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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안연 제십이 - 편해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안연 제십이 - 편해

건방진방랑자 2022. 12. 6.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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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연 제십이(顏淵 第十二)

 

 

편해(篇解)

 

 

안연이라는 편명은 물론 상례(常例)에 따라 첫 구절 안연문인(顔淵問仁)’에서 머릿글자 두 개를 딴 것이지만 벌써 이 편명 하나에서 이 편의 성격이 다 간파될 수 있다. 우선 제자가 물은 것이다. 누구에게 뭘 물었나? 공자에게, ()을 물은 것이다. 우선 안회라는 인물은 공단 내에서 가장 중후한 제자이다. 그리고 또 인()이라는 것은 공단이 추구한 가치 중에서 가장 중후한 주제이다. 그러니까 중후한 제자들 이 중후한 테마들에 관하여 공자에게 묻고 그것에 대해 공자가 답하는 문답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제문답(師弟問答) 형식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타 파편도 사제문답이 아닐지라도 대부분이 문답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냥 일 방적인 공자의 격언적인 자왈(子曰) 형식이 4(12131516), 그리고 증자왈(曾子曰) 1(24)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문답형식에 대한 참고자료로서 부가된 성격의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사제문답을 집중적으로 모은 이러한 독특한 편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료한 정답이 있는 것이지만, 우선 전편을 개관해보면 그 대화의 질감이나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나 언어의 사용방식이 상론(上論)의 오리지날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최소한 45전 이하 제자 세대에서, 그러니까 맹자시대나 그 이후에 편찬된 것이라는 심증을 굳히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 편이 편찬된 목적은 매우 명료해진다. 중후한 제자들로 하여금 당대에까지 문제가 되고 있던 공문의 주제들을 공자에게 묻게 함으로써 아이덴티티 크라이시스(identity crisis)를 느끼고 있던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학단의 사람들에게 공문의 학문의 성격을 명확하게 재인식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 이 편에 등장하는 제자들은 안연(顔淵)ㆍ중궁(仲弓)ㆍ사마우(司馬牛)ㆍ자장(子張)ㆍ자공(子貢)ㆍ번지(樊遲)ㆍ증자(曾子) 7명이며, 공자와 제자간의 문답이 24장 중 12장을 차지한다(123467101420212223). 그리고 정치가와 공자의 대화가 4(11171819), 정치가와 공자 제자의 대화가 2(89), 공자 제자끼리의 대화가 1(5), 공자의 단독 말씀이 4(12131516), 증자의 문하에서 기록된 증자의 말이 1(24)이다. 그러니까 문답형식을 취한 장이 19장이다.

 

문답이 애매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특정한 주제에 한정하여 질문하며 그에 대한 대답도 명석하다. 그 주제는 구체적인 사건이 아니라 공문의 성격을 대변할 수 있는 추상적 주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 123), 군자(君子: 4), (: 6), (: 711141719), 치도(治盜: 18), (: 20), 숭덕변혹(崇德辨惑: 1021), 인과 지(: 22), (: 23) 등이다. 편수(篇首)123 3장과 편말(篇末)2224장이 인()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편집자는 역시 공문의 가장 주된 테마가 인()이라고 보았고, 그 인()의 카테고리 속에서 여타 주제를 포섭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24장의 출처에 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9의 애공과 유약의 문답, 11의 제나라 경공과 공자의 문답, 171819의 강자와 공자의 문답, 모두 5장은 공자(孔子)’라는 객관화된 표현을 쓰고 있어, 공문 밖에서 세간에 전승된 자료일 수가 있다. 24장은 물론 증자 문인들에 의하여 전하여진 후대의 기록으로 공문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그러나 이 6장을 제외한 나머지 18장은 공자 만년의 공숙에 모인 직전제자들의 전송에 기초하고 있다고 상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나긴 세월을 거치면서 어떠한 윤색을 거쳤는지에 관해서는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이상은 대체로 키무라의 설에 기초하였다).

 

브룩스는 이 편의 상당 부분에 맹자의 사상이 반영되어 있을 수 있다고 말하나 그것은 하나의 가벼운 시사에 그치는 말일 뿐이다. 하여튼 맹자시대의 격동적인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이 편을 읽는 것도 하나의 관점이 될 수 있다.

 

공문의 추상적 주제들이 단도직입적으로 질문되고 그에 대한 대답이 매우 도식적인(schematic)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도학자들의 구미에 잘 맞는 장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의 속유들이 좋아했던 편이리라.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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