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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1장 프롤로그 - 소쩍새 울음의 신비 본문

고전/불경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1장 프롤로그 - 소쩍새 울음의 신비

건방진방랑자 2021. 7. 1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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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쩍새 울음의 신비

 

 

이렇게 3개월쯤 지난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나는 잊지 못할 체험을 했습니다. 나는 매일 밤, 별당에 촛불을 켜놓고 앉아(당시 물론 전기가 그곳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좌선을 했습니다. 한밤중에 홀로 거대한 세 부처님 좌상 앞에서 좌선을 하는 영광이랄까 유아독존이랄까요? 일종의 포만감, 고독감, 정결한 느낌, 뭐 그런 것들이 어린 나를 휘감았습니다. 정말 열락(悅樂)이 따로 없었어요.

 

어느 날 밤 늦게까지 제가 쌍가부좌를 틀고 오지게 정진을 할 때였습니다. 갑자기 쌍가부좌를 튼 몸이 쌍가부좌를 튼 채로 부응 뜨는 것이었습니다. 서서히 공중으로 부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점점 올라가더니 가운데 부처님 얼굴 앞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이 살아 움직이더라구요. 그리고 부처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나는 그 대화의 내용을 지금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그리고는 UFO 비행접시가 내려앉듯 서서히 땅바닥으로 내려앉았습니다. 신비로운 체험이었습니다. 하체가 완전히 마비되는 데서 오는 환각이라고도 생각했지만 본인에게는 신비로운 체험임이 분명했습니다. 부처님과 댓거리를 했으니까요.

 

그리고 법당을 나섰습니다. 그때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있는가, 바람소리 하나, 호두 이파리 하나, 구름에 가린 달의 모습, 검푸른 계곡에 서린 곡신(谷神), 그 모든 것이 아름다웠습니다. 너무도 정갈했습니다. 그때 저편 산 속에서 소쩍새가 울더군요. 그런데 그 소쩍새의 울음이 완전히 내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거예요. 내 마음과 경()이 하나가 된 그런 신비로운 느낌을 느껴 보았습니다. 소쩍새가 내 가슴속에서 운다! 아주 진부한 메시지일 수도 있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절대적인 다스 하일리게(das Heilige, ),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날 매우 깊은 잠을 잤습니다.

 

 

 

 

인용

목차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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