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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26장 - 3. 하늘과 땅은 유기체론적 상징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6장 - 3. 하늘과 땅은 유기체론적 상징

건방진방랑자 2021. 9. 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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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하늘과 땅은 유기체론적 상징

 

 

博厚, 所以載物也; 高明, 所以覆物也; 悠久, 所以成物也.
박후(博厚)라는 것은 만물을 싣는 것이요, 고명(高明)이라는 것은 만물을 덮는 것이요, 유구(悠久)라는 것은 만물을 이루어 주는 것이다.
 
悠久, 卽悠遠, 兼內外而言之也. 本以悠遠致高厚, 而高厚又悠久也. 此言聖人與天地同用.
유구(悠久)란 곧 유원(悠遠)함이니 안과 밖을 겸하여 말한 것이다. 본래의 유원(悠遠)으로 높고 두터움에 이르지만, 높고 두터움은 또한 아득하고 먼 것이다. 여기서는 성인이 천지와 같은 용()임을 말했다.

 

박후(博厚)하다는 것은 땅이라는 공간성을 가지고 하는 말인데, 그것은 만물을 싣는 것입니다. ‘고명(高明)이라는 것은 하늘이라는 공간성을 말하는데, 만물을 덮는 것이죠. 밑에서 싣고 위에서 덮는다! 그러니까 이것은 천지적 세계관입니다. 땅은 밑에서 떠받치고 하늘을 위에서 덮고 있으니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땅이 그것을 받아서 만물을 생성시킨다. 여기서 기()가 서리고 물이 생기고 그러다가 하늘로 올라가면 하늘에서 비가 되어 다시 땅으로 내려온다. 왔다 갔다 하는 거죠.

 

이것은 유기체론적인 상징론이고, 이러한 상징성이란 것은 그대로 인체에 적용됩니다. 땅을 여자의 자궁과 같은 것으로 본다면, 비는 남자의 정액과도 같은 것입니다. 고명한 남자는 사정을 해! 박후한 여자는 그것을 받아서 자궁벽에 부착시키고 거기서 만물을 생성시킨다! 인간과 천지는 같은 구조이죠?

 

갑자기 한기(寒氣)가 쫙 들 때, 콧물이 나온다거나 재채기를 에취하는 것은, 인간의 하늘(肺脾)에서 소나기가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수증기가 대기를 맴돌다가 한기를 만나면 응결되어 비를 뿌리듯이, 인간의 몸을 맴돌고 있던 수분이 갑자기 한기를 만났을 때 일시적으로 응집되어 터져 나오는 것, 그것이 곧 재채기인 거예요. 이럴 때 동양의학에서는 인간의 폐기(肺氣)를 다스리는 약을 쓰게 되죠. 이렇듯 인체라는 것도 역시 천지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땅에는 신기(腎氣, Ki of kidney)가 있어요. 인간의 신장이 노폐물을 걸러내어 처리하듯이 대지도 마찬가지로 궂은 것을 걸러내지 않습니까? 동양에서 말하는 신장은 이런 여과기능에 생식기능(reproductive function)을 더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말하는 폐비(肺脾)’는 인간의 몸 위쪽에 있고, 땅을 말하는 간신(肝腎)’은 아래쪽에 있죠. 동무(東武) 이제마의 학설도 항상 ()’()’의 문제입니다(소양인과 소음인의 문제). 신기(腎氣)는 음기(陰氣)이고 비기(脾氣)는 양기(陽氣)지만, 음기(陰氣)는 양화(陽化)되는 능력이 있어야 위로 올라가고 양기(陽氣)는 음화(陰化)되는 능력이 있어야 밑으로 내려옵니다. 밑에 있는 음기(陰氣)는 위에 있는 양기(陽氣)를 받아서 작동을 하고, 위에 있는 양기(陽氣)는 밑에 있는 음기(陰氣)를 받아서 작동하는 것이죠.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서로 엇물려서 돌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 인체입니다. 다시 말하면, 음기(陰氣)가 그냥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양화(陽化)되어 올라가고, 올라가면 꼭대기에서 차가운 음기(陰氣)를 만나 음화(陰化)되어서 다시 내려오는 과정의 연속이 내 몸의 질서인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이제마의 학설을 복잡하게 구성하게 되는 거예요. 이런 문제는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혼동하게 되어 있는데, 언제인가 명쾌하게 정리할 생각입니다. 같은 약이라도 여러 가지 이중적 구조, 즉 음() 속에 양()이 있고 양() 속에 음()이 있는 이 구조가 약리를 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박후 소이재물야 고명 소이부물야 유구 소이성물야(博厚 所以載物也 高明 所以覆物也 悠久 所以成物也)”

재물(載物)’은 지()이고 부물(覆物)’은 천()이고 성물(成物)’은 만물의 무궁무진한 연기적·기능적 구조입니다. 내가 대학생 시절 읽으면서 참으로 감격했었던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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