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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시평 하권 - 86. 홍석기의 시 본문

문집/소화시평

소화시평 하권 - 86. 홍석기의 시

건방진방랑자 2021. 10. 30.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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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 홍석기의 시

 

 

余嘗病肺杜門, 東溟鄭丈携任休窩來問. 柏谷晩洲亦至, 余命進酒, 仍致數三女樂謳彈. 酒酣, 諸公或賦或歌, 竟夕而罷.六七年來, 東溟·休窩, 相繼淪沒, 栢谷·晩洲, 皆流落鄕土.

一日晩洲來訪, 贈余一律曰: ‘吾儕行樂向來多, 玄鬢蒼顔間綺羅. 栢谷風標元不俗, 豊山才格亦同科. 波瀾浩蕩任公筆, 天地低昻鄭老歌. 聚散存亡還七載, 逢君今日意如何.’ 感古傷今, 情溢於辭, 讀之令人隕涕.

豐山, 卽余姓貫也.

 

 

 

 

해석

余嘗病肺杜門, 東溟鄭丈携任休窩來問.

내가 일찍이 폐에 병 들어 문을 닫고 있었는데 동명 정선생이 휴와 선생을 데리고 병문안을 왔다.

 

柏谷晩洲亦至, 余命進酒, 仍致數三女樂謳彈.

이때 백곡과 만주 또한 왔기에 나는 술을 내오라 명하고 몇 명의 기녀로 악기 타고 노래하며 타게 하였다.

 

酒酣, 諸公或賦或歌, 竟夕而罷.

술이 거나해지자 여러 사람들이 혹은 시를 짓고 혹은 노래하다가 마침내 저녁이 되어 끝났다.

 

六七年來, 東溟·休窩, 相繼淪沒, 栢谷·晩洲, 皆流落鄕土.

6~7년 이래로 동명(東溟)과 휴와(休窩)는 서로 이어 돌아가셨고 백곡(栢谷)과 만주(晩洲)는 모두 시골로 낙향했다.

 

一日晩洲來訪, 贈余一律曰: ‘吾儕行樂向來多, 玄鬢蒼顔間綺羅. 栢谷風標元不俗, 豊山才格亦同科. 波瀾浩蕩任公筆, 天地低昻鄭老歌. 聚散存亡還七載, 逢君今日意如何.’

하루는 만주(晩洲)가 내방해서 나에게 다음 한 편의 율시를 주었다.

 

吾儕行樂向來多 우리 무리들의 행락이 예전엔 한창이라
玄鬢蒼顔間綺羅 검은 머리 푸른 얼굴 사이에 기녀들 있었지.
栢谷風標元不俗 백곡의 풍모는 원래 속되지 않았고
豊山才格亦同科 풍산의 재주와 격조가 또한 등차가 없었네.
波瀾浩蕩任公筆 파도의 호탕함은 임공의 붓이고
天地低昻鄭老歌 천지의 낮아지거나 높아짐은 정 노인의 노래였지.
聚散存亡還七載 모이고 헤어지고 살고 죽고 다시 7년의 시간
逢君今日意如何 그대 만난 오늘 기분 어떠한가?

 

感古傷今, 情溢於辭, 讀之令人隕涕.

옛날을 그리고 지금을 속상해하는 정이 말보다 넘쳐나니 그걸 읽으면 사람에게 눈물 흘리게 한다.

 

豐山, 卽余姓貫也.

풍산은 곧 나의 본관이다.

 

 

인용

목차 / 작가 / 서설

한시사 / 한시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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