Ⅴ. 맺음말
이상에서 본고는 「양사룡전」의 구성과 내용상의 특징을 파악하고, 그것을 저자의 의리론과 견주어 봄으로써 「양사룡전」의 입전의식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상 고찰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양사룡전」은 일반적인 효자전과 비교했을 때 2,703자나 되는 긴 분량으로 서술되어 있다.
둘째, 「양사룡전」의 도입부에는 하늘과 인간 사이의 정당한 관계 정립에 대한 철학적 의론이 제시되어 있다. 이 철학적 의론은 일반적인 효자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작품 전체를 통관하면서 서사를 이끌고, 주제를 형성해간다. 곧 도입부의 의론은 저자가 자신의 사유를 입전인물을 통해 입증해가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셋째, 「양사룡전」은 전주사람으로부터 들은 내용[본사1]과 자신이 직접 만나 대화한 내용[본사2]을 중첩하여 구성하였는데, 이러한 구성은 전주사람들의 전언과 양사룡 자신의 전언을 대비시키면서 양사룡의 효행을 강조하고 주제를 심화시키는 기능을 하였다. 서귀는 이러한 구성을 통해 「양사룡전」의 주제를 단순한 ‘효행의 권면’을 넘어 보다 포괄적이고 본원적인 차원으로 심화시켰다.
넷째, 「양사룡전」은 다양한 삽화를 활용하여 주제를 확장시켰다. 양사 룡의 부친인 양흔동의 삽화는 ‘천리지고(天理之固)’와 ‘인도지상(人道之常)’이라는 관점에서 이전까지 다루었던 효행과 선행의 문제를 의리의 문제로 확장시켰고, 남만국 삽화는 양사룡과 이기발의 신분을 넘어선 교감과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홍춘반 삽화는 마땅한 도리를 실천하는 인물들이 점증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다섯째, 「양사룡전」의 핵심적인 의사는 저자의 의리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양사룡이 자기가 천한 사람이라고 해서 하늘에 대한 보은을 모른 체 해선 안 된다는 것은 서귀 의리론의 ‘나인(那忍)’과 연결되고,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겠다는 다짐은 ‘당위소당(當爲所當)’의 정신과 연결되며, 오이를 정성껏 가꾸어 지친 행인들의 갈증을 풀어준 선행은 자신이 할 도리를 다하는 ‘진아(盡我)’와 연결된다.
여섯째, 이상의 고찰을 통해 볼 때, 「양사룡전」은 효행을 계몽적으로 권 면하는 일반적인 효자전의 주제와는 달리 하늘이 품부해준 바를 따라 마땅 히 할 수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인간상의 확립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요컨대, 서귀는 「양사룡전」을 통해 ‘진아(盡我)’의 실천자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확산하고자 했던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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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urpose of writing the story of Yang Sa-ryong[「양사룡전(梁四龍傳)」] that consider in terms of do one’s duty[盡我]
Kim, Hyoung-sool
This paper aims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the structure and contents, and the purpose of writing the Yang Sa-ryong’s story[「양사룡전(梁四龍傳)」]. The results of the study are as follows.
The Yang Sa-ryong’s story[「양사룡전(梁四龍傳)」] is written by Seogwi Lee gibal[西歸李起浡(1602~1662)] The Yang Sa-ryong’s story[「양사룡전(梁四龍傳)」] begins with a
philosophical argument for the establishment of a legitimate relationship between heaven and man. This beginning is hard to see in other works. And this introduction serves as a device for the author to prove his reasons through a preconceived character throughout the work. The Yang Sa-ryong’s story[「양사룡전(梁四龍傳)」] emphasizes Yang Sa-ryong's filial piety and deepen the various themes through the composition of overlapped narratives. The Yang Sa-ryong’s story[「양사룡전(梁四龍傳)」] extends the subject through various inserted stories. This composition is different from the typical filial tale. So, unlike the general story of the filial piety simply encourages filial piety, this story focuses on what the ideal human figure looks like. The topic of the story is closely related to the thoughts of the author's righteousness.
In conclusion, the author tried to establish a human figure who practices what he ought to do as the heaven gave it. In other words, the author tried to find a friend who did what he had to do through the story and tried to spread the justice he showed.
keywords: Seogwi(西歸), Lee gibal(李起浡), Yang Sa-ryong’s story[「양사룡전(梁四龍傳)」], filial piety, good deed, righteousness, cucumber, Righteousness relationship with the Ming Dynasty
접수일자: 2019. 3. 31. 심사기간: 2019. 4. 1.~2019. 5. 10. 게재결정: 2019. 5. 10. |
인용
Ⅰ. 머리말
Ⅲ. 「양사룡전」의 구성과 내용상의 특징
2. 중복 구성을 통한 주제의 심화와 특징적 인간상의 강조
Ⅳ. 서귀 이기발의 의리 정신과 「양사룡전」의 입전 의식
Ⅴ.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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