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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양혜왕장구 하 - 9. 내 말만 따르라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양혜왕장구 하 - 9. 내 말만 따르라

건방진방랑자 2022. 12. 1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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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내 말만 따르라

 

 

1b-9. 맹자께서 제선왕을 뵈었을 때 말을 거시었다: “왕께서 지금 거대한 궁실(宮室)을 지으려고 하신다면, 반드시 궁정의 도목수로 하여금 거대한 목재를 구해오도록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도목수가 마침 거대한 목재를 구해오면 왕께서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시고 야아~ 이만 하면 됐구나! 그 임무를 감당하겠구나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원목재라는 것도 반드시 다듬어야 하는데 목장인들이 그것을 다듬다가 쬐끄맣게 만들어버리면 왕께서는 핏대가 나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목재로는 내가 지으려는 집을 지을 수가 없겠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대저 사람이 어려서부터 인의를 익히고 실력을 쌓아 장성하여 큰 재목이 되어 자기가 배운 것을 한번 세상에 펼쳐보려고 하는데, 왕께서 말씀하시기를, ‘야 임마, 네가 여태까지 배운 것은 소용없으니 그것은 제켜두고 내가 말하는 것을 따르라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은 큰 재목을 깎아 쓸모없는 작은 목재로 만들어버리는 것과 무엇이 다르오리이까?
1b-9. 孟子見齊宣王曰: “爲巨室, 則必使工師求大木. 工師得大木. 則王喜, 以爲能勝其任也. 匠人斲而小之, 則王怒, 以爲不勝其任矣. 夫人幼而學之, 壯而欲行之. 王曰 姑舍女所學而從我’, 則何如?
 
지금 여기 다듬어지지 않은 비싼 원석의 옥이 있다고 합시다. 그것이 만일(萬鎰)금전의 단위로서 황금의 엄청난 양, 고가를 나타냄이나 나가는 고가의 물건이라서 함부로 남에게 내어주기도 조심스러운 물건입니다만 왕께서는 그것이 원석인 이상 그 가치를 빛내기 위해서는 전문가인 옥인(玉人)에게 조탁(彫琢)케 하지 않으실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나 라를 다스리시는 데 있어서는 저같은 사람에게 말씀하시기를, ‘자네가 여태까지 배운 인의(仁義)의 도()는 소용이 없으니 그것일랑 제켜놓고 내가 말하는 것을 따르시오라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은 전문가인 옥인에게 옥을 조탁하는 방법을 교수하겠다고 하시는 것과 무엇이 다르오리이까?”
今有璞玉於此, 雖萬鎰, 必使玉人彫琢之. 至於治國家, 則曰 姑舍女所學而從我’, 則何以異於敎玉人彫琢玉哉?”

 

많은 역자들이 이 문단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애매하게 번역하는데, 맹자의 논리의 맹렬함은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은 훌륭한 비유의 활용이라고 생각한다. 인재를 쓴다고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1b-7의 논의와 상통하는 주제의식이 있다.

 

그 사람이 평생을 갈고 닦아온 장처(長處)를 활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전혀 엉뚱한 틀 속에 인재를 가두어 병신으로 만드는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전문가들의 전공소양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식의 개구라를 관철시키려는 정치지도자들을 얼마나 많이 보아왔는가? ‘준비된 대통령이니 하면서 개구라를 피워 나라 경제의 근간을 불건전한 방향으로 흐트러놓고, ‘나는 정치구단운운하면서 절호의 절기에 엉뚱한 정책결단을 내려 남북문제ㆍ대미관계를 망가뜨리고, ‘나는 다 해보았다고 막말하는 무소불위의 무지스러움으로써 국가의 기간을 엉망으로 만들고 국고를 탕진하는 슬픈 광경들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만 했던 벙어리냉가슴들의 이 과연 어떠한 한()이 되어 이 민족의 역사에 아롱질 것인가! 맹자의 탄식을 다시 한 번 새겨볼 수밖에 없다. 9장의 대화는 맹자가 일방적으로 말을 건 것처럼 되어있다. 그리고 내용상으로 볼 때도, 제선왕이 맹자에게 인간적으로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는 느낌이 든다. 거의 제나라를 떠나가야만 하는 상황을 암시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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