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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아마추어 사회학 - 5. 발작 박동섭의 강의 스타일과 그 이유 본문

연재/배움과 삶

아마추어 사회학 - 5. 발작 박동섭의 강의 스타일과 그 이유

건방진방랑자 2019. 10. 23.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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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발작 박동섭의 강의 스타일과 그 이유

 

 

차장님의 강의 소개가 끝나자 동섭쌤은 드디어 정면을 응시하고 섰다. 어찌 보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떨리는 순간이자, 모든 가능성이 어리는 순간이라 말할 수 있다.

 

 

누구나 알 것이다. 무언가가 시작되려 하는 이 순간, 가장 떨리며 모든 가능성이 어리는 순간이라는 것을. 

 

 

 

박동섭의 자기소개엔 특별한 게 있다?

 

4월에 진행되었던 트위스트 교육학 당시에는 박동섭은 누구인가?라는 내용으로 강의의 문을 활짝 열었다. 대부분 자기소개를 할 때 이름, 나이, 직업, 학력 따위의 간단한 정보만을 알려준다. 그 정보들이 나란 사람에 대해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정보들은 매우 지엽적이며 단편적이어서, 나에 대해 알려주는 건 거의 없다고 보아도 된다. 이게 미심쩍다면, ‘건빵, 단재학교, 영화, 동섭빠, 전주와 같이 나열된 정보들만 보고 나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됐는지 말해주길 바란다. 아마도 이건 뭥미?’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자기를 소개할 때 던져주는 정보들은 실질은 감춘 채 곁다리만 전해주는, 그래서 소개는 들었지만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무의미한 것들뿐이다.

 

 

올해 겨울에 참석했던 교컴 수련회의 자기소개할 때의 모습. 막상 소개를 하려 하면 말할 게 많지 않다. 그저 이름, 직업만 말하게 된다. 

 

 

동섭쌤도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소개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나 보다. 그래서 시작부터 이타미 주조라는 사람이 잡지사와 했던 인터뷰를 소개했고, 그걸 패러디하여 자기소개로 이어갔다. 그러니 이런 식의 동섭쌤의 소개를 들은 사람 중, 동섭쌤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여느 강사와는 달리 매우 독특한 사람이구만이라 느꼈을 것이고, 이미 동섭쌤을 알던 사람이라면 역시 박동섭!’이란 탄성이 절로 나왔을 것이다.

어찌 보면 강의의 시작부터 자기소개를 했다는 점에선 판에 박힌 듯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매우 파격적이라고도 평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자기소개와는 달랐기 때문이며 몰상식과 부조리에 저항하고 대들고 그리고 사람들을 선동하는 태도로 글을 쓰고 대학에서 강의하고 지금까지 밥을 먹어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런 태도로 쓰고 싶은 것을 쓰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함으로 강의의 성격까지 한 방에 전달해줬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아이들 말로 하면 꿀잼!’이다.

 

 

'동섭다움'이 물씬 느껴지던 첫 시간, 첫 시작. 

 

 

 

발작적으로 제목이 떠올랐다의 의미

 

트위스트 교육학의 첫 시작이 그처럼 인상 깊었다면, 이번에도 그에 뒤지지 않을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과연 그건 뭘까?

나는 은근히 아마추어 사회학이란 이름을 짓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줄 거라 기대했다. 이전 후기에서 썼다시피 아마추어란 이름에서 야매의 향이 몹시 진동하고 있었기에, 그 연관성에 대해 말해주며, 이 강의가 지향하는 바를 알려주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동섭쌤은 그에 대해선 어떤 얘기도 해주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원래 동섭쌤의 스타일은 강의 제목이나 강의 내용을 강의계획서에 맞추듯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그에 맞춰 강의하는 스타일이기보다, 발작적으로 떠오른 것을 존중하며 청중의 반응에 따라 주고받듯 진행하는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동섭쌤의 페이스북을 보다보면 발작적이란 단어를 매우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니 조선시대처럼 호를 굳이 짓는다면, ‘발작 박동섭이라 지어도 될 정도다.

이렇게만 말하면 전혀 준비도 하지 않고, 그저 시간을 때우듯 허술하게 강의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런 내용은 아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데엔 강의계획서에 따라 교육을 하는 것이야말로 반교육적이다는 성찰이 밑바탕에 깔려 있으며, ‘아하!’하고 발작적으로 내용이야말로 상아탑의 권위의식이나 비현실감이 아닌 현장에 뿌리내리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삶이란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준비되어 있되 거기에 매이지 않도록 즉흥적이려 하며, 고민하였으되 진지함에 압사당하지 않도록 발작적이려 하는 것이다.

 

 

▲  '발작 박동섭'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작적인 주제와 강의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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