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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8. 국토종단의 마음가짐 & 경로를 정하다(09.04.02.목)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8. 국토종단의 마음가짐 & 경로를 정하다(09.04.02.목)

건방진방랑자 2021. 2. 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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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종단의 마음가짐 & 경로를 정하다

 

 

어머니와는 잘 이야기가 되었다. 집은 좀 늦게 이사를 가게 되더라도 13일에 국토종단을 가도 좋다고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졌다. 물론 가기 전까지 이사하는데 나의 시간을 모두 쏟기로 했지만. 막상 그렇게 가는 날짜가 정해지고 나니 맘은 바빠졌다. 우선 준비물을 하나하나 챙기는 것부터 경로를 정하는 것까지. 드디어 내가 떠나긴 하는가 보다. 하지만 막상 정말로 간다고 하니깐 걱정이 앞서긴 한다. 경비가 넉넉지 않을뿐더러, 이런 여행 자체가 처음이니 말이다. 뭐든 새로운 일을 하려 할 땐 걱정 반, 기대 반이듯 딱 그 모양새다.

 

 

 

나를 위한 국토종단, 뭇 생명을 위한 삼보일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신문을 보고 있다가 놀라운 사진을 발견했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지는 사진이었는데, 이걸 이렇게 직접 보게 될 줄이야.

 

내가 국토종단을 하기로 맘먹었다고 윤양준 선배님에게 말했을 때, 선배님은 정말 대단한 결정을 했다고 격려해주시면 “3보 걷고,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가 다시 3보 걷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라며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했었다. 난 그저 걷는 것뿐이고 편하게 갔다 오기만 하면 된다. 누구를 위해서?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그런데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시는 분들은 몸도 엄청 힘들다.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릴 때마다 그 뜨거운 열기에 온몸이 녹는 것만 같다고 했던 소감을 읽었던 적이 있다. 그들은 누굴 위해 그걸 하던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뭇 생명들과 자연을 위해서, 잘못된 정치를 위해서 한다. 그분들 앞에서 걱정된다느니, 힘들다느니 하는 나의 말들은 참 염치없는 말일 뿐이다.

 

윤양준 선배님의 말을 들으며 이런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그분들의 모습을 신문 지면을 통해 직접 보게 된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가슴이 아파왔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난 희망을 얻기도 했다. 세상이 모두 잘못 흘러간다고 탄식할 때 누군가는 이렇게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분들에게 도움은 못 될망정 힘들다 힘들다 하며 나의 가능성과 희망들을 스스로 꺾지는 않으련다. ‘내가 춤출 수 없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라고 엠마 골드만(Emma Goldman)이 그랬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경쾌하고 신난다고 했다. 그 길을 나선 오체투지 하는 스님과 신부님의 발걸음도 경쾌해보인다~ 그렇다면 국토종단을 떠나는 나의 발걸음도 당연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길을 나선 자의 모습은 아름답다.

 

 

 성직자들이 다시 고행의 길에 나섰다.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가운데)과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전종훈 대표(앞줄 오른쪽), 문규현 신부(앞줄 왼쪽) 등으로 꾸려진 순례단은 사람과 사람의 갈등, 사람과 자연의 갈등, 남과 북의 갈등을 넘어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겠다며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순례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계룡산 중악단을 출발한 이들은 1일 오전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핀 충남 공주시 계룡면 23번 국도를 따라 오체투지 순례를 진행했다. 마치 자벌레의 몸짓처럼 느리게, 그러나 ‘참 생명의 몸짓’으로 하루 4㎞씩 엎드렸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이들의 1차 목적지는 임진각 망배단(6월10일)이며, 최종 목적지는 북한의 묘향산이다. (오체투지순례단 후원계좌:농협/513160-52-057009 예금주-조항우 순례단) 충남 공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경로를 정하다

 

어디서부터 출발할까 고민했다. 땅끝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보통 해남에서 시작하곤 한다. 한비야씨만 해도 그렇게 시작했는데, 난 그런 상징성엔 별로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다. 전주에서 시작해서 위로 올라간대도 종단의 의미는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참 어디서 출발할지 고민 고민했다. 고흥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그것도 아니면 해운대에서 출발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런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정한 곳은 목포다. ‘목포는 항구다라는 영화로 익숙한 곳이긴 해도 한 번밖에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곳이며 대학 때 같이 스터디 했던 멤버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 기회에 겸사겸사 얼굴도 볼 수 있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막상 이렇게 경로를 정하고 보니 반쪽 여행이 될 것 같다. 전라남북도, 충청남북도, 경기도, 강원도만 살짝 거치며 가니 말이다. 한비야씨처럼 아예 대각선으로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지금은 이렇게 경로를 정해놨다. 걷다가 맘이 이끄는 대로 가다보면 또 어떻게 경로가 달라져 있을 진 모르는 일이다.

 

이젠 이 계획에 따라 맘껏 걷기만 하면 된다. 떠날 그날을 기다려 본다.

 

 

 목포→무안→함평→고창→김제→익산→논산→연기→청원→진천→이천→여주→양평→포천→연천→철원

 

 

인용

목차 / 사진 / 여행

프롤로그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

프롤로그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모든 해답은 네 안에 있어

난관에 부딪히다

국토종단을 위한 준비물을 갖추다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철저히 혼자되기

남에게 폐 끼치기 싫다의 본질에 관해

국토종단의 마음가짐 & 경로를 정하다

문제를 종단하다

출발 날짜를 하루 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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