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9. 문제를 종단하다(09.04.11.토)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9. 문제를 종단하다(09.04.11.토)

건방진방랑자 2021. 2. 3. 20:00
728x90
반응형

 문제를 종단하다

 

 

13일에 떠나기로 결정했고 어머니의 승낙도 받아 놓았다. 하지만 이사 갈 집의 리모델링이 늦춰지면서 상황도 급변했다. 결정할 당시엔 13일에 이사를 갔거나, 적어도 리모델링이 다 마무리되었을 것이라 예측했다. 리모델링할 땐 집에 누군가가 꼭 있어야 하는데, 어머니와 형은 일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내가 있어야만 한다. 바로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다. 지금 현재는 샷시만 설치되었다. 앞으로 페인트도 칠해야 하고, 도배ㆍ장판, 싱크대 설치 등의 여러 가지 일들이 남아있다. 내가 함부로 떠날 수 있는 상황은 죽었다 깨어나도 아니란 이야기다.

 

 

 

단호한 대답은 결국 갈등하는 내 자신을 잡기 위한 것

 

어머니는 저녁을 먹다가 힘들게 말을 꺼내셨다. “13일에 정말 갈 거냐?” 그 말 속엔 작은 바람 같은 게 들어있었다. 솔직히 일주일 정도 늦춘다고 나의 국토종단이 망쳐지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게 말해서 어느 정도 미룰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생각은 과거의 놓친 순간들에 머문다. 내가 학원 강사를 그만둔 게 36일이다. 원랜 일주일간 계획을 짜고 16일에 떠나려 했는데 이사 가는 일이 급하게 진행되어 4월 초에 갈 수 있다고 하시는 거다. 그래서 나도 계획을 이사 간 후에 떠나자고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시 그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리모델링이 자꾸 지연되어 또 미루어야할 상황이 온 것이지 않은가! 그 순간 느낀 건 위기감이다. ‘이렇게 미루고 미루다보면 결국 못 가게 되는 거 아닌가하는 것. 그래서 난 좀 섭섭하실지언정 단호하게 !”라고 짧게 대답했다.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어 계획한 일을 이런 저런 핑계 대며 그만 두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이런 단호한 외침은 자꾸 늦춰지다보니 차라리 내년이나 내후년에 갈까 주저하고 있는 내 자신에게 들으라고 하는 측면이 강했다.

 

 

 

최종적으로 여행 떠나는 날을 정하다

 

그렇게 대답은 했지만 맘이 편하진 않았다. 그렇게 서로한테 부담을 주면서까지 떠나서는 여행길이 더 힘들어질 것은 뻔했다. 잘 다녀오라는 소릴 듣지는 못할망정 맘 무겁게 떠나긴 싫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좀 더 현명한 방법을 찾는다면 리모델링이 끝날 때까지 집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6월 전에 국토종단을 마쳐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무작정 기다릴 순 없었다. 그래서 다시 어머니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어머니도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한 주가 가장 사람이 필요할 때라면서 누군가 꼭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름 절충안을 제시했다. 바로 18일에 떠나겠다고 말이다. 그제야 어머니는 “OK!”하셨다.

 

 

 

늦춰진 시간만큼 셀렘은 더욱 커진다

 

이렇게 또 한번 미뤄진 시간을 친구들에게 문자로 알렸다. 그랬더니 한 친구가 즉각 문자를 보내왔다. ‘기다린 만큼 더 멋지지 않을까? 쉽다면 오히려 재미없겠지^^ 자연의 색이 더 아름다워지고 있어ㅋ이 문자를 받고 번개를 맞은 것처럼 멍해져 가만히 있었다. ‘기다림은 설렘이며 행복이라는 말. 소풍 떠나기 전의 설렘, 그걸 난 왜 못 느끼고 있었던 거지. 그게 일주일 더 길어진 것뿐인데 난 왜 한탄만 했던 걸까? 놀라운 깨우침이었다. 기다림이란 설렘으로 일주일이 더 알찬 시간이 될 것 같다. 역시 유유상종이라더니 난 좋은 친구를 많이 둔 인복에 겨운 녀석이다^^ 이렇게 문제를 직면하고서 종단하고 나니 대화란 게 무엇이고 문제를 어떻게 맞닥뜨려야 하는지 알 것도 같다. 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인용

목차 / 사진 / 여행

프롤로그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

프롤로그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모든 해답은 네 안에 있어

난관에 부딪히다

국토종단을 위한 준비물을 갖추다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철저히 혼자되기

남에게 폐 끼치기 싫다의 본질에 관해

국토종단의 마음가짐 & 경로를 정하다

문제를 종단하다

출발 날짜를 하루 미루다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