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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문개가(聞丐歌) - 2. 부잣집도 갑자사화로 풍비박산이 나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문개가(聞丐歌) - 2. 부잣집도 갑자사화로 풍비박산이 나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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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잣집도 갑자사화로 풍비박산이 나다

 

云我曾爲富家子 나는 일찍이 부잣집 자식이 되어
衣餘篋中粟餘場 옷이 궤짝 속에 남아 있고 곡식이 마당에 남아 있을 정도였어라.
膝下兒孫床下妻 슬하에 아이와 손자, 침상 밑엔 아내가 있어
人生一世無他望 인생일대 다른 바람이 없었지요.
臠牛行酒聚比隣 소고기를 저며 술을 베풀어 이웃사람들을[각주:1] 모이게 하고
嬉嬉笑語頻開張 희희락락 담소하며 자주 잔치를 열었답니다.
謂是天公賦命好 남들은 하느님이 부여한 명이 좋구나.’라 생각했고
自擬基業傳無疆 스스로는 기업이 끝없이 전해지리라.’고 생각할 정도였지요.
吁嗟人事苦不常 ! 사람 일이 매우 일정치가 않아
甲子年間遇狂王 갑자년에 미친 왕을 만났는데[각주:2]
朝生一法如蛇虺 아침에 하나의 법을 내니 뱀 같았고,
暮出一令如虎狼 저녁에 하나의 명령을 내니 호랑이나 승냥이 같았지요.
風雷行處不暇避 다니는 곳마다 바람이 불고 우레가 쳐서 피할 겨를이 없는 데도
無翼奈何高飛翔 날개가 없으니 어찌 높이 날아갈까요?
父祖經營百年產 아버지와 할어버지께서 경영한 100년의 가산이
敗之一日猶莫當 사라져 하루조차도 오히려 감당치 못할 지경이었습죠.
家破田亡餘赤身 집은 풍비박산이 나고 밭은 망가졌으며 남겨진 건 몸뚱아리뿐,
升天入地無可藏 하늘에 오르더라도 땅에 들어가더라도 감출 수 없었답니다.
妻東子西我復南 아내는 동쪽으로, 자식은 서쪽으로, 저는 다시 남쪽으로
雲分雨散情茫茫 구름이 나뉘듯 비가 흩어지듯 정이 아득하기만 했답니다.
飄零于今三十年 여기저기 돌아다닌 지[각주:3] 이제 30년으로
死生憂樂已相忘 죽고 살고 근심하고 즐거워함을 이미 서로 잊어버렸지요.
人間何處不可住 사람이 어느 곳인들 머물지 못하겠습니까?
一杖一瓢行四方 하나의 지팡이와 하나의 표주박으로 사방을 다니는 걸.
區區形骸知么麽 작디작은 형체가 하찮다는 걸[각주:4] 알게 되었으니,
求人猶足救死亡 남에게 요구하는 건 오히려 사망을 구제할 정도면 족하답니다.
腹中繼食飢不害 배속이야 음식 대주면, 굶주림도 해가 되지 않고,
身上繼衣寒不傷 몸이야 옷을 대주면, 추위도 손상시키질 못합니다.
更無餘憂來相干 서로 간여할 남은 근심 더는 없으니
優遊卒歲於康莊 유유자적하게 한 해를 큰 길에서 마치렵니다.
公侯將相縱有榮 공후장상이 가령 영화롭더라도
君看前後紛罹殃 그대가 보았듯 앞뒤로 분연히 재앙에 걸려들 것을..”

 

 

 

 

인용

전문

해설

 
  1. 비린(比隣): 근린(近隣)과 같은 말로, '가까운 이웃'이란 뜻이다 [본문으로]
  2. 광왕(狂王): 서기 1504년이며, 狂王은 연산군을 가리킨다. 그해 갑자사화가 일어났다 [본문으로]
  3. 표령(飄零): '처지가 딱하게 되어 안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4. 요마(幺麽): ①작은 것  ②변변하지 못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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