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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야크를 탄 세계정신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야크를 탄 세계정신

건방진방랑자 2022. 3. 2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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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크를 탄 세계정신

 

 

이 부분에서 그의 말씨는 매우 무거웠고 매우 또박또박했다. 나는 짓궂게 또다시 물었다.

 

모택동(毛澤東, 1893~1976)에게 또 감사할 것이 없습니까?”

 

왜 없겠습니까? 너무 많지요!”

 

이런 말을 하면서 그는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나도 그의 호탕한 웃음을 따라 같이 웃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우리를 떠돌이 신세로 만들었기 때문에 전 인류에게 불법(佛法)이 전파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티벹 사람들에게 한없는 고통을 주었을지언정, 그는 우리 티벹인민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과거의 고립상태에서 벗어나 세계사의 흐름에 참여하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광막한 고원의 적막 속에 갇혀있다가 바깥세상을 배우게 된 것이지요.”

 

지금 말씀하신 포인트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헤겔은 그의 역사철학을 논하면서 보편사(Universal History)를 지배하는 이성의 간계(List der Vernunft, Cunning of Reason)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헤겔은 인간의 역사를 절대정신의 자기실현과정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절대정신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세계사적 개인(World-historical Individual)을 수단화한다는 것입니다. 세계사적 개인은 물론 자기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절대정신의 간교한 계산에 의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착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세계사적 개인의 자유의지적인 목적과 절대이성의 목적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세계사적 개인의 자유의지적 목적은 절대이성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모택동(毛澤東, 1893~1976)은 중국이라는 국가주의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티벹이라는 자주민족의 한 국가를 말살시키는 악업을 지었을지 모르지만, 세계정신은 바로 그러한 악업을, 티벹 역사에 함장되어 있는 보편적 가치를 인류에게 드러내기 위한 보편사적 목적의 수단으로 활용하였다는 것입니다.

 

헤겔은 독일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예나에 입성하는 나폴레옹을 보고 저기! 말탄 세계정신이 간다!’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18144월 나폴레옹이 실각하고 엘바섬으로 귀양갈 때 매우 슬퍼했습니다. 위대한 세계사적 천재의 스펙타클이 범용에 의하여 파괴되는 비극이라고 개탄해하였던 것입니다Peter Singer, Hegel (New York : Oxford University Press, 1983), pp.1~2. J. N. Findlay, Hegel (New York : Oxford University Press, 1976), pp.330~1..

 

제가 지금, 여기 달라이라마 당신을 놓고 야크를 탄 세계정신이 여기에 간다!’라고 외친다면 불경이겠습니까?”

 

도올선생님은 말씀을 참 재미나게 하시는군요. 나는 도올선생처럼 그렇게 깊게 서양철학공부를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만, 역사를 그렇게 조작적으로 보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헤겔의 말은 결과적으로는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불교도들은 인류의 역사가 어떤 거대한 초월적 실체에 의하여 계획된 대로 움직여간다는 거시적 사관을 거부합니다. 즉 그러한 섭리적 사관은 무아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또 다시 제국주의적 탐욕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이론으로 악용될 수 있는 무한한 소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모택동(毛澤東, 1893~1976)에게 고통을 받았고 그 고통으로 인해 오히려 인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소박한 명제 이상의 의미부여는 좀 위험합니다.”

 

 

룸비니에 있는 아쇼카 석주에 새긴 명문 지금도 명료하게 읽을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에게 사랑을 받는 우리의 왕 피야다쉬(Piyadashi, 아쇼카왕의 다른 이름)는 대관 20년 되던 해에 이곳을 직접 순행하시었다. 붓다 샤캬무니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성지에 돌로 난간을 만들고 석주를 세운다. 세존께서 이곳에 태어나셨으므로 룸비니 마을에는 세제감면의 혜택을 부여한다. 보통의 1/8만 징수한다.’

이로써 아쇼카 석주가 마우리야왕조의 사회경제사적 기반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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