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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구 - 하야방연암장인기(夏夜訪燕巖丈人記)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이서구 - 하야방연암장인기(夏夜訪燕巖丈人記)

건방진방랑자 2021. 11.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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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에 연암 어르신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다

하야방연암장인기(夏夜訪燕巖丈人記)

 

이서구(李書九)

 

 

季夏之弦, 步自西隣, 燕巖丈人. 時微雲在天, 林月蒼翳. 鍾聲初起, 其始也殷殷, 其終也泛泛, 若水漚之方散. 意以爲丈人在家否, 入其巷, 先覘其牖, 燈照焉.

入其門, 丈人不食已三朝矣, 方跣足解巾, 加股房櫳, 與廊曲賤隸相問答. 見余至, 遂整衣坐, 劇談古今治亂及當世文章名論之派別同異, 余聞而甚奇之也.

時夜已下三更. 仰見窓外, 天光焂開焂翕, 輕河亙白, 益悠揚不自定. 余驚曰: “彼曷爲而然?” 丈人笑曰: “子試觀其側.” 蓋燭火將滅, 焰動搖益大. 乃知向之所見者, 與此相映徹而然也.

須臾燭盡. 遂兩坐黑室中, 諧笑猶自若. 余曰: “昔丈人與余同里, 嘗雪夜訪丈人, 丈人爲余親煖酒. 余亦手執餠, 爇之土爐中, 火氣烘騰, 余手甚熱, 數墮餠于灰, 相視甚歡. 今幾年之間, 丈人頭已白, 余亦髭髮蒼然矣.” 因相與悲歎者久之.

是夜後十三日而記成. 燕巖集卷之三

 

 

 

 

 

 

해석

季夏之弦, 步自西隣,

음력 6월 초 서쪽 이웃으로부터 걸어서

 

燕巖丈人.

연암 어르신의 집을 방문했다.

 

時微雲在天, 林月蒼翳.

그때 엷은 구름이 하늘에 있어 숲의 달은 푸르게 가려졌다.

 

鍾聲初起, 其始也殷殷,

종소리는 처음에 들리다가 비로소 은은해지더니

 

其終也泛泛, 若水漚之方散.

나중엔 공중에 떠다니듯 들리니 마치 물갈매기가 곧 흩어지는 것 같았다.

 

意以爲丈人在家否, 入其巷,

어르신이 집에 있는지 아닌지 생각하며 거리에 들어서서

 

先覘其牖, 燈照焉.

먼저 그 창문을 엿보니 등불이 비추고 있었다.

 

入其門, 丈人不食已三朝矣,

그 문에 들어가니 어르신께선 끼니를 이미 3일 아침 간 드시지 않았고

 

方跣足解巾, 加股房櫳,

곧 맨발로 망건을 벗고서 창턱에 발을 올린 상태로

 

與廊曲賤隸相問答.

행랑채 구석에 사는 머슴낭곡천예(廊曲賤隸): 행랑채 구석방에 사는 신분이 미천한 하인배를 가리킨다과 서로 문답을 하고 계셨다.

 

見余至, 遂整衣坐,

내가 도착한 걸 보고선 마침내 옷을 단속하고 앉아

 

劇談古今治亂及當世文章名論之派別同異,

고금의 다스려지거나 어지러워진 역사와 당대 문장이론의 갈래 나누어진 다름과 같음을 극렬히 말씀하셨고

 

余聞而甚奇之也.

나는 듣고서 매우 그걸 기이하게 여겼다.

 

時夜已下三更.

이때는 밤이 이미 삼경이 지났다.

 

仰見窓外, 天光焂開焂翕,

우러러 창밖을 보니 하늘빛이 갑자기 열렸다가 갑자기 하나가 되어

 

輕河亙白, 益悠揚不自定.

가벼운 은하수가 서로 하얗게 되더니 더욱 아득히 날려 스스로 정해진 곳이 없어졌다.

 

余驚曰: “彼曷爲而然?”

내가 놀라서 저것은 어찌하여 저렇게 되는 것입니까?”라고 여쭈었다.

 

丈人笑曰: “子試觀其側.”

어르신께서 웃으시며 자네는 시험 삼아 그 곁에 보시게.”라고 말씀하셨다.

 

蓋燭火將滅, 焰動搖益大.

대체로 등불의 불빛이 장차 사그라들려 불꽃 움직임의 흔들림이 더욱 거세졌다.

 

乃知向之所見者, 與此相映徹而然也.

그래서 예전에 보았던 것을 알아 이것과 서로 비추어 통하여 그런 것이었다.

 

須臾燭盡.

잠깐 사이에 등불이 다했다.

 

遂兩坐黑室中, 諧笑猶自若.

마침내 둘이 암흑 같은 방에 앉아 화기애애하게 웃게 되니 절로 그러한 듯했다.

 

余曰: “昔丈人與余同里,

내가 말씀드렸다. “옛날에 어르신과 저는 같은 마을에 살 때

 

嘗雪夜訪丈人, 丈人爲余親煖酒.

일찍이 눈 내린 밤에 어르신을 방문했는데 어르신은 저를 위해 친히 술을 데워주셨습니다.

 

余亦手執餠, 爇之土爐中,

저 또한 손으로 떡을 잡고 흙난로 속에서 데우는데

 

火氣烘騰, 余手甚熱,

불기운이 타고 올라와 저의 손이 매우 뜨거워

 

數墮餠于灰, 相視甚歡.

자주 떡을 재로 떨어뜨리니 서로 보며 매우 기뻐했습니다.

 

今幾年之間, 丈人頭已白,

이제 몇 해 사이에 어르신의 머리엔 이미 흰 머리가 나고

 

余亦髭髮蒼然矣.”

저 또한 수염과 머리가 푸르스름해졌습니다.”

 

因相與悲歎者久之.

이 말에 따라 서로 슬퍼하고 탄식하길 오래도록 했다.

 

是夜後十三日而記成. 燕巖集卷之三

이 밤 이후로 13일이 흘러 기록이 완성되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酬素玩亭夏夜訪友記

웃음과 역설의 시공간 /

1. 사흘을 굶고 머슴과 친해진 연암

2. 켜진 촛불 속 희망과 꺼진 촛불 속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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