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안연의 호학
11-6. 계강자(季康子)가 물었다: “제자 중에서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11-6. 季康子問: “弟子孰爲好學?” 공자가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안회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배우기를 너무도 좋아했지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명이 짧아 죽었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孔子對曰: “有顔回者好學, 不幸短命死矣! 今也則亡.” |
「옹야」 2와 동일사태의 이전(異傳)이다. 애공이 계강자로 대치되었고, 공자 말씀이 보다 간결하게 처리되었으나 그 심오한 맛인즉 못지 않다. ‘명이 짧아 죽었다’는 말과, ‘지금은 이 세상에 있지 않다’라는 말이 연거푸 반복되면서 기묘한 효과를 낸다. 깊은 아쉬움, 깊은 그리움,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아주 절망적인 탄식이 저 어두운 저승의 계곡에서 울려퍼지는 듯하다. 공자는 결코 운명주의자가 아니다. 그리고 동방인들은 결코 사람의 수명을 운명으로 생각하지만은 않았다. 인간의 실존의 책임의 한계 속에 들어있는 부분이 막대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간의 노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마지막 일순간의 절망감은 어찌할 수 없는 듯, 그것은 종교의 경지라기보다는 시(詩)의 경지라 해야 옳다.
‘호(好)’는 거성이다. ○ 범순부가 말하였다: “애공이 묻는 것과 계강자가 묻는 것이 동일한데, 그 대답인즉슨 상세하고 간결한 차이가 있는 것은, 신하로서 임금(애공)에게 대답할 때는 성의를 다해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요, 계강자 같은 대부의 경우에는 묻는 것에 대해서만 간결히 이야기해줄 뿐이니, 이는 가르침의 방법이다.”
好, 去聲. ○ 范氏曰: “哀公ㆍ康子問同而對有詳略者, 臣之告君, 不可不盡. 若康子者, 必待其能問乃告之, 此敎誨之道也.”
범순부의 주석이 매우 유치하다. 앞서 말했듯이 공관복음서의 양식비평(Formgeschichte, Form Criticism)과 같은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이 장으로부터 10장까지 안회의 죽음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수집되어 있다. 이 내용을 보아도 「선진(先進)」편의 파편들이 상당히 초전제자들의 오리지날한 전송 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1장의 자로가 귀신의 문제를 묻고 거기에 공자의 생과 사의 견해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안회의 죽음에 대한 부록적 성격이 있다. 그렇다면 6장을 공문 밖의 세간(世間)의 별전(別傳)으로 본다면 7장부터 11장까지는 한 그룹에서 전승되어온 한덩어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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