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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수업 - 책을 펴내며 본문

책/철학(哲學)

장자수업 - 책을 펴내며

건방진방랑자 2021. 5. 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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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소개

 

 

철학과 삶을 연결하며 대중과 가슴으로 소통해온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동서양 철학을 종횡으로 아우르며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인문학적 통찰로 우리 삶과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들에 다가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신주의 장자수업(2)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공저) 강신주의 역사철학·정치철학 3: 구경꾼 VS 주체』 『강신주의 역사철학·정치철학 1: 철학 VS 실천』 『철학 VS 철학: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강신주의 감정수업』 『철학이 필요한 시간』 『상처받지 않을 권리』 『망각과 자유: 장자 읽기의 즐거움』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등이 있다.

 

 

책을 펴내며

 

 

1,500쪽에 육박하는 철학 VS 철학: 동서양 철학의 모든 것(2016)을 집필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외곽의 3대 철학 문명권에서의 최고봉들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유라시아 서쪽 유럽에서는 스피노자, 유라시아 남쪽 인도·불교 문명권에서는 나가르주나, 그리고 유라시아 동쪽 동아시아에서는 장자였습니다. 세 최고봉은 단순히 지성사적으로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세 문명권에 속하는 다양한 철학적 봉우리를 아우르는 높이는 우리 삶을 가장 포괄적으로 조망하는 고도를 동시에 제공하니까요. 자신의 삶을 가장 통렬하게, 가장 명료하게 가장 입체적으로 돌아보고 싶으신가요. 세 봉우리 중 어느 하나로 올라가보세요. 국가나 체제를 정당화하는 사유가 아니라 인간의 자유와 사랑을 긍정하는 강력한 인문 지성을 만끽하게 될 겁니다.

 

2,500여년전 동아시아의 장자는 단순히 중국의 철학자들 중 한 명도, 혹은 제자백가 중 한 명도 아니었습니다. 하긴 천하라는 국가질서나 제국질서를 넘어서려고 했던 철학자를 국적이나 지역으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장자가 스피노자나가르주나를 넘어서는 지점은 바로 여기입니다. 그는 우리가 인생 전체를 갈아 넣어 얻으려 하는 삶의 가치들이 무가치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유해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권력, , 명성, 성공, 영광 등은 우리 개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증진시키기보다는 체제의 이익이나 유지에 도움이 되니까요. 통용되는 가치들, 우리가 목매는 가치들은 모두 당근과 채찍논리의 변주에 불과하다는 것이 장자의 통찰입니다. 그것들은 개돼지의 가치일 뿐 자유인의 가치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장자는 당근과 채찍을 거부했던 인류의 아주 오래된 미래를 되살리려 합니다. 자유의 신선한 바람들! 고삐와 재갈에 익숙하기 전 야생마들이 초원에서 맡았던 그 자유의 공기입니다. 장자라는 책! 그것은 바로 자유에 대한 추억과 자유에 대한 꿈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장자의 자유정신은 전승되는 과정에서 왜곡과 변형을 심하게 겪습니다. 자유의 공기를 맡으라며 죽비를 내려치는 장자의 정신을 되살리고 싶었습니다. 변질된 부분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도록 해야 합니다. 체제나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 허우적거리는 이웃들이 있는 한, 당근을 얻으려는 경쟁사회만이 유일한 사회라고 믿는 이웃들이 있는 한, 경쟁에서 실패했다고 좌절하는 이웃들이 있는 한, 은퇴나 노화 그리고 죽음 등을 밀쳐지는 삶이라 착각하는 이웃들이 있는 한 장자의 자유 정신이 더욱 소중해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읽을 48편의 이야기는 장자의 선집이 결코 아닙니다. 장자와 장자의 정수, ‘장자적인 것의 총화니까요. 이것만으로 장자의 정신은 우리 삶의 산소호흡기가 충분히 되리라 확신합니다. 살아 있지만 죽어가는 인간들에 대한 장자의 인공호흡이 필요한 때입니다.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장자에 대해 제가 건네는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장자라는 창문을 열어 맑은 공기를 들이마셔 보세요. 그 상쾌함과 청량함을 맡아보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맡아보았다면 바로 알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갑갑하고 매캐한 공기 속에 질식되듯 살아왔는지를 우리의 슬픔과 우울은 자신 탓이 아니라 그 공기 탓이라는 것을. 대붕의 꿈! 그것 별거 아닙니다. 가슴 깊이 자유의 바람을 가득 채우는 일이니까요.

 

 

202310

서늘한 바람이 부는 광화문에서

강신주

 

 

 

 

인용

목차 / 프롤로그

장자 / 타자와의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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