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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어째서 그러한가? 이 뭇 중생들은 다시는 아상ㆍ인상ㆍ중생상ㆍ수자상이 없을 것이며, 법의 상이 없을 뿐 아니라, 법의 상이 없다는 생각조차 없기 때문이다.
何以故? 是諸衆生, 無復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無法相亦无非法相.
하이고? 시제중생, 무복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무법상역무비법상.
이 글귀의 핵심은 ‘무법상역무비법상(無法相亦無非法相)’에 있다. 박테리아를 쳐부시는데 항생제만큼 좋은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항생제를 좋아해서 항생제를 계속 먹으면 그것이 더 큰 병을 불러 일으킨다. 공(空) 사상은 존재(存在)를 실체의 존속으로 파악하는 우리의 유병(有病)을 치료하는 데는 더 없는 좋은 약이다. 그러나 공 그 자체에 집착하면 더 큰 병이 생겨난다. 악취공(惡取空, dur-gṛhītā śūnyatā: 공의 이치에 대한 오해에서 일어나는 집착)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불교도들이나 스님들 중에 ‘해탈(mokṣa)한 체’ 거드름 피우는 자들이 많다. 이 모두 공병(空病)에 걸린 자들이다. 그런데 공병은 치료가 더 어렵다. 상식의 파괴가 아닌, 상식의 파괴를 파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법상(無法相)은 실체의 부정이다. 무비법상(無非法相)은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조차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무아(無我)’, 그것이 실체화되어 또 하나의 아(我)를 형성하면 곤란하다는 것이다. 서양에는 비교적 이러한 사상이 빈곤하다. 기독교가 천박한 전도주의에 머물고 있는 역사적 현실도 이런 깊은 생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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