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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안연 제십이 - 11. 주어진 신분답게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안연 제십이 - 11. 주어진 신분답게

건방진방랑자 2022. 12. 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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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주어진 신분답게

 

 

12-11. ()나라 경공(景公)이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다.
12-11. 齊景公問政於孔子.
 
공자가 대답하였다: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답고, 아버지가 아버지답고, 아들이 아들다우면 정치는 잘 돌아가게 되어있는 것이오이다.”
孔子對曰: “君君, 臣臣, 父父, 子子.”
 
경공이 기뻐 말하였다: “좋구나! 그대의 말이여! 진실로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고,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못하고, 아들이 아들답지 못하다면, 곡식이 쌓여있다 한들 내 어 찌 그것을 먹고 즐기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公曰: “善哉! 信如君不君, 臣不臣, 父不父, 子不子, 雖有粟, 吾得而食諸?”

 

제나라는 지금 산동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방의 대국, 강태공의 나 라! 임치(臨淄)를 수도로 하고 있다. BC 547년부터 490년까지 지겨웁게도 58년 동안이나 군주를 해먹은 사람이 바로 이 경공이다. 재위기간이 53년에 달하는 우리나라 영조보다도 길게 재위했으나 영조만큼도 영민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하긴 영조라고 해봐야 조선말기의 국권의 기초를 근원적으로 바로잡지는 못했으니 더 영민하다고 말할 건덕지도 없다. 경공은 우유부단했고, 여유는 있었으나 사적인 물욕만 강한 인물이었다. 이 대화가 공자 35세의 젊은 나이에 이루어진 것으로 공자세가(孔子世家)는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공의 재위 31년째 되는 해, BC 517년의 사건이 되지만, 세가의 기록은 본시 드라마라서 신빙성이 부족하다. 공자 생애의 언제 이 대화가 이루어졌는지는 미지수. 하여튼 패기 찬 젊은 공자의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나는 번역문에서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라는 존칭을 쓰지 않았다. 젊은 날의 기지가 번뜩이던 철학적 구상! 이 정명론(正名論)으로 불리는 유명한 구절에 대한 해석은 철학서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리 지고한 사상을 이야기해도 그것을 듣는 자가 평범하면, 자기 수준에서 평범하게 해석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경공의 대답은 그러한 코미디의 일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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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 본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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