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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어 사전 - 제국주의(Imperialism) 본문

어휘놀이터/개념어사전

개념어 사전 - 제국주의(Imperialism)

건방진방랑자 2021. 12. 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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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Imperialism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사회적 생산과 사적 소유의 모순이 심화되어 결국 자본주의가 붕괴하는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르크스는 사회주의 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필연이므로 자신의 시대가 아니더라도 조만간 혁명이 성공하리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그의 낙관은 자본주의가 자유경쟁 속에서 진행되리라는 가정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언제나 자유경쟁이 보장된다면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통제 하에서 자본주의적 생산력이 순조롭게 성장할 것이고 그에 따라 자본주의의 모순도 심화될 게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유경쟁이 마냥 가능하려면 시장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 마르크스의 시대에는 아직 지구상의 모든 지역이 개방되지 않았고, 자본주의적 시장으로 개척될 수 있는 후보지가 충분히 남은 상태였다. 아마 그랬기 때문에 마르크스는 혁명적 낙관주의를 품었을 것이다. 그런데 19세기 말 서구 열강에 의한 세계 분할이 완료될 시점에 이르자 사정은 달라졌다.

 

 

지구상의 땅이 제한되어 있듯이 시장은 무제한으로 열려 있는 게 아니었다. 파이의 크기가 고정되어 있다면 자본주의 국가와 기업들은 더 많은 몫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치열한 다툼을 벌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특정한 국가와 기업이 시장의 큰 부분을 장악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때부터는 자유경쟁이 아니라 독점이다. 드디어 독점자본주의의 시대가 열렸다.

 

흔히 제국주의라고 하면 강력한 국가가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워 식민지 개척에 활발히 나서는 현상을 가리키지만, 고대의 페르시아나 로마 같은 제국들이 추진한 고전적인 제국주의 정책과 달리 자본주의 시대의 제국주의는 독점의 위치에 오른 국가나 기업이 과잉생산된 상품을 이윤으로 전화시키기 위해 시장을 힘으로 장악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 점에 착안해 레닌(Vladimir Il'ich Lenin, 1870~1924)은 제국주의를 자본주의의 최고이자 최후 단계라고 규정했다.

 

 

자본주의가 충분히 발달하면 독점화되리라는 것은 마르크스도 감지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자본이 박탈되어 한 사람의 수중에 거대한 양으로 모인다. 이러한 자본의 집중은 자본의 축적과 더불어 산업자본가들에게 사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르크스, 자본론

그러나 그는 독점이 현실화되는 시대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제국주의와 연관시키지는 못했다.

 

레닌은 독점과 더불어 제국주의의 또 한 가지 중요한 특성을 지적하는데, 그것은 바로 금융 분야다. 레닌은 제국주의를 정의하면서 금융에 대단히 중요한 비중을 두었다.

제국주의란 독점체와 금융자본의 지배가 확립되어 있고, 자본 수출이 현저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국제 트러스트들 간의 세계분할이 시작되고, 자본주의 거대 열강에 의한 지구상의 모든 영토 분할이 완료된 발전 단계에 있는 자본주의다. -레닌, 제국주의론

 

제국주의는 단순히 영토 획득이나 시장 개척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금융자본의 진출을 도모한다. 마르크스가 상품을 분석의 틀로 삼았던 고전 자본주의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금융이 자본주의의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자본주의의 필연적인 추세다.

 

상품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상업자본주의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 싸게 만들어 비싸게 팔면 산업자본주의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상업자본주의다. 그러나 금융은 자본주의가 수백 년에 걸쳐 발달하면서 서서히 성숙된 자본주의의 가장 농밀한 부문이다산업ㆍ상업자본주의에 관해서는 남부럽지 않았던 우리 사회가 1997년에 이른바 외환위기사태를 맞은 것도 금융에서 취약했던 탓이다.

 

20세기의 두 차례 세계대전은 제국주의의 본성에서 비롯된 전쟁이었다. 1차 세계대전은 일찌감치 해외 식민지 개척에 나서 성공을 거둔 선발 제국주의 진영과 식민지 획득에 실패한 후발 제국주의 진영이 맞붙은 전형적인 제국주의 전쟁이었고, 2차 세계대전은 1회전에서 참패한 후발 제국주의 국가들이 파시즘이라는 신무기로 무장하고 재도전했다가 또다시 실패한 사건이었다. 이러한 진통을 거치면서 지구상에는 식민지로 삼을 만한 주인 없는 땅이 완전히 사라졌다. 경제적 표현으로는 고전 자본주의 시대의 종말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대에 레닌의 제국주의 개념은 새로운 조명을 받는다. 지금은 레닌의 시대에 비해 영토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식민지나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적 식민지보다 금융자본을 위한 식민지(신식민지)개념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제국주의 시대는 갔을지 몰라도 독점이 존재하고 금융이 비중을 잃지 않는 한 새로운 의미의 제국주의 시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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