稱大成焉. 中間參以豫章, 則翠軒之才, 實三百年之一人. 又變而專攻黃ㆍ陳, 則湖ㆍ蘇ㆍ芝, 鼎足雄峙. 又變而反正於唐, 則崔ㆍ白ㆍ李, 其粹然者也. 夫學眉山而失之, 往往冗陳, 不滿人意, 江西之弊, 尤拗拙可厭].”라고 언급한 것처럼, 당풍(唐風)의 영향을 받았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46~47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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