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7. 난중의 명가(이민구)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목릉성세의 풍요와 화미 - 7. 난중의 명가(이민구)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08:09
728x90
반응형

 이민구(李敏求, 1589 선조22~1670 현종11, 子時, 東洲觀海)이수광(李睟光)의 아들로 문장이 뛰어나고 사부(詞賦)에 능하였다. 부자가 함께 문명(文名)을 떨쳐 아버지 수광(睟光)은 시(), 아들 민구(敏求)는 부()로 병칭되기도 하였다. 이민구는 평생 4,000여권의 책을 저술하는 등 집필에 왕성한 열의를 갖기도 하였다.

 

홍만종(洪萬宗)소화시평(小華詩評)권하 71에서 이민구(李敏求)의 시세계를 평하여, “처음에는 글이 몹시 어려워 읽기 힘들었으나 병자호란(丙子胡亂) 당시 왕을 강화에 안전하게 모시지 못하여 굴욕을 당하게 하였다는 죄목으로 유배를 간 이후 시에 진력하여 점점 명창(明暢)하게 되었다[其詩初以佶屈爲主, 晚廢江外, 益肆力焉, 而漸近明暢]”고 하였다. 남용익(南龍翼)호곡시화(壺谷詩話)에서 명창(明暢)하면서도 격조(格調)가 있으며 한광(閑廣)한 풍격을 지닌 시가 많다고 하였다.

 

다음은 기아(箕雅)에 선발된 월계협(月溪峽)이다.

 

廣陵江色碧於苔 광릉의 강물 빛이 이끼보다 푸르러
一道澄明鏡面開 온 길이 맑고 밝아 거울이 열린 듯하네.
夾岸楓林秋影裏 양 언덕의 단풍숲은 가을 그림자 속인데
水流西去我東來 물은 서로 흘러가고 나는야 동으로 온다.

 

월계협(月溪峽)은 현재의 양평군에 있는 계곡으로 남한강가에 자리잡고 있어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 시는 가을날의 풍광을 정중동(靜中動)의 상황으로 표현하여 시중유화(詩中有畵)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맑고 푸른 강물, 붉게 물든 산빛 등 선명한 회화적 심상, 흐르는 강물과 주위의 풍광을 완상하며 걸어가는 시인의 모습은 동적인 미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결구(結句)는 물의 흐름과 기려(羈旅)를 병치시켜 인생의 의미를 음미하게 하여 무한한 시적 여운을 느끼게 한다.

 

 

다음은 이민구(李敏求)가 통도사(通度寺)를 유람하면서 지은 유통도사(遊通度寺)시이다.

 

岧嶢鷲嶺閟禪居 높디 높은 취령(鷲嶺)은 선원(禪院)을 깊숙히 감싸고
石路莓苔步屧徐 돌길에 이끼 끼어 발걸음이 더디네.
忽有高僧來款我 갑자기 웬 고승이 나를 환대하는데
都無俗事可關渠 도무지 세속의 일과 관계될 만한 것이 없네.
千峯樹色和雲冷 천봉의 나무 빛은 구름과 어우러져 차갑고
一壑鍾聲帶雨疏 온 골짜기의 종소리는 비 머금어 성기네.
若道三幡終不妄 삼번(三幡)을 말하여도 망령되지 않다면
吾將卽此問眞如 내 장차 이에 나아가 진여(眞如)를 물으려네.

 

이 작품에서는 시의 정련(精鍊)에 힘을 기울인 흔적을 볼 수 있다. 함련(頷聯)에서는 심지어 승()ㆍ속(), ()ㆍ거() 등 인사(人事)에까지 대우(對偶)에 대한 고려를 극진히 하고 있으며, 경련(頸聯)에서는 한 연 속에 수목(數目)ㆍ지리(地理)ㆍ성색(聲色)ㆍ천문(天文) 등의 여러 가지 대장(對仗)을 공교하게 구사하여 율시의 대구 수법을 극대화하고 있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