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곡 병서(文德曲 幷序)
정도전(鄭道傳)
殿下初卽位, 立經陳紀, 與民更始, 可頌者多矣. 擧其大者, 作開言路保功臣, 正經界定禮樂. 其詞曰:
法宮有儼深九重 一日萬機紛其叢
君王要得民情通 大開言路達四聰
開言路臣所見 我后之德與舜同
聖人受命乘飛龍 多士競起如雲從
協謀效力成厥功 誓以山河保始終
保功臣臣所見 我后之德垂無窮
經界毀矣久不修 強幷弱削相炰烋
我后正之期甫周 倉廩充富民息休
正經界臣所見 烝哉樂豈享千秋
爲政之要在禮樂 近自閨門達邦國
我后定之垂典則 秩然以序和以懌
해석
殿下初卽位, 立經陳紀, 與民更始, 可頌者多矣.
태조께서 막 즉위하셔서 경계를 세우고 기강을 베풀어 백성과 함께 다시 시작하니 노래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큰 것을 들어 언로(言路)를 열고 공신(功臣)을 보전하며 경계를 바로잡고 예악을 정하는 그 말을 짓게 했으니 다음과 같다.
法宮有儼深九重 법궁유엄심구중 |
경복궁 위엄 있어 깊이가 구중이라 |
一日萬機紛其叢 일일만기분기총 |
하루에도 만 번의 기틀이 어지러이 쌓이네. |
君王要得民情通 군왕요득민정통 |
임금은 요컨대 백성의 정을 얻어 통하니 |
大開言路達四聰 대개언로달사총 |
크게 언로를 열어 네 방향 간하는 길【사총(四聰): 사방의 소리를 듣는다는 뜻으로 간(諫)하는 길을 여는 것. 『書經』 「舜典」】을 달하셨네. |
開言路臣所見 개언로신소견 |
언로를 열었으니 신하의 소견으로는 |
我后之德與舜同 아후지덕여순동 |
우리의 임금의 덕이 순과 마찬가지라네. |
聖人受命乘飛龍 성인수명승비룡 |
성인의 천명을 받아 나는 용을 타시니 |
多士競起如雲從 다사경기여운종 |
많은 선비들이 다투어 일어나 구름 따르듯이 한다네. |
協謀效力成厥功 협모효력성궐공 |
도모함을 함께 하고 힘을 드러내 그 공을 이루었으니 |
誓以山河保始終 서이산하보시종 |
산하에 맹세함으로 시작과 끝을 보증한다네. |
保功臣臣所見 보공신신소견 |
공신을 보전하니 신하의 소견으로는 |
我后之德垂無窮 아후지덕수무궁 |
우리 임금의 덕이 끝없이 드리우리. |
經界毀矣久不修 경계훼의구불수 |
경계를 치수잼이 더디어져 오래도록 수리 못하다가 |
強幷弱削相炰烋 강병약삭상포휴 |
강자가 겸병하고 약자는 깎아내 서로 기세가 막강하네. |
我后正之期甫周 아후정지기보주 |
우리 임금께서 그것을 바로잡아 주나라 보후【보(甫): 주나라 때의 보후(甫候)로 현명하다고 알려져 있음】를 기약하시니 |
倉廩充富民息休 창름충부민식휴 |
창고는 채워지고 백성은 쉬게 되네. |
正經界臣所見 정경계신소견 |
경계를 치수재는 걸 바르게 하시니 신하의 소견으로는 |
烝哉樂豈享千秋 증재락기향천추 |
임금이시로다! 즐겁게 천수를 누리소서. |
爲政之要在禮樂 위정지요재예악 |
정치를 하는 요령은 예악에 있으니 |
近自閨門達邦國 근자규문달방국 |
가까이는 규방으로부터 나라에 도달하네. |
我后定之垂典則 아후정지수전칙 |
우리 임금이 그걸을 제정하여 법전에 드리우니 |
秩然以序和以懌 질연이서화이역 |
질서 있게 차례대로 화답함으로 즐기도다. |
定禮樂臣所見 정예악신소견 |
예악을 정하시니 신하의 소견으로는 |
功成治定配無極 공성치정배무극 |
공이 이루어지고 다스림이 정해져 무극에 짝하리라. 『三峯集』 卷之二 |
해설
이 시는 악장(樂章)으로, 정도전의 관각문학적(館閣文學的)인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병서(幷序)에는 “전하(殿下)께서 처음 즉위하시자, 경륜(經論)을 세우고 기강(紀綱)을 베풀어 백성과 더불어 정법을 혁신하여 칭송할 만한 것이 많았다. 그 큰 것만을 들어서 언로(言路)를 열고, 공신(功臣)을 안보하고, 경계(經界)를 바로잡고, 예악(禮樂)을 제정한 데 대한 노래를 지었다. 그 사(詞)는 다음과 같다[殿下初卽位 立經陳紀 與民更始 可頌者多矣 擧其大者 作開言路保功臣 正經界定禮樂 其詞曰].”라 언급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58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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