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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복음한글역주, 제35장 - 지혜로운 도둑질 본문

고전/성경

도마복음한글역주, 제35장 - 지혜로운 도둑질

건방진방랑자 2023. 3. 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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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지혜로운 도둑질

 

 

35

1예수께서 가라사대, “누구든지 강한 자의 집에 쳐들어가, 그의 양손을 결박하지 않고서는, 그 집을 늑탈하지 못하리라. 2결박한 후에야 강한자의 집을 샅샅이 약탈할 수 있으리라.”

1Jesus said, “It is not possible for anyone to enter the house of a strong man and take it by force unless he binds the person's hands. 2Then he will be able to ransack the person's house.”

 

 

본장도 공관복음서 전부에 병행구가 있다. 예수의 병고치심을 바알세불의 권능이라고 매도하는 스토리 속에 한 구절로 들어가 있는데 보통 큐복음서를 재구(再構)하는 학자들은 이 구절을 큐자료(Q37)에서 제외시키지만, 큐자료일 가능성도 있다(메이어 ).

 

 

(12:29)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그 세간을 늑탈할 수 있겠는가?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늑탈할 수 있으리라.

 

(3:27)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서는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세간을 늑탈하지 못하리라.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늑탈할 수 있으리라.

 

(11:21~22) 강한 자가 무장을 하고 자기 집을 지킬 때에는 그 소유가 안전하되, 더 강한 자가 와서 그를 이길 때에는 그가 믿던 무장을 빼앗고 그의 재물을 나누느니라.

 

 

마태와 마가는 동일계열의 자료에 의거하고 있고, 누가는 마가-마태자료를 전후문맥에 따라 보다 구체적으로 의미가 통하도록 윤색시킨 붓자국이 역력하다. ‘강한 자더 강한 자를 대비시켜 사탄(강한 자)과 예수(더 강한 자)의 대결을 명료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가 믿던 무장을 빼앗고 그의 재물(전리품)을 나누어 갖는다라는 표현으로서 집을 늑탈한다도둑질(thievery)’의 의미를 완화시키고 있다.

 

마태와 마가가 동일계열의 자료를 공유하고 있는데 도마는 마가에 가깝다. 여기 밀집되어 있는 로기온 자료들(Th.31~36)이 공관복음서 어느 하나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마태 마가ㆍ누가에 골고루 그 친화성이 있는 것을 보아도, 도마가 마태·마가ㆍ누가 이전의 원자료라는 것이 방증된다. 도마복음의 출현으로 앞으로 연구성과가 축적된다면, 공관복음서의 전승문제가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될 것이다.

 

 

