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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잣집도 갑자사화로 풍비박산이 나다
云我曾爲富家子 | “나는 일찍이 부잣집 자식이 되어 |
衣餘篋中粟餘場 | 옷이 궤짝 속에 남아 있고 곡식이 마당에 남아 있을 정도였어라. |
膝下兒孫床下妻 | 슬하에 아이와 손자, 침상 밑엔 아내가 있어 |
人生一世無他望 | 인생일대 다른 바람이 없었지요. |
臠牛行酒聚比隣 | 소고기를 저며 술을 베풀어 이웃사람들을 1 모이게 하고 |
嬉嬉笑語頻開張 | 희희락락 담소하며 자주 잔치를 열었답니다. |
謂是天公賦命好 | 남들은 ‘하느님이 부여한 명이 좋구나.’라 생각했고 |
自擬基業傳無疆 | 스스로는 ‘기업이 끝없이 전해지리라.’고 생각할 정도였지요. |
吁嗟人事苦不常 | 아! 사람 일이 매우 일정치가 않아 |
甲子年間遇狂王 | 갑자년에 미친 왕을 만났는데 2 |
朝生一法如蛇虺 | 아침에 하나의 법을 내니 뱀 같았고, |
暮出一令如虎狼 | 저녁에 하나의 명령을 내니 호랑이나 승냥이 같았지요. |
風雷行處不暇避 | 다니는 곳마다 바람이 불고 우레가 쳐서 피할 겨를이 없는 데도 |
無翼奈何高飛翔 | 날개가 없으니 어찌 높이 날아갈까요? |
父祖經營百年產 | 아버지와 할어버지께서 경영한 100년의 가산이 |
敗之一日猶莫當 | 사라져 하루조차도 오히려 감당치 못할 지경이었습죠. |
家破田亡餘赤身 | 집은 풍비박산이 나고 밭은 망가졌으며 남겨진 건 몸뚱아리뿐, |
升天入地無可藏 | 하늘에 오르더라도 땅에 들어가더라도 감출 수 없었답니다. |
妻東子西我復南 | 아내는 동쪽으로, 자식은 서쪽으로, 저는 다시 남쪽으로 |
雲分雨散情茫茫 | 구름이 나뉘듯 비가 흩어지듯 정이 아득하기만 했답니다. |
飄零于今三十年 | 여기저기 돌아다닌 지 3 이제 30년으로 |
死生憂樂已相忘 | 죽고 살고 근심하고 즐거워함을 이미 서로 잊어버렸지요. |
人間何處不可住 | 사람이 어느 곳인들 머물지 못하겠습니까? |
一杖一瓢行四方 | 하나의 지팡이와 하나의 표주박으로 사방을 다니는 걸. |
區區形骸知么麽 | 작디작은 형체가 하찮다는 걸 4 알게 되었으니, |
求人猶足救死亡 | 남에게 요구하는 건 오히려 사망을 구제할 정도면 족하답니다. |
腹中繼食飢不害 | 배속이야 음식 대주면, 굶주림도 해가 되지 않고, |
身上繼衣寒不傷 | 몸이야 옷을 대주면, 추위도 손상시키질 못합니다. |
更無餘憂來相干 | 서로 간여할 남은 근심 더는 없으니 |
優遊卒歲於康莊 | 유유자적하게 한 해를 큰 길에서 마치렵니다. |
公侯將相縱有榮 | 공후장상이 가령 영화롭더라도 |
君看前後紛罹殃 | 그대가 보았듯 앞뒤로 분연히 재앙에 걸려들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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