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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 ‘진아’ 정신으로 본 「양사룡전」의 입전의식 - Ⅰ. 머리말 본문

한문놀이터/논문

김형술, ‘진아’ 정신으로 본 「양사룡전」의 입전의식 - Ⅰ. 머리말

건방진방랑자 2022. 6. 1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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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아(盡我)’ 정신으로 본 양사룡전(梁四龍傳)의 입전의식

 

김형술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국문초록

 

 

본고는 양사룡전의 구성과 내용상의 특징을 파악하고 저자의 입전의식을 규명하고자 한 것이다. 양사룡전2,703자나 되는 긴 분량으로 구성과 내용에서 몇 가지 독특한 면모를 보인다.

첫째, 양사룡전은 하늘과 인간 사이의 정당한 관계 정립에 대한 철학적 의론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작품 전체를 통해 저자가 자신의 사유를 입전인물을 통해 입증해가는 장치로 기능한다.

둘째, 양사룡전은 중첩된 서사 구성을 통해 양사룡의 효행을 강조하고 주제를 심화시킨다.

셋째, 양사룡전은 다양한 삽화를 통해 주제를 확장시킨다. 이와 같은 구성상의 특징을 바탕으로 양사룡전은 내용과 주제의식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효자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효자전의 일반적인 주제 가 효행의 계몽적 권면이라면 양사룡전은 양사룡의 효행을 서사의 시발점으로 삼아 선행, 의리로 주제를 확장해가면서 종국에는 하늘과 정당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바람직한 인간상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런데 양사룡전에 담긴 핵심적인 사유는 저자인 서귀 이기발의 의리론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기발의 의리론은 마땅함을 기준으로 몇 가지 양상으로 표출되는데 첫째는 부당한 일에 대해 어찌 차마 그런 일을 하랴[那忍]’는 것이고, 둘째는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마땅히 하라[當爲所當, 當爲所能]’는 것이며, 셋째는 자신의 할 도리를 다하라[盡我]’는 것이다. 양사룡전에서 양사룡이 자기가 천한 사람이라고 해서 하늘에 대한 보은을 모른 체 해선 안 된다는 것은 나인(那忍)’과 연결되고, 스스로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겠다는 다짐은 당위소당(當爲所當)’의 정신과 연결되며, 오이를 정성껏 가꾸어 지친 행인들의 갈증을 풀어준 선행은 자신이 할 도리를 다하는 진아(盡我)’와 연결된다.

 

이렇게 볼 때 서귀 이기발은 양사룡전을 통해 하늘이 품부해준 바를 따라 마땅히 할 수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인간상의 확립하고자 하였다. 요컨대, 서귀는 양사룡전을 통해 盡我의 실천자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확산하고자 했던 것이다.

 

핵심어 : 서귀, 이기발, 양사룡전, , 선행, 의리, 오이, 전주, 대명의리

 

 

 

. 머리말

 

 

본고는 서귀(西歸) 이기발(李起浡, 1602~1662)양사룡전이 지닌 구성과 내용상의 특징을 파악하고, 양사룡전을 저술하게 된 동기를 저자가 지향했던 정신적 가치를 통해 구명하고자 한다. 이기발은 자()가 패연(沛然), ()가 서귀(西歸)서귀(西歸)라는 호는 시경(詩經)회풍(檜風)누가 장차 서쪽으로 돌아갈까, 좋은 소 리로 위로하리라[誰將西歸, 懷之好音]”에서 그 의미를 취한 것이다. ‘서쪽으로 돌아간다는 것 [西歸]’은 주나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이 시는 주나라의 도가 쇠미해져 감을 안타까워한다는 의미이다.이며 본관은 한산(韓山)이다. 목은(牧隱) 이색(李穡)11세손으로, 그의 집안은 증조부인 이치(李稺)가 선친 이수량(李守良)을 전주에 장사한 이래로 전주에 우거하게 되었다. 부친은 이극성(李克誠)이 고 모친은 전주가 본관인 최준극(崔峻極)의 따님인데, 모친은 일찍 과부가 되었지만 자식을 훌륭하게 길러내 신천우(愼天翊), 양만용(梁曼容)의 모친과 더불어 호남의 세 현모 중 한 분으로 일컬어졌다. 이극성과 최씨부인은 슬하에 32녀의 자식을 두었는데, 이기발은 3남 가운데 둘째로서 전주 황방산(黃方山) 활동리(闊洞里)에서 태어났다. 형은 이흥발(李興浡)이고, 아우는 이생발(李生渤)이다.

