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사씨남정기의 가치와 한문으로 번역한 이유
小說, 無論『廣記』之雅麗, 『西遊』ㆍ『水滸』之奇變宏博. 如『平山冷燕』, 又何等風致? 然終於無益而已. 西浦頗多以俗諺爲小說, 其中所謂『南征記』者, 有非等閒之比. 余故翻以文字, 而其引辭曰: “言語文字以敎人, 自六經然爾. 聖人旣遠, 作者間出, 少醇多疵. 至稗官小記, 非荒誕則浮靡. 其可以敦民彝裨世敎者, 惟『南征』記乎.
記本我西浦先生所作, 而其事則以人夫婦妻妾之間. 然讀之者, 無不咨嗟涕泣, 豈非感於謝氏處難之節, 翰林改過之懿. 皆根於天具於性而然者. 其憤痛裂眦, 又豈不以喬ㆍ董之惡哉? 不惟如是, 推類引義, 將無往而非敎人者. 所謂‘放臣怨妻與所天者, 天性民彝, 交有所發,’ 則如『楚辭』. 所謂‘感發人之善心, 懲創人之逸志,’ 則又庶幾乎『詩』, 是烏可與他小說同日道哉.
然先生之作之以諺, 盖欲使閭巷婦女, 皆得以諷誦觀感, 固亦非偶然者. 而顧無以列於諸子, 愚嘗病焉. 會謫居無事, 以文字翻出一通.
又不自揆, 頗增刪而整釐之. 然先生特以其性情思致之妙而有是書, 故於諺之中, 猶見詞采, 今愚所翻, 反有不及焉者. 昔太史公作『屈原傳』ㆍ歐陽永叙『王氏婦』事, 其文與兩人節義爭高. 愚誠美之 而自無以稱謝氏之賢. 然庶幾仰述先生所爲作書敎人. 其意非偶然者, 是愚之志也. 覽者恕焉.
해석
『사씨남정기』가 다른 소설과 다른 이유
小說, 無論『廣記』之雅麗,
소설 『태평광기』의 우아하고 고움과
『西遊』ㆍ『水滸』之奇變宏博.
『서유기』와 『수호지』의 기이한 변화와 크고 넓음에 대해선 논할 게 없다.
如『平山冷燕』, 又何等風致?
『평산냉연』 같은 경우 또한 시원스럽게 격에 맞는 멋과 같겠는가?
然終於無益而已.
그러나 마침내는 무익할 따름이다.
西浦頗多以俗諺爲小說,
서포 김만중은 매우 많이 한글로 소설을 지었는데,
其中所謂『南征記』者, 有非等閒之比.
그 중에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라고 일컬어지는 소설은 무관심하거나 소홀히 해야 할 부류가 아니다.
余故翻以文字, 而其引辭曰:
내가 일부러 한문으로 번역하여 그 말을 인용하며 말하겠다.
“言語文字以敎人, 自六經然爾.
“언어와 문자를 사람에게 가르침에 육경으로부터 시작할 뿐이다.
聖人旣遠, 作者間出, 少醇多疵.
성인은 이미 멀어졌고 작자는 간간히 나옴으로 순정함은 적어졌고, 흠은 많아졌다.
至稗官小記, 非荒誕則浮靡.
그리고 패관잡기와 소설에 이르면 허황되고 허탄하지 않으면 경박하고 사치스럽다.
其可以敦民彝裨世敎者, 惟『南征』記乎.
그러니 백성들의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와 세교를 돈독히 할 만한 것은 오직 『사씨남정기』일 뿐이다.
내용으로 보면 경서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다
記本我西浦先生所作,
『사씨남정기』는 서포 김만중 선생이 지은 것으로,
而其事則以人夫婦妻妾之間.
내용은 인간세상의 부부와 처첩 사이에 대한 것이다.
然讀之者, 無不咨嗟涕泣,
그러니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감탄하며 눈물 흘리지 않음이 없으니,
豈非感於謝氏處難之節, 翰林改過之懿.
어찌 사씨가 곤란에 처하여 지킨 절개와 한림의 허물을 고친 아름다움에 감복하지 않으랴.
