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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옹야 제육 - 22. 공자의 이상국가론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옹야 제육 - 22. 공자의 이상국가론

건방진방랑자 2021. 6. 2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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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공자의 이상국가론

 

 

6-22.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제나라가 한 번 변하면 노나라에 이를 것이요, 노나라가 제대로 한 번 변하기만 한다면 이상국가에 이를 텐데.”
6-22. 子曰: “齊一變, 至於魯; 魯一變, 至於道.”

 

주자의 집주가 본 장의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나의 구구한 설명이 필요치 않다. 그러나 한마디 해두고 싶은 말이 있다. 노나라는 주공의 나라, 제나라는 강태공의 나라, 두 나라는 인접해 있었다. 그러나 제국(齊國)은 노국(魯國)에 비하면 엄청난 대국이었다. 물질적ㆍ문명적 향유의 수준에 있어서 제나라는 노나라와 비교도 안 되는 대국이었고 패도의 나라였다.

 

그러나 공자의 자부감을 한번 생각해보자! 아무리 대국이 군사적으로 ㆍ정치적으로ㆍ경제적으로 향유의 수준이 높다 하더라도 그들이 지향해야 할 역사의 방향은 가난하고 힘없이 보이는, 그러나 예악과 선비의 전통이 살아있는 노나라라는 것이다.

 

노나라에서 제나라를 바라보는 느낌은 지금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중국이나 미국을 바라보는 느낌과 같다. 그런데 과연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중국이나 미국을 향해, ‘그대들이 아무리 번영을 누려도, 그대들이 결국 지향해야 할 나라의 모습은 우리 대한의 모습일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공자는 자책의 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그런데 말이야! 이놈의 노나라가 한 번만 제대로 변하기만 하면 도()에 이를 텐데!’ 나는 도를 이상국가라고 번역했다. 공자가 생각하는 인정()과 예악(禮樂)의 문화를 이상적으로 구현하는 나라! 그것은 분명 이상국가인 것이다. 공자에게서 이상국가는 플라톤 식의 가설적 폴리스가 아니요, 토마스 모아(Sir Thomas More, 1477~1535)의 낭만적 공상도 아니다. 그에게는 매우 리얼한 현실적 꿈이었다. 그러나 꿈은 꿈일 뿐. 빈약한 어린 군주, 애공의 모습이 겹치는 노나라의 현실은 도저히 그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세상을 주유하고 여러 나라의 성쇠를 관찰한 공자가 달관의 경지에서 애처롭게 부르짖는 아쉬움의 탄 성일 것이다. 그러나 이 조선땅의 분단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공자의 탄성이 결코 노나라에서 그칠 수 없다는 이 감회를 어찌하리오.

 

 

공자의 시대에, 제나라의 습속은 공리(功利)를 급선무로 삼았고 과장과 속임수를 좋아하였다. 그러니 패도정치의 여습(餘習)에 물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노나라는 예교(禮敎)를 중시하고 신의(信義)를 존숭하며 선왕지도의 유풍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단지 인재가 너무 많이 희생되었고 따라서 정치가 안 돌아가니 추락하는 퇴폐적 국가의 모습[廢墜]이 없지 않았다. ‘라는 것은 곧 선왕지도(先王之道)이다선왕지도는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풀어 번역하면 안된다. 두 나라의 정치에 아름다운 습속과 추한 습속이 있어, 그것이 변하여 이상적 선왕지도를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과 쉬움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孔子之時, 齊俗急功利, 喜夸詐, 乃霸政之餘習. 魯則重禮敎, 崇信義, 猶有先王之遺風焉, 但人亡政息, 不能無廢墜爾. , 則先王之道也. 言二國之政俗有美惡, 故其變而之道有難易.

 

정이천이 말하였다: “부자의 당대에는 제나라는 강대국이었고 노나라는 약 소국이었다. 누구인들 제나라가 노나라보다 더 좋은 나라라고 생각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노나라는 아직도 주공(周公)의 법제(法制)를 보존하고 있는데 반하여, 제나라는 환공의 패도시기를 거치면서(관중管仲의 활약도 있었다) 간략함(효율성)만을 따르고 공리만을 숭상하는 정치체제로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강태공의 건국이념은 다 변질되어 없어져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한 번 변하면 능히 노 나라에 이를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노나라로 말하자면 폐추(廢墜: 노쇠하여 추락한 모습)한 측면만 잘 수정하여 일으키면 되니까, 한 번 변하면 선왕지도에 이를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程子曰: “夫子之時, 齊强魯弱, 孰不以爲齊勝魯也. 然魯猶存周公之法制. 齊由桓公之霸, 爲從簡尙功之治, 太公之遺法變易盡矣, 故一變乃能至魯. 魯則修擧廢墜而已, 一變則至於先王之道也.”

 

나 주희가 생각한다. 두 나라의 습속을 부자만이 변화시킬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부자께서는 그러한 현실정치의 기회를 얻지 못하셨다. 그러나 이 말씀을 가지고 잘 생각해보면, 한 나라의 습속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서 완()ㆍ급()의 순서를 대략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愚謂二國之俗, 惟夫子爲能變之而不得試. 然因其言以考之, 則其施爲緩急之序, 亦略可見矣.

 

 

주희의 말은 공자의 말로써 정치실험의 현실적 단계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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