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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만나기까지 - 생과 사의 찰나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만나기까지 - 생과 사의 찰나

건방진방랑자 2022. 3. 18.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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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의 찰나

 

 

황혼에 석양이 걸렸을 무렵, 우리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이군과 남군이 미스터 타클라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인 알현시간을 확정했다. 내일 큰 행사가 있는데 그 전에 달라이라마께서 식사를 좀 일찍 끝내신 후 날 만나겠다고 하셨다는 것이다. 궁 앞으로 1시까지 오면 된다고 하였다. 드디어 면담시간이 확정이 된 것이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난 매우 기뻤다. 날뛸 듯이 기뻤다. 난 결코 달라이라마를 내 마음속에 우상처럼 모시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한 위대한 인간을 만난다는 것이 그지없이 기뻤다. 하나의 정치적 리더로서 생각을 해도 달라이라마는 20세기로부터 21세기에 걸친 세계의 최장기집권자이다. 1951년 집정하여 2002년에 이르기까지, 그가 만났던 모든 정치적 지도자들, 마오, 저우 언라이, 리우 사오치, 주 떠, 네루, 인디라 간디, 이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떴다. 김일성마저 세상을 뜬 이후에는, 가장 기나긴 시간을 일국의 지도자로서 살고 있는 20세기 인류사의 신화적 존재인 것이다.

 

 

 인도의 풍경 중에서 가장 인도적인 것은 모든 공공뻐스가 반드시 사람으로 새카맣게 덮여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지붕의 사람 무게로 쓰러질 듯이 기울어져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속도로 질주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붙잡는 것도 없이 태연하게 앉아 있다. 길은 울퉁불퉁 파여있고…

 

 

나는 이날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못얻어먹은 한국음식에 대한 한이 맺혀서 다시 보드베가스에 갔다. 그런데 너무도 끔찍한 사건의 풍문이 보드가야전역에 퍼지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 소름끼칠 사건이었다. 우리가 느지막하게 보드베가스에 당도했을 때 아직 정확한 사건이 규명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불확실한 소문들만 여기저기 들려왔다. 바로 우리가 수자타 아카데미를 떠난 얼마 후에 수자타 아카데미에 강도들이 침입했고, 스님 한 분이 살해되었다는 것이다. 그 스님은 다람살라에 오래 사신 비구니 스님이었는데 매우 성격이 강하고 의협심이 강해서 강도가 들어오자 모두 2층으로 피신을 했는데 혼자 강도들을 상대하러 1층으로 내려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흉악한 괴한들이 칼로 스님의 팔을 자르고 모가지를 잘랐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소문은 수자타 아카데미에 건축기사로 와 계셨던 부산분 설성봉(46) 거사의 피격사망사건이 와전된 것이기는 했으나 당시 나는 이 사건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괴한들의 칼이 여스님의 목을 자르고 팔을 잘랐다고 전언하는 동국대 여학생의 말을 듣는 순간 내 모가지에 칼이 스치고 내 팔이 잘라 떨어지는 듯한 너무도 스잔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말을 나에게 전하는 사람들은 나의 상황을 몰랐지만 사실 이 사건은 곧 나에게 닥쳤을지도 모르는 사건이었다. 내가 만약 법사님의 짜이 초대를 응락했고, 또 수자타 아카데미에서 친절하게 김치저녁공양을 나에게 보시했다고 한다면 나는 분명 그 시간에 수자타 아카데미에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불같은 성격에 참지 못하고 내려갔을 것이다. 나는 운명을 믿지 않지만 정말 이것은 운명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나를 냉랭하게 대했던 그 여자 법사님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 여법사는 나의 생명의 은인이었다.

 

 

 6ㆍ25 피난 때의 차량보다 더 절박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더 재미있는 것은 질주하는 차량에 붙어있는 사람 사이사이로 다니면서 돈을 받는 차장의 모습이다. 스파이더맨 같다. 기차도 예외는 아니다. 승객들이 매달려 있거나 짐을 주렁주렁 창밖에 매달어 놓기 일쑤다. 자전거가 걸려 있는 모습이 진풍경이다. 옛날 기차 통학하던 시절의 추억들이 되살아났다.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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