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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누각에서 모시고 유람하다 시명을 이어 먼저 근체시 2수를 지어 기록하고 받들어 교정하길 구하였다. 퇴지의 ‘보낸 글은 흰 명주띠와 유사한데 모시옷으로 답한 것은 겸금을 넘어서네.’라고 지었는데 내 졸작이 어찌 감히 망령되이 흰 명주띠에 비견될 것인가? 다만 화답을 바랄 뿐 부끄러움의 땀이 흠뻑나는 걸 이기질 못하겠네.
배유한강루 승아명 선부근체시이수 녹봉구정 퇴지시왈 투장류호대 저답유겸금 복이졸작 안감망의호대 단기화교이 무임참한지지(陪遊漢江樓, 承雅命, 先賦近體詩二首, 錄奉求正. 退之詩曰: ‘投章類縞帶, 佇答逾兼金.’ 僕以拙作, 安敢妄擬縞帶? 但冀和敎耳, 無任慚汗之至.)
서거정(徐居正)
樓中佳麗錦筵開 樓外靑山翠似堆
風月不隨黃鶴去 烟波長送白鷗來
登臨酬唱三千首 賓主風流一百杯
更待夜深吹玉笛 月明牛斗共徘徊
漢江春漲綠葡萄 雨後新添復幾篙
一纜徐牽驚白鳥 三山高揷跨金鼇
銀盤細膾飛紅縷 玉斝香醪皺綠濤
星使文章驚滿座 詩成如我更麤豪
해석
樓中佳麗錦筵開 루중가려금연개 |
누각 속에선 아름답고 고운 화려한 잔치를 열었고 |
樓外靑山翠似堆 루외청산취사퇴 |
누각 밖에선 푸른 산 비취빛이 쌓인 듯하여라. |
風月不隨黃鶴去 풍월불수황학거 |
바람과 달은 누런 학 떠난 걸 따르지 않았고 |
烟波長送白鷗來 연파장송백구래 |
안개 낀 파도는 길게 흰 갈매기 보내오지. |
登臨酬唱三千首 등림수창삼천수 |
높이 올라 화답하며 지은 시는 3000수이고 |
賓主風流一百杯 빈주풍류일백배 |
손님과 주인의 풍류는 100잔의 술이라네. |
更待夜深吹玉笛 갱대야심취옥적 |
다시 이슥한 밤 기다리며 옥으로 만든 젓대 불어대니 |
月明牛斗共徘徊 월명우두공배회 |
달은 밝아 견우성과 북두성과 함께 배회하네. |
漢江春漲綠葡萄 한강춘창록포도 |
한강은 봄에 푸른 포도빛으로 불어났고 |
雨後新添復幾篙 우후신첨부기고 |
비 내린 후 새롭게 다시 몇 상앗대만큼 더해졌나? |
一纜徐牽驚白鳥 일람서견경백조 |
하나의 닻을 천천히 끄니 백조는 놀라고 |
三山高揷跨金鼇 삼산고삽과금오 |
삼산이 높이 솟으니 금빛 거북이가 타고 넘지. |
銀盤細膾飛紅縷 은반세회비홍루 |
은빛 소반의 잗다란 회는 붉은 실을 날리고 |
玉斝香醪皺綠濤 옥가향료추록도 |
옥잔의 향기로운 술은 푸른 파도를 일렁이네. |
星使文章驚滿座 성사문장경만좌 |
명나라 사신의 문장이 온 좌중을 놀라게 하는데 |
詩成如我更麤豪 시성여아갱추호 |
지은 시 중 내 시만이 더욱 거칠고 오만하기만 하구나. 『四佳詩集』 補遺二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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