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재계할 때의 공자 모습
10-7A 재계(齋戒)기간 동안에는 반드시 명의(明衣)라는 특별의상이 따로 있었다. 그것은 베로 만들었다. 10-7A. 齊, 必有明衣, 布. |
선조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그 외로 다양한 신에게 제사를 지내기에 앞서 목욕재계라는 것을 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음식이나 성관계 등 모든 것이 통제된다. 산재(散齊)가 7일, 좀 느슨한 재계이다. 치재(致齊)가 3일, 치열하고 엄격한 재계이다. 모두 10일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에 여러 번 목욕을 하는데, 목욕 하고나서 입는 옷을 명의(明衣)라고 한다. 명의는 신명(神明)과 소통하는 옷이라는 뜻도 되고, 명결(明潔)한 옷이라는 뜻도 된다. 이 명의는 베로 만든다. 목욕하고나서 베를 몸에 대는 것보다 면제품이 좋을 듯 싶으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선진(先秦)문명에 면직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목면(木綿)은 고려말 유신(儒臣) 문익점(文益漸, 1329~1398)이 원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몰래 가져온 것을 시초로 하지만(1362년, 공민왕 12년), 목면은 본시 페르시아문명에서 유래한 것이며 중국 선진문명과는 무관한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AD 200년경 인도의 굽타왕조가 면제품을 중국에 고가품으로 팔았고, 중국에서 면직물이 보편화된 것은 AD 1200년 이후 원나라가 정책적으로 장려하면서부터였다. 그러니까 문익점이 목화씨를 들여온 것은 옛부터 중국에 있었던 특산품을 훔쳐 온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신진문명의 교류현상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한자의 ‘포(布)’는 우리가 ‘안동포(安東布)’라는 말을 쓰 듯이 ‘베’를 의미하는 것이다.
‘齊’는 측개(側皆) 반이다. ○ 재계를 할 때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는데, 목욕이 끝나고 나면 곧 명의(明衣)를 입는다. 그 몸을 명결(明潔: 신령스럽고 깨끗하게)하게 한다는 뜻이다. 삼베로 만들었다. 이 아래로 앞에 있는 ‘침의(寢衣)’장 한 간(簡)이 빠져있다.
齊, 側皆反. ○ 齊, 必沐浴, 浴竟, 卽著明衣, 所以明潔其體也, 以布爲之. 此下脫前章寢衣一簡.
‘침의(寢衣)’ 장이 이 밑에 붙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10-7B. 재계하실 때에는 반드시 보통 때와는 다른 특별한 식사를 하시었다. 그리고 거처하시는 자리도 반드시 평상공간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 10-7B. 齊, 必變食, 居必遷坐. |
‘변식(變食)’은 반드시 소략한 음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규칙으로 정해진 정갈한 좋은 음식을 먹는다. ‘천좌(遷坐)’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가 항상 살던 공간에서는 ‘계(戒)’가 잘 되지 않는다.
‘변식(變食)’이란 술을 마시지 않는 것과 냄새나는 파ㆍ마늘ㆍ육식 같은 것을 안 먹는 것을 일컫는다. ‘천좌(遷坐)’란 상처(常處)를 바꾸는 것이다.
變食, 謂不飮酒, 不茹葷. 遷坐, 易常處也.
이 한 절은 공자가 재계를 근엄하게 하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 此一節, 記孔子謹齊之事.
양중립이 말하였다: “‘재(齊)’라는 것은 하느님과 교섭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결함을 지극하게 하고 보통습관을 바꾸어 공경을 다하는 것이다.”
楊氏曰: “齊所以交神, 故致潔變常以盡敬.”
현대인들도 중요한 일에 앞서 재계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술과 음식과 색을 삼가고 생활을 절도있게 하는 것, 그것이 재(齊)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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