팔미라의 바알신전 입구에 남아있는 파괴된 돌조각. 바알신상을 낙타 위에 모시고 끌고 가는데 그 뒤를 팔미라 여인들이 쫓아가고 있다. 신상을 받들고 행진하는 풍습은 이집트인이 창시하고 그리스인이 받아들였다고 헤로도토스는 쓰고 있다. 제일 앞의 여인은 오른손을 낙타 위에 얹고 있다. 여인들의 모습이 사막기후에 적응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복장을 하고 있다. 아랍문화와 관계없다. 그리고 그 묘사가 후대의 성모마리아상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 중요한 것은 이 장의 내용의 해석이다. 공관복음서는 다음과 같은 세팅 속에서 이 로기온을 원용하고 있다. 예수가 병고치심의 기적을 행하는 것을 보고, 바리새인들은 예수가 바알세불(바알신을 의미하는 어원으로부터 유래된 악의 힘의 수장)의 힘을 빌어 그러한 권능을 행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자 예수는 만약 내가 바알세불(사탄의 수장)의 힘을 빌어 사탄을 몰아내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사탄이 사탄을 탄압하는 꼴이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사탄의 왕국이 자멸할 것이 뻔하다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사탄의 왕국의 자멸과 더불어 하나님의 나라의 필연적 도래를 선포하는 것이다. 예수의 병고치심의 대부분이 병자의 몸에서 귀신을 몰아내는 엑소시즘(exorcism)의 형태였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논의에 이어 그 논의의 의미맥락 속에서 이 로기온자료가 동원되고 있다. ‘강한 자는 사탄이다. 요한계시록 20:2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다: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 그 놈을 잡아 일천 년 동안 결박하여 하여튼 메시아 시대에는 사탄을 결박시켜 감금시킨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게 하여 하늘나라가 방해를 안 받고 힘차게 전진한다는 것이다. 사탄은 하늘에서 쫓겨나 지상으로 내려와 인류를 거짓된 예배와 하나님에 대한 적극적 반역행동을 하도록 활동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그리스도의 권능으로써 사탄이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결박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아직 오지 않았다. 따라서 사탄의 결박도 미래적 사건이다. 이런 류의 공관복음서 해석은 이미 교회질서와 아포칼립스를 전제로 하고 있는 해석이다. 아버지의 나라는 이미 묵시론적 하늘나라로 변질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도마에는 예수의 엑소시즘이 없다. 예수는 마귀를 내쫓는 심령술사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아포칼립스의 긴박한 도래의 위협도 없다. 그러면 이 로기온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여기 이 로기온의 표현이 도둑질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예수운동의 주체세력을 도둑놈으로 상정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가 있다. 그러나 여기 도둑놈은 결코 하나의 은유적 표현일 뿐, 어떠한 도덕적 의미를 부여해서는 아니 된다. 이 로기온에서 도둑놈은 결코 부정적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질 않다. 여기 강한 자는 문자 그대로 강한 자이다. 즉 세속적으로 권세와 부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강자들이며 예수를 따르는 빈곤하고 소외된 자들을 탄압하는 자들이다. 예수운동은 강자에 의하여 억압받는 소외계층을 위한 운동이다.

 

여기 강자의 집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강자의 집 속에 약탈할 가치가 있는 귀중품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강자는 손이 풀려있으며 자유롭게 자신의 강권을 발동하여 귀중품을 보호할 수가 있다. 이것은 오늘날의 기득권자들(the Establishment)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강자들은 자신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자유로운 수단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강자들의 집을 약탈하기 위해서는 먼저 강자의 풀려있는 손을 묶어야 한다. 그들이 두 손을 쓰지 못하도록 그들을 결박하는 전략을 먼저 구사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그들의 양손을 묶어버리는 데 성공한다면 그들의 집을 강탈하는 것은 쉽게 성공할 수 있다.

 

이 메시지는 예수의 사회운동가로서의 전략적 측면을 말해주고 있다. 강자와의 무뎃뽀적인 대결은 백전백패의 결과만을 가져올 것이다. 예수운동의 리더들은, 그들이 처한 강자들의 사회를 접근하는 방식에 있어서 매우 현명하고 재치있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강자들의 두 손을 묶는 것이다. 살아있는 예수의 은밀한 말씀을 해석하고 추구하는 사람들은 우선 사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획해야 하며, 교묘한 지혜를 발휘하여 그들이 소기하는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예수운동의 오리지날한 성격이 단순히 소극적인 수행자전통과는 다른 강렬한 사회참여적 성격이 있었다는 것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팔미라의 바알신전(The Temple of Bel)의 규모를 보면(210×205m) 예루살렘성전의 규모가 얼마나 초라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구약성서에만 익숙한 사람들은, 야훼(여호와)에 비해 바알이 초라한 지역신인 것처럼 왜곡된 이미지를 갖기 마련인데 그것은 완벽하게 전도된 관념이다. 바알은 페니키아(가나안) 문명의 주신이며, 셈족 언어로는 바알(Ba‘al)이지만 바빌로니아어로는 벨(Bel)이 된다. 그것은 주님(Lord)이라는 뜻이다. 바빌론의 벨마르둑(Bel-Marduk)과도 일치하며, 희랍의 제우스(Zeus), 로마의 주피터(Jupiter)와도 동일시되었다. 야훼야말로 바알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시골구석 유대지방의 지역신에 불과했다. 예수는 이렇게 개명한 북방문화에 충분히 노출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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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본문

성경

주제상관도표

기독교성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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