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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희랍문명과 불상중심 운동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희랍문명과 불상중심 운동

건방진방랑자 2022. 3. 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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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문명과 불상중심 운동

 

 

그러니까 불상이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박트리아 희랍문화로부터 시작된 쿠샨왕조의 일반적 문화풍토에서 우발적으로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아폴로나 제우스의 신상이나 신화의 내용을 담은 부조들을 벽면이나 정원의 치장에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 지역에 불교가 전파되자 자연스럽게 그러한 그리스의 신상들을 모델로 해서 붓다의 모습을 형상화했던 것입니다.

 

간다라의 불상들은, 근엄한 명상인의 정형화된 32호상의 프로토 타입을 전달하는 후기 마투라 불상들과는 달리 매우 인간적인, 아폴로를 닮은 미남자의 모습이었으며, 그 표현양식도 자세나 의복, 머리맵시 등이 자유분방한 표현을 취했으며, 대개 희랍-로마풍을 본뜬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조각공들은 중인도의 불상불표현(佛像不表現)을 고집한 원시교단의 입장이 전혀 전달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으며, 신을 의인적으로 생각하고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한 이들은 그들이 존경하는 불타를 형상화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발적으로 간다라에서 불상이 발생하자, 이것은 전염병처럼 퍼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모신, 나가(nāga), 약샤(yakṣa), 약시(yakṣī) 신상 등 인도고유의 토착적 양식을 고집하면서 테라코타ㆍ석조조각의 전통을 가지고 있었던 마투라지역에 이러한 간다라의 불상제작의 충격이 전달되자 마투라의 석공들은 독자적인 불상을 제작하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마투라의 불상이 결국 스투파신앙을 계기로 일어난 대승불교운동과 접합되면서 전인도적인 센세이션으로 불꽃처럼 일어나게 되었던 것입니다간다라예술과 마투라예술에 관하여 내가 참고한 책을 두세 권만 소개한다. 생각보다 이런 방면으로 연구서적들이 희소하다. 인도에서 매우 어렵게 구한 책들이다. Sir John Marshall, The Buddhist Art of Gandhāra, New Delhi : Munshiram Manoharlal Publishers, 2000. R. C. Sharma, The Splendour of Mathura Art and Museum, New Delhi : D. K. Printworld Ltd., 1994. Bérénice Geoffroy-Schneiter, Gandhara, The Memory of Afghanistan, New York : Assouline Publishing, 2001. 그리고 벤자민 로울랜드가 지은 인도미술사의 제8장 간다라, 9장 마투라도 탁월한 개관이다..

 

대승운동과 불상운동은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의 운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스투파와 같은 아브스트락트한(abstract, 추상적인) 물체의 숭배를 통해 그 스투파의 주인공인 싯달타를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 싶고, 한번이라도 그 옷깃을 스쳐보고 싶었던 일반신도들의 간절한 염원 속에 등장한 불상의 존재야말로 새로운 보살운동에 거대한 불씨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대사건이었던 것입니다.”

 

도올선생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군요. 어쩌면 그토록 세세하고 치밀하게 그런 역사적 정황을 유추하시는 지요. 우리 종교인들은 아무래도 종교적 진리의 체득을 목표로 하여 살게 되니까 역사적 정황에 대하여 그렇게까지는 세밀한 연구를 하지는 못합니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백과사전을 마주하고 앉아있는 느낌입니다. 해박한 역사적 배경을 말씀하여 주시니까 너무도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좀더 계속하시지요.”

 

지난 세기만 하더라도 우리 조선에서도, 등신불(等身佛)을 없애고 법신불로 회귀한다는 명목으로 새로운 종교운동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만, 하여튼 비아이콘과 아이콘의 대립적 상황은 세계종교사를 지배하는 반복되어온 패턴 중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초기부파불교에서는 무불상(無佛像)이었던 것이 대승불교운동으로부터는 불상중심 운동으로 전환된 것은 불교가 세계로 전파되는 가장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이 계기의 핵에는 재미있게도 희랍문명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조선반도의 동해바다 남단에 위치한 석굴암도 결국 희랍의 조각예술의 전변형태라는 것을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거칠게 말해서 조선의 가람배치도 탑중심은 소승의 영향이고 불상중심은 대승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인데, 사람들은 이렇게 단순한 역사적 진리에 무지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민중의 불교는 모두가 불상중심불교가 되어버렸지요.”

 

그러나 대승교학이론의 핵심에는 스투파(stūpa)나 불상에 대한 거부의 경향도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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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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