皆根於天具於性而然者.
이것들은 모두 선천적인 것에 근본하고 성품에 갖춰져 그러한 것이다.
其憤痛裂眦, 又豈不以喬ㆍ董之惡哉?
분통해하며 몹시 화내는 것이 또한 어찌 첩인 교채란(喬彩鸞)과 그녀와 바람을 핀 동청(董淸)의 악 때문이 아니겠는가?
不惟如是, 推類引義,
이와 같을 뿐만이 아니라 같은 부류를 확충하고 뜻을 넓힌다면,
將無往而非敎人者.
장차 어딜 가든 사람을 가르치지 못할 것이 없으리라.
所謂‘放臣怨妻與所天者,
이른바 ‘쫓겨난 신하나 원망하는 아내가 임금이나 남편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은
天性民彝, 交有所發,’ 則如『楚辭』.
천성이며 백성의 떳떳한 도리로 서로 발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이소경』의 내용과 같다.
所謂‘感發人之善心, 懲創人之逸志,’
이른바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감발케 하고, 사람의 세속에서 벗어난 뜻을 징창케하라’는 것은,
則又庶幾乎『詩』, 是烏可與他小說同日道哉.
또한 『시경』에 거의 가까우니, 이것이 어찌 다른 소설과 함께 이야기할 수가 있겠는가?
한글소설을 한문으로 번역한 이유와 과정
然先生之作之以諺, 盖欲使閭巷婦女,
그러나 김만중 선생이 한글로 지은 것은 대개 여향의 아녀자들로
皆得以諷誦觀感, 固亦非偶然者.
다 읊고 외우며 보고 감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니, 본디 또한 우연은 아니다.
而顧無以列於諸子,
그러나 『사씨남정기』가 돌아보건대 제자백가에 나란히 서지 못함을
愚嘗病焉.
내가 일찍이 안타깝게 여겼다.
會謫居無事, 以文字翻出一通.
그래서 마침 귀향을 가서 아무 일이 없기에 한문으로 한 질을 번역하였다.
又不自揆, 頗增刪而整釐之.
또한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많이 더하고 깎아내어 정리하였다.
然先生特以其性情思致之妙而有是書,
그러나 선생의 독특한 성정(性情)과 사치(思致)의 오묘함이 이 책에 있다.
故於諺之中, 猶見詞采,
그렇기 때문에 한글본 내용 가운데에 오히려 말의 멋진 표현이 보이는데
今愚所翻, 反有不及焉者.
지금 내가 번역한 것은 도리어 미치지 못함이 있다.
昔太史公作『屈原傳』ㆍ
옛적에 태사공 사마천이 지은 『굴원전』과
歐陽永叙『王氏婦』事, 其文與兩人節義爭高.
구양수가 아내가 죽은 후에 지은 『망처왕씨묘지명(亡妻王氏墓誌銘)』으로 문장과 두 사람의 절의가 높아졌다.
愚誠美之 而自無以稱謝氏之賢.
나는 진실로 그것을 아름답게 여겨, 스스로 사씨의 어짊을 칭찬하진 않았다.
然庶幾仰述先生所爲作書敎人.
그러나 선생이 글을 써서 사람을 가르친 그 뜻을 계승하였기를 바란다.
其意非偶然者, 是愚之志也.
그런 뜻은 우연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야말로 내가 한문으로 번역한 뜻이다.
覽者恕焉.
보는 사람들은 용서해주시길.
인용
▲ 유연수와 사정옥 사이에서 아들을 낳자 시샘하는 교채련.
한글소설을 한문으로 번역한 이유와 과정
'문집 > 시화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희맹 - 동인시화서東人詩話序 (0) | 2019.05.20 |
---|---|
보한집 권상 - 20. 송나라에서 한시로 인정받은 박인량 (0) | 2019.04.03 |
동인시화 상권 - 51. 도은의 시적 재능을 질투한 삼봉 (0) | 2019.02.24 |
동인시화 상권 - 7. 과장함으로 시의 뜻은 더 분명해진다 (0) | 2019.02.23 |
파한집 권상 - 20. 한시에 특출났던 임종비의 자신감 (0) | 2019.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