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공서적과 원헌의 행동방식
子華使於齊, 冉子爲其母請粟. 子曰: “與之釜.” 請益. 曰: “與之庾.” 冉子與之粟五秉.
使, 爲, 並去聲.
○ 子華, 公西赤也. 使, 爲孔子使也. 釜, 六斗四升. 庾, 十六斗. 秉, 十六斛.
子曰: “赤之適齊也, 乘肥馬, 衣輕裘. 吾聞之也, 君子周急不繼富.”
衣, 去聲.
○ 乘肥馬, 衣輕裘, 言其富也. 急, 窮迫也. 周者, 補不足. 繼者, 續有餘.
原思爲之宰, 與之粟九百, 辭.
原思, 孔子弟子, 名憲. 孔子爲魯司寇時, 以思爲宰. 粟, 宰之祿也. 九百不言其量, 不可考.
子曰: “毋! 以與爾鄰里鄕黨乎!”
毋, 禁止辭. 五家爲鄰, 二十五家爲里, 萬二千五百家爲鄕, 五百家爲黨. 言常祿不當辭, 有餘自可推之以周貧乏, 蓋鄰ㆍ里ㆍ鄕ㆍ黨有相周之義.
○ 程子曰: “夫子之使子華, 子華之爲夫子使, 義也. 而冉子乃爲之請, 聖人寬容, 不欲直拒人. 故與之少, 所以示不當與也. 請益而與之亦少, 所以示不當益也. 求未達而自與之多, 則己過矣, 故夫子非之. 蓋赤苟至乏, 則夫子必自周之, 不待請矣. 原思爲宰, 則有常祿. 思辭其多, 故又敎以分諸鄰里之貧者, 蓋亦莫非義也.” 張子曰: “於斯二者, 可見聖人之用財矣.”
○ 孔子卒, 原憲遂亡在草澤中. 子貢相衛, 而結駟連騎, 排藜藿入窮閻, 過謝原憲. 憲攝敝衣冠見子貢, 子貢恥之. 曰 : “夫子豈病乎?” 原憲曰 : “吾聞之, 無財者謂之貧, 學道而不能行者謂之病. 若憲, 貧也, 非病也.” 子貢慙, 不懌而去, 終身恥其言之過也.
해석
子華使於齊, 冉子爲其母請粟. 子曰: “與之釜.” 請益. 曰: “與之庾.” 冉子與之粟五秉.
자화가 제나라에 심부름 가는데 염자가 어머니를 위해 곡식을 청하니 공자께서 “부(釜)를 주어라.”라 하셨고 더 청하자 “유(庾)를 주어라.”라고 하셨는데 염유는 곡식 5승을 주었다【공서화가 공무로 제나라를 가는 일은 너무도 당연한 도리를 하는 것이고 그의 어미에게 따로 지급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뜻이다. 안 주어도 되는데 형식상 한 말 정도만 주면 되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무관료인 염구의 입장에서는 이왕 줄 것이면 조금 넉넉히 주는 것이 여러모로 뒤끝이 깨끗한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어차피 이 돈은 염구 돈도 아니었다. 공무지출인 바에는 명분이 있는 지출에는 정확히 쓰자는 것이 실무관료로서의 염구의 입장이었던 모양이다. -『논어한글역주』2권, 416~417쪽】.
使, 爲, 並去聲.
○ 子華, 公西赤也.
자화(子華)는 공서적이다.
使, 爲孔子使也.
사(使)【우리나라의 속유(俗儒)들이 주희의 권위에 눌려 공무로 가는 ‘使’는 ‘사’로 읽고, 사무로 가는 ‘使’는 ‘시’로 읽는다는 터무니없는 낭설을 펴서 서당에 오는 학생들에게 ‘시’ 발음을 강요하고 있으나, 전혀 음성학적 근거가 없다. 비루(鄙陋)한 유생들의 단견일 뿐이다. -『논어한글역주』2권, 419쪽】는 공자를 위해 사신 가는 것이다.
釜, 六斗四升.
부(釜)는 6두(斗) 4승(升)이다.
庾, 十六斗. 秉, 十六斛.
유(庾)는 16두(斗)다. 승(秉)은 16곡(斛)이다.
子曰: “赤之適齊也, 乘肥馬, 衣輕裘. 吾聞之也, 君子周急不繼富.”
공자께서 “적이 제나라에 갈 때에 비싼 말을 타고 가벼운 가죽을 입었다. 내가 들어보니 군자는 구휼하는 것을 급하게 하되 부자에게 계속해서 대주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다.
衣, 去聲.
○ 乘肥馬, 衣輕裘, 言其富也.
승비마(乘肥馬)와 의경구(衣輕裘)는 부자임을 말한 것이다.
急, 窮迫也.
급(急)은 궁핍하고 급박한 것이다.
周者, 補不足.
주(周)는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것이다.
繼者, 續有餘.
계(繼)는 남아 있는데도 계속 퍼주는 것이다.
原思爲之宰, 與之粟九百, 辭.
