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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Ⅸ. 타자의 타자성 - 본문 본문

고전/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Ⅸ. 타자의 타자성 - 본문

건방진방랑자 2021. 7. 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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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자의 타자성

 

 

포정이라는 훌륭한 요리사가 문혜군을 위하여 소를 잡았다. 손을 갖다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을 디디고, 무릎을 굽히고, 그 소리는 설컹설컹. 칼 쓰는 대로 설뚝설뚝. 완벽한 음률, 무곡 뽕나무 숲[桑林]에 맞춰 춤추는 것 같고, 악장 다스리는 우두머리[經首]에 맞춰 율동하는 것 같았다.

庖丁爲文惠君解牛. 手之所觸, 肩之所倚, 足之所履, 膝之所踦, 砉然嚮然, 奏刀騞然, 莫不中音. 合於桑林之舞, 乃中經首之會.

 

문혜군이 말했다. “, 훌륭하다. 기술이 어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文惠君曰: “, 善哉! 技蓋至此乎?”

 

포정은 칼을 내려놓고 대답했다. “제가 귀하게 여기는 것은 도()입니다. 기술[]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온통 소뿐이었습니다. 삼 년이 지나자 온전한 소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신()으로 조우할 뿐,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감각 기관은 쉬고, ()이 원하는 대로 움직입니다. 하늘이 낸 결을 따라 큰 틈바귀에 칼을 밀어 넣고, 큰 구멍에 칼을 댑니다. 이렇게 정말 본래의 모습에 따를 뿐, 아직 인대나 건을 베어 본 일이 없습니다. 큰 뼈야 말할 나위도 없지 않겠습니까?

庖丁釋刀對曰: “臣之所好者道也, 進乎技矣. 始臣之解牛之時, 所見无非全牛者. 三年之後, 未嘗見全牛也. 方今之時, 臣以神遇而不以目視, 官知之而神欲行. 依乎天理, 批大卻, 導大窾因其固然. 技經肯綮之未嘗微礙, 而況大軱乎!

 

훌륭한 요리사는 해마다 칼을 바꿉니다.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요리사는 달마다 칼을 바꿉니다.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19년 동안 이 칼로 소를 수천마리나 잡았습니다. 그러나 이 칼날은 이제 막 숫돌에 갈려 나온 것 같습니다. 소의 뼈마디에는 틈이 있고 이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 없는 칼날이 틈이 있는 뼈마디로 들어가니 텅 빈 것처럼 넣어, 칼이 마음대로 놀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19년이 지났는 데도 칼날이 이제 막 숫돌에 갈려 나온 것 같습니다.

良庖歲更刀, 割也; 族庖月更刀, 折也; 今臣之刀十九年矣, 所解數千牛矣, 而刀刃若新發於硎. 彼節者有閒, 而刀刃者無厚. 以無厚入有閒, 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 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硎.

 

그렇지만 매번 근육과 뼈가 닿은 곳에 이를 때마다 저는 다루기 어려움을 알고 두려워 조심합니다. 시선은 하는 일에만 멈추고, 움직임은 느려집니다. 칼을 극히 미묘하게 놀리면 뼈와 살이 툭하고 갈라지는데 그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와 같습니다. 칼을 들고 일어서서 사방을 둘러 보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흐뭇한 마음으로 칼을 닦아 갈무리를 합니다.”

雖然, 每至於族, 吾見其難爲, 怵然爲戒, 視爲止, 行爲遲. 動刀甚微, 謋然已解, 如士委地. 提刀而立, 爲之四顧, 爲之躊躇滿志, 善刀而藏之.”

 

문혜군이 말했다. “훌륭하다! 나는 오늘 포정의 말을 듣고 삶을 기름[養生]이 무엇인지 터득했노라.”

文惠君曰: “善哉! 吾聞庖丁之言, 得養生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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