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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1년 사람여행 - 33. 방폐장과 콩나물국밥의 경주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33. 방폐장과 콩나물국밥의 경주

건방진방랑자 2021. 2. 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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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과 콩나물국밥의 경주

 

 

구름은 잔뜩 껴있었지만, 어느덧 봄이 무르익어 걷기에 좋았다. 봄은 오고 나는 봄 위를 걷는다. 경주에 도착한 시간은 330분 정도였다. 작년에 두 번이나 왔던 곳이기 때문인지 꼭 고향에 온 듯 맘이 편하다. 오랜만에 찜질방에 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편하게 쉬고 싶었다.

 

 

▲ 봄 위를 걸어간다.

 

 

 

경주, 천년의 도시와 경제적 가치 사이에

 

터미널 근처의 안내소에 가서 찜질방 위치를 물어보니, 글쎄 황성동(터미널에서 4Km 쯤 떨어진 곳)에 있단다. 당연히 터미널 근처에 있을 줄 알았는데 한 시간이 더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좀 짜증이 났다. 생각 같아선 버스로 가고 싶었지만 어차피 찜질방에 들어가선 할 일이 없었기에 구경도 할 겸 걸어가기로 했다.

경주엔 방사능 폐기물 관리 공사의 본사가 들어오나 보다. 대환영이란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로 여기저기 원전에 대한 불안이 높은 이 시점에, 이색적인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방사능 누출 사건 때문에 얼마나 불안에 떨면서 이 여행을 시작했던가.

인간이란 이토록 현실에 무감각할 수도 있는 존재인가 보다. 왠지 천년의 도시 경주방폐장관리공단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 말이다. 그건 꼭 온화한 표정의 할아버지가 유리로 만든 빤짝이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자본주의 사회에선 모든 것이 경제적 가치란 단일 잣대로 환산된다. 어떤 식으로든 수익이 창출될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 학문의 전당에 쇼핑몰이 들어서고, 멀쩡한 강을 파헤치고, 자연의 선물인 갯벌을 없앨 수 있는 건 다 그 때문이다.

경주에 방폐장관리공단이 들어서고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선 것은, 지금 당장 인구 유입 효과가 있고 현실적인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 미래의 위험을 볼모로 잡은 격이니, 긴 안목으로 보면 경주에는 이득일까 손해일까? 전통 있는 도시가 그 전통을 폐기처분하고 단기 이익에만 눈이 먼 것 같아 씁쓸했다.

 

 

▲ 온화한 표정의 할아버지가 ‘유리로 만든 빤짝’이 옷을 입은 느낌이다. 과연 먼 훗날 이 사진을 보면 좋아할까? 그렇지 않을까?

 

 

 

경주의 맛, 콩나물국밥

 

시내를 관통해서 걸어가고 있으니, 사람들 모습에선 활기가 느껴진다. 주말이라 사람들도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 경주의 먹거리로 보통 사람들은 황남빵’, ‘경주빵을 생각할 테지만, 난 그런 유명한 곳엔 오히려 경주의 참맛이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허름한 밥집, 하지만 역사가 있고 서민의 자취가 어린 밥집에 경주의 참맛이 있는 것이다.

저번에 경주를 여행할 때 사람들에게 물어 황오동 331-3에 위치한 콩나물국밥집을 찾아냈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국물도 맑고 맛도 깔끔하며 계란은 따로 나와 국물과 김을 약간 넣고 입가심처럼 마실 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경주 콩나물국밥은 국물은 빨갛고 맛은 매콤하다. 계란과 밥과 젓갈을 넣어 끓이기 때문에 간혹 새우나, 어린 게를 찾아 먹는 재미도 있다. 언젠가 다시 경주에 오면 먹고 싶었기에 바로 그곳으로 갔다.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어중간한 시간 때문인지 아무도 없더라. 점심을 굶고 먹어서인지 더욱 맛있었다. 역시 이 맛에 경주 여행이 즐겁다.

 

 

▲ 경주의 콩나물국밥엔 경주가 살아숨쉰다.

 

 

시내를 가로질러 경주역을 통과하여 황성동으로 간다. 경주시립도서관은 전통 건물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던데 참 이색적인 볼거리였다. 한 번 들어가서 시설을 살펴보고 싶었지만 그러진 않았다.

5시가 조금 지나서야 찜질방에 들어갔다. 일요일답게 찜질방은 시끌벅적하더라. 사람이 많아도 좋고 여기저기 시끄러워도 좋다. 나도 이제부턴 원 없이 쉴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젠 맘 편하게 일주일간의 여행을 정리하며 TV나 실컷 봐야지. ~ 이런 여유가 얼마 만이냐~

 

 

▲ 경주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지출내역

 

내용

수입

지출

스님이 주심

20.000

 

찜질방

 

8.000

콩나물국밥

 

4.000

일일 총합

+8.000

총 지출

35.500

 

 

인용

목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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