원사가 재상이 되었는데 곡식 900을 주시자 사양했다【원래 제3장은 서로 상관없는 두 개의 파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두 장으로 분장해도 상관은 없다. 그러나 이 두 파편을 연접시켜 놓은 편집자의 의도를 고려하여 주희가 한 장으로 묶은 것은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희는 언어연출 감각이 있다. 이 두 파편을 한 장으로 묶으면 대비되는 두 파편이 상생효과를 발휘하여 공자의 째즈적 정신세계를 돋보이게 만든다. -420쪽】.
原思, 孔子弟子, 名憲.
원사는 공자 제자인데 이름은 헌이다.
孔子爲魯司寇時, 以思爲宰.
공자가 노나라 사구였을 때에 원사는 가신이 되었다.
粟, 宰之祿也.
속(粟)는 가신의 봉록이다.
九百不言其量, 不可考.
구백(九百)은 그 양을 말하지 않아 상고할 수 없다.
子曰: “毋! 以與爾鄰里鄕黨乎!”
공자께서 “사양하지 말거라! 너의 이웃과 마을, 향당(鄕黨)에 주거라.”라고 말씀하셨다.
毋, 禁止辭.
무(毋)는 금지사다.
五家爲鄰, 二十五家爲里,
5가구가 린(鄰)이 되고 25가구가 리(里)가 되며
萬二千五百家爲鄕, 五百家爲黨.
12500가구가 향(鄕)이 되고 500가구가 당(黨)이 된다.
言常祿不當辭,
‘떳떳한 녹봉은 마땅히 사양할 게 없으니
有餘自可推之以周貧乏,
남음이 있거든 스스로 미루어 궁핍한 사람을 구휼하라’고 말한 것이다.
蓋鄰ㆍ里ㆍ鄕ㆍ黨有相周之義.
대저 린(鄰)과 리(里)와 향(鄕)과 당(黨)에는 서로 구휼하는 뜻이 있다.
○ 程子曰: “夫子之使子華,
정이천이 말했다. “부자께서 자화를 심부름 보낸 것과
子華之爲夫子使, 義也.
자화가 부자를 위하여 심부름 간 것은 의(義)이니,
而冉子乃爲之請,
염유가 곧 그를 위해 청하자,
聖人寬容, 不欲直拒人.
성인은 너그럽게 용납하여 곧바로 사람을 끊지 않았다.
故與之少, 所以示不當與也.
그러므로 적게 주라고 하셨으니 주기에 마땅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신 것이고
請益而與之亦少, 所以示不當益也.
더 청하자 또한 적게 주라 했으니 더 하기엔 마땅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求未達而自與之多, 則己過矣,
그런데 염구가 통달하지 못해 스스로 많이 줘 이미 지나쳤기 때문에
故夫子非之.
부자가 그것을 비판한 것이다.
蓋赤苟至乏, 則夫子必自周之,
대개 적이 진실로 가난했다면 부자가 반드시 스스로 구휼해줌으로
不待請矣.
청하길 기다리지 않았을 것이다.
原思爲宰, 則有常祿. 思辭其多,
원사가 가신이 되어 떳떳한 봉록이 있기에 원사는 그 많음을 사양하였다.
故又敎以分諸鄰里之貧者,
그러므로 또한 향리의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라 가르쳤으니
蓋亦莫非義也.”
대개 이 또한 의가 아닌 게 없다.”
張子曰: “於斯二者, 可見聖人之用財矣.”
장자가 말했다. “이 두 가지에서 성인의 재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 孔子卒, 原憲遂亡在草澤中.
(『사기(史記)』 「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공자가 돌아가시자 원헌은 마침내 도망가 시골에 은둔했다.
子貢相衛, 而結駟連騎,
자공은 위나라의 재상이 되어 네 마리 끄는 화려한 수레를 타고 호위병을 거느린 채
排藜藿入窮閻,
명아주 갈대숲을 헤치며 한적한 마을에 들어섰다.
過謝原憲.
그러다 잘못을 짓게 되어 원헌에게 사죄를 하러 찾아갔다.
憲攝敝衣冠見子貢,
원헌은 해진 옷과 갓은 쓰고서 자공을 보았는데
子貢恥之.
자공은 원헌이 부끄러웠다.
曰 : “夫子豈病乎?”
자공이 “부자께선 어떤 병이 드셨습니까?”라고 물었다.
原憲曰 : “吾聞之, 無財者謂之貧,
원헌이 대답했다. “내가 들어보니 재물이 없는 것을 가난하다고 말하고,
學道而不能行者謂之病.
도를 배웠지만 행할 수 없는 것을 병들었다고 합니다.
若憲, 貧也, 非病也.”
저와 같은 경우는 가난한 것이지, 병든 것은 아닙니다.”
子貢慙, 不懌而去,
자공이 부끄러워하며 얼굴이 붉어진 채 떠났고
終身恥其言之過也.
종신토록 그 말의 잘못을 부끄러워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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