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이이의 시
天使黃·王之來也, 栗谷爲遠接使. 崔簡易宰成川, 欲試公, 會諸妓曰: “若有能瞞此老者, 厚賞之.” 有一美娥, 請往, 卽命送公. 公晝則命侍左右, 夜必命還其寓, 如是者月餘. 妓遂辭歸, 公乃贈一絕曰: ‘旅館誰憐客枕寒, 枉敎雲雨下巫山. 今宵虛負陽臺夢, 只恐明朝作別難.’ 以鐵石心肝, 爲此淸新婉麗之語, 與宋廣平「梅花賦」, 千載相符.
해석
天使黃·王之來也, 栗谷爲遠接使.
명나라 사신 황홍헌(黃洪憲)과 왕경민(王敬民)이 왔을 적에 율곡이 원접사가 되었다.
崔簡易宰成川, 欲試公, 會諸妓曰: “若有能瞞此老者, 厚賞之.”
최간이가 성천부사(成川府使)로 부임해 있어 율곡을 시험해보고자 해서 뭇 기녀를 모아 “만약 이 노인을 홀릴 만한 이라면 후하게 상을 내리겠다.”라고 말했다.
有一美娥, 請往, 卽命送公.
어떤 한 명의 어여쁜 아이가 가길 청하니 곧 명하여 율곡에게 보냈다.
公晝則命侍左右, 夜必命還其寓, 如是者月餘.
율곡은 낮엔 좌우에서 시중들길 명했고 밤엔 반드시 집에 돌아가길 명하니 이와 같이하길 한 달 남짓이었다.
妓遂辭歸, 公乃贈一絕曰: ‘旅館誰憐客枕寒, 枉敎雲雨下巫山. 今宵虛負陽臺夢, 只恐明朝作別難.’
기녀가 마침내 돌아갈 걸 말씀드리자 율곡이 다음의 한 절구를 지어서 주었다.
旅館誰憐客枕寒 | 여관에서 누가 나그네의 베개 차가움을 불쌍히 여겼는가? |
枉敎雲雨下巫山 | 잘못 구름과 비로 무산에 내리게 했지. |
今宵虛負陽臺夢 | 오늘 밤 헛되이 양대의 꿈을 버렸지만 |
只恐明朝作別難 | 다만 내일 아침에 이별하기 어려울까 걱정되네. |
以鐵石心肝, 爲此淸新婉麗之語, 與宋廣平「梅花賦」, 千載相符.
철과 바위 같은 마음과 간이지만 이런 맑고 새로우며 부드럽고 고운 말을 지었으니 송광평(宋廣平)의 「매화부(梅花賦)」와 천 년에 서로 부합된다【당 나라 피일휴(皮日休)가 말하기를, “송광평(宋璟)은 강직하기가 쇠마음 돌창자(鐵心石腸)인 줄 알았더니 그의 지은 매화부(梅花賦)를 본즉 맑고 고와서 그의 사람됨과는 다르다.” 하였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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