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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12. 공자가 조심했던 세 가지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12. 공자가 조심했던 세 가지

건방진방랑자 2021. 6. 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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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공자가 조심했던 세 가지

 

 

7-12. 공자께서 평소 신중하게 대처하시는 것이 셋 있었다: 재계(齋戒), 전쟁(戰爭), 질병(疾病).
7-12. 子之所愼: , , .

 

공자가 산 시대의 노나라나 제나라와 같은 나라들이 모두 고희랍의 폴리스와도 같은 도시국가들이었다. 도시국가란 기본적으로 전쟁국가였다. 전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문제는 모든 국인(國人)의 의무에 속하는 일이며 또한 생존의 관건이었다. 신중히 대처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도시국가는 또 제정일치의 국가였다. 전쟁과 더불어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의 수호신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일이었다. 종묘, 사직이 모두 제사의 문제였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목욕재계(沐浴齋戒)라는 과정을 거친다. 요즈음 사람들은 매일 집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고 살기 때문에 목욕재계가 무슨 뜻인지를 모른다. 그러나 옛날에는 더운 물로 몸을 한 번 씻는다는 것은 대사(大事)에 속하는 일이었다. 펄 벅의 대지의 주인공, 왕 롱은 평생 장가들기 전날 한 번 목욕한다. ()과 욕()은 구분이 있었다. 머리만을 씻는 것을 보통 목()이라 하고, 몸까지 씻는 것을 욕()이라 했다. 목욕을 하여 몸을 청결히 한다는 것은 성스러운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목욕은 엘리아데가 말하는 성화(聖化, Sacralization)의 행위이다. 즉 속(the Profane)의 세계로부터 성(the Sacred)의 세계로 진입하는 이니시에이션(initiation)을 의미하는 것이다. 내 몸을 정화시킴으로써 상제(上帝)와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 몸을 우주화(Cosmicization)시키는 것이다. 내 몸의 우주화가 곧 내 몸의 봉헌(Consecration)이다. 그래서 목욕재계를 할 때에는 금줄을 쳐놓고 인간과의 접촉도 사절하면서 우주의 성스러운 기운과 교감한다.

 

질병에 관한 것도 요즈음 사람들은 옛사람들의 좋은 관념을 상실하였다. 특히 미생물학이 발달한 이후로 병이라는 것을 모두 미생물의 탓으로 돌리는, 실존외적 사유에 안주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병원제도가 과도하게 상업적으로 발달한 이후로는 질병이라는 것을 내 몸, 내 실존의 소관사항이 아니라 병원 소관으로 착각케 된 것이다. 질병이 발생하면 병원이 책임지고 고쳐주어야 할 사 안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특정 전염병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의 내과적 질환은 나의 실존의 책임에 속하는 것이다. 질병이 발생했다는 것은 미생물 탓도 아니며 병원이나 의사가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가 아니다. 모든 질병 은 나의 실존방식의 결과물이다. 주색을 방탕하게 하고, 과로를 일삼으며, 스트레스 받을 일만 찾아서 하며, 내 몸의 중용(호미오스타시스)을 지킬 수 있는 안식을 취할 줄 모른다면, 제아무리 위대한 의술과 치료제가 있다 하더라도 백방이 무효한 것이다. 공자가 질병에 대하여 평소 조심스럽게 생각하였다는 것은, 자기 몸의 진로를 스스로 터득하면서 지혜롭게 살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 삶은 병원에 갈 생각조차 아니 하고 사는 삶이다. 병원이라는 전제가 없는 만큼 나의 삶을 인하게, 심미적으로, 센시티브하게, 섬세하게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공자의 소신(所愼), (), (), ()!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지켜야 할 세 명제일 것이다. 1) 정결하게 생활하라. 2) 싸우지 말라. 3) 질병에 걸리지 말라.

 

펠리오사본 정현주(鄭玄注)는 다음과 같다.

재계를 조심스럽게 한다는 것은 조상을 존중하는 것이요, 전쟁을 삼간다는 것은 백성의 목숨을 중하게 여긴다는 것이요, 질병이 안 걸리도록 삼간다는 것은 자신의 성명(性命)을 아끼는 것이다[愼齋, 尊祖考; 愼戰, 重民命, 愼疾, 愛性命].”

 

 

는 측개(側皆) 반이다. ()’의 말 됨이 (, 가지런히 한다)’와 같다. 장차 제사를 지내려고 할 때 사려(思慮)의 가지런하지 못함을 가지런하게 하여 신명(神明: 신적인 밝음. 영성)과 교감하는 것이다. 정성이 지극하고 지극하지 못함과, 하느님께서 흠향하시고 안 하심이 모두 다 여기서 판결나는 것이다. ‘(, 전쟁)’은 대중의 삶과 죽음이 그리고 국가의 존망(存亡)이 달려있는 것이다. ‘(, 질병)’은 또 내 몸이 사느냐 죽느냐, 존속되느냐 없어지느냐가 달려 있다. 이 세 가지 모두 조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側皆反. 齊之爲言齊也, 將祭而齊其思慮之不齊者, 以交於神明也. 誠之至與不至, 神之饗與不饗, 皆決於此. 戰則衆之死生, 國之存亡繫焉. 疾又吾身之所以死生存亡者, 皆不可以不謹也.

 

윤언명이 말하였다: “부자께서는 평소 조심하지 않으시는 것이 없으련만, 제 자들이 그 중에서 큰 것만을 기록한 것이다.”

尹氏曰: “夫子無所不謹, 弟子記其大者耳.”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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