 

서귀는 26세에 문과에 급제한 이후 한림원 주서, 시강원 설서와 필선, 사헌부 지평, 사간언 정언 등의 청요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특유의 곧은 기개를 드러내었다【「연보에 의하면 34세 되던 1635, 당시 사헌부 지평이었던 이기발은 척신과 환관들의 도를 넘는 사치를 논핵하기도 하였고, 3월에는 폭우와 번개로 무너진 목릉(穆陵)과 혜릉(惠陵)을 대충 조사하고서 재해에 의한 붕괴라고 사실대로 보고했던 목릉참봉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했던 대신, 예조판서, 선공감제조를 논핵하기도 하였다.. 35세 되던 1636년의 일을 소개하면, 당시 대동찰방(大同察訪)이었던 이기발은 기자묘에 봉심하러 간 일이 있었는데 기자묘에 절을 하지 않았다. 함께 갔던 관찰사가 이유를 묻자 이기발은 절을 하는 것은 진실로 보통의 예법이지만, 절을 하지 않은 것에도 그만한 마음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嘗從方伯奉審箕子殿, 先生不拜. 伯問其故, 先生愀然對曰: “拜者固常禮也, 不拜者亦有其心也.” 蓋非其白馬朝周也, 座皆肅然敬歎.(西歸遺稿附錄 年譜). 이는 은나라 신하였던 기자가 주나라를 조회하러 간 일을 불사 이군(不事二君)이라는 절의에서 용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 이 해에, 말을 내놓으라고 재촉하는 오랑캐 사신에게 자신의 말을 오랑캐가 탈 수 없 다며 거부하자 사신단 10여 명이 칼을 뽑아 이기발의 책상을 내려치는데도 조금도 개의치 않았던 일도 있었다時値虜使往來, 責馬甚急. 先生不應曰我馬豈作虜奴乘耶”, 終不肯出給. 虜奴十餘輩, 拔劒亂入叫噪, 而擊先生坐前書案. 先生凝然不動, 虜奴相顧掉舌而退曰: “大人不可犯矣.”(西歸遺稿附錄 年譜).

 

이렇게 청에 대한 저항의식이 강렬했던 이기발은 163612병자호란이 발발하여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자 형 이흥발, 한림 양만용(梁曼容), 순창군수 최온(崔蘊), 찰방 유집(柳楫)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청주까지 진군하였다. 그러나 남한산성을 불과 50리 남겨둔 지점에서 청과의 강화(講和)가 성립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전주로 돌아와 황산(黃山) 아래 서귀(西歸)’라 편액한 뒤 은거에 들어갔다. 이후 서귀는 임금의 숱한 부름에도 자신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평생토록 일체의 출사를 거부한 채 제 자 교육을 소명으로 삼다 생을 마감하였다.

 

이기발의 문집인 서귀유고(西歸遺稿)는 전라도 병마절도사인 6대손 이승연(李承淵)이 가장초고(家藏草稿)를 바탕으로 편차하고 교정한 뒤, 1872년에 영초(潁樵) 김병학(金炳學, 1821~1879), 1873년에 경대(經臺) 김상현(金尙鉉, 1811~1890), 환재(瓛齋) 박규수(朴珪壽, 1807~1876)에게 서문을 받아 105책으로 편찬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노사(蘆沙) 기정진(奇正鎭, 1798~1879)의 교정을 거치고 1870년에 서문을 받아두었던 형 이흥발(李興浡)운암일고(雲巖逸藁)1책을 보태어 106책으로 1876년에 활자로 간행하였다. 서귀유고(西歸遺稿)7에는 두 편의 전이 실려 있는데 한 편이 본고의 대상인 양사룡전이고 나머지 한 편은 송경운전(宋慶雲傳)이다. 두 편의 전은 구성과 표현, 주제의식에 있어 빼어난 성취를 이루었음에도 이들 작품에 대한 연구는 대단히 공소하여 양사룡전은 아직 제출된 논문이 없고, 송경운전은 박희병 교수가 예인전을 연구한 논문의 일부로 소개되었을 뿐이다박희병 교수는 조선후기 예술가의 문학적 초상 : 藝人傳의 연구라는 논문에서 송경운전을 예인전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고도의 유기적 구성과 빼어난 표현미를 갖춘 작품으로 평가하였다. 박희병, 조선후기 예술가의 문학적 초상 : 藝人傳의 연구 , 대동문화연구24, 1990, 107~108.. 이에 본고는 일반적인 효자전에 비추어 양사룡전이 지닌 구성상의 특징과 그 의미를 파악하고, 이와 같이 독특한 전이 나오게 된 배경을 작가의 정신적 지향을 통해 밝히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양사룡전이 지닌 주제의식이 심화되고 그것을 잉태한 작가정신의 일단이 구명되길 기대한다.

 

 

 

 

인용

목차 / 원문

. 머리말

. 양사룡전의 구성과 내용 간개

. 양사룡전의 구성과 내용상의 특징

1. 철학적 의론을 제시한 도입부

2. 중복 구성을 통한 주제의 심화와 특징적 인간상의 강조

3. 다양한 삽화를 활용한 주제의 확장

. 서귀 이기발의 의리 정신과 양사룡전의 입전 의식

.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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