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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1장 프롤로그 - 최초의 해후: 『반야심경』 밑씻개 본문

고전/불경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1장 프롤로그 - 최초의 해후: 『반야심경』 밑씻개

건방진방랑자 2021. 7. 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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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해후: 반야심경밑씻개

 

 

어느 날 똥을 누느라고 변소깐에 무릎을 웅크리고 앉아있을 때였죠. 그때는 변소깐도 나무로 엉성하게 만든 것이고 퇴비 만든다고 아래가 다 터져 있었죠. 변을 보느라고 웅크리고 앉아있는데 이상한 문자들이 내 눈에 띄었어요. 밑씻개로 신문쪽지나 종이들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반야심경이 쓰여진 종이쪽지였습니다. 나는 그때만 해도 반야심경이라는 게 뭔지 잘 몰랐습니다. 그것을 스님들이 염불로서 암송한다는 것은 알았어도, 그것이 진언(眞言, Mantra)이나 주구(呪句)와 같은 기호의 나열이지 그 자체로 의미를 전달하는 평범한 문장이 되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자아~ 이게 웬일일까요? 한 글자 두 글자, 센텐스 바이 센텐스, 주어, 동사, 부사, 형용사 따위를 맞추어가면서 그 뜻을 생각해보는 순간, 아니! 막연하지만 그 의미가 통달케 되면서 펼쳐지는 광막한 사유의 세계, 전 우주가 나의 의식권 내에서 기발한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나는 정말 무지막지한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나는 불교용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몰랐지만, 한학의 소양이 있었던 나는 억지로라도 그 의미를 조합하고 추측하고 추론할 수 있는 능력은 있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그 의미가 짚어지는 순간, 나에게 전달된 메시지는 나의 정신세계에 던져진 미증유(未曾有)의 파문이었습니다.

 

 

 

 

인용

목차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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