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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 소단적치인(騷壇赤幟引)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박지원 - 소단적치인(騷壇赤幟引)

건방진방랑자 2021. 11. 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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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합격자 모범답안 모음집을 보는 자세

소단적치인(騷壇赤幟引)

 

박지원(朴趾源)

 

 

글짓기와 병법의 유사점

善爲文者, 其知兵乎. 字譬則士也, 意譬則將也, 題目者, 敵國也; 掌故者, 戰場墟壘也.

束字爲句, 團句成章, 猶隊伍行陣也; 韻以聲之, 詞以耀之, 猶金皷旌旗也. 照應者, 烽埈也; 譬喩者, 遊騎也. 抑揚反復者, 鏖戰撕殺也; 破題而結束者, 先登而擒敵也. 貴含蓄者, 不禽二毛也; 有餘音者, 振旅而凱旋也.

 

염파와 조괄의 차이 속에 글짓기의 이치가 숨어 있다

長平之卒, 其勇㥘非異於昔時也; 弓矛戈鋋, 其利鈍非變於前日也. 然而廉頗將之, 則足以制勝; 趙括代之, 則足以自坑.

故善爲兵者, 無可棄之卒; 善爲文者, 無可擇之字. 苟得其將, 則鉏耰棘矜, 盡化勁悍, 而裂幅揭竿, 頓新精彩矣; 苟得其理, 則家人常談, 猶列學官而童謳里諺, 亦屬爾雅矣. 故文之不工, 非字之罪也.

 

갈 길을 분명히 하고 요령을 터득할 때 글이 된다

彼評字句之雅俗, 論篇章之高下者, 皆不識合變之機, 而制勝之者也.

譬如不勇之將, 心無定策, 猝然臨題, 屹如堅城, 眼前之筆墨, 先挫於山上之草木, 而胸裏之記誦, 已化爲沙中之猿鶴矣.

故爲文者, 其患常在乎自迷蹊逕, 未得要領. 夫蹊逕之不明, 則一字難下, 而常病其遲澀; 要領之未得, 則周匝雖密, 而猶患其踈漏. 譬如陰陵失道而名騅不逝, 剛車重圍而六騾已遁矣.

苟能單辭而挈領, 如雪夜之入蔡; 片言而抽綮, 如三皷而奪關, 則爲文之道如此而至矣.

 

이재성이 모아 만든 과거 합격자 답안지는 참고만 하길

友人李仲存集東人古今科軆, 彙爲十卷, 名之曰騷壇赤幟

嗚呼! 此皆得勝之兵而百戰之餘也. 雖其軆格不同, 精粗雜進, 而各有勝籌, 攻無堅城. 其銛鋒利刃, 森如武庫, 趨時制敵, 動合兵機.

繼此而爲文者, 率此道也, 定遠之飛食, 燕然之勒銘, 其在是歟. 其在是歟.

雖然, 房琯之車戰, 效跡於前人而敗; 虞詡之增竈, 反機於古法而勝, 則所以合變之權, 其又在時而不在法也. 燕巖集卷之一

 

 

 

 

 

 

해석

 

글짓기와 병법의 유사점

 

善爲文者, 其知兵乎.

잘 글을 짓는 사람은 병법을 아는가.

 

字譬則士也, 意譬則將也,

글자는 비유하면 병사이고 뜻은 비유하면 장수이며

 

題目者, 敵國也; 掌故者, 戰場墟壘也.

제목이란 것은 적의 나라이고 전고를 끌어 쓰는 것은 싸움터의 진이다.

 

束字爲句, 團句成章,

글자를 붙여 글귀를 만들고 글귀를 완만히 하여 글을 이루니

 

猶隊伍行陣也;

대오와 항진과 같고,

 

韻以聲之, 詞以耀之,

음으로 소리 내고 말로 빛나게 하니

 

猶金皷旌旗也.

징과 북과 깃발 같다.

 

照應者, 烽埈也; 譬喩者, 遊騎也.

조응하게 하는 건 봉화이고 비유하는 건 돌아다니는 기마다.

 

抑揚反復者, 鏖戰撕殺也;

억양하고 반복하는 것은 모두 죽을 때까지 끌어내 죽이는 것이고

 

破題而結束者, 先登而擒敵也.

제목을 파자파제(破題): 글의 모두(冒頭)에 제목의 의미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을 말함. 명청대 과거시험에서는 팔고문(八股文)의 처음 두 구절을 파제라고 하였는데, 뒤에는 사작(寫作)의 한 법식으로 자리 잡았다한 후 엮는 것은 먼저 성벽에 올라 적을 사로잡는 것이다.

 

貴含蓄者, 不禽二毛也;

함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노인이모(二毛): 머리카락의 색이 검은 것과 흰 것이 섞인 것으로, 노인을 뜻함을 붙잡지 않는 것이고,

 

有餘音者, 振旅而凱旋也.

여음이 있는 것은 군대의 의기를 떨치며 개선하는 것이다.

 

 

 

염파와 조괄의 차이 속에 글짓기의 이치가 숨어 있다

 

長平之卒, 其勇㥘非異於昔時也;

저 장평(長平)진나라의 침입을 받은 한나라를 구하기 위해 조나라가 파견한 군대가 있던 곳. 염파가 지위하다가 조괄에 넘기게 되었고 패배하게 됨에서 조나라의 졸개들의 용기와 겁냄이 옛날과 다르지 않았고

 

弓矛戈鋋, 其利鈍非變於前日也.

활과 창과 작은 창의 날카로움과 둔함이 옛날과 변함이 없었다.

 

然而廉頗將之, 則足以制勝;

그러나 염파가 거느리면 족히 승리할 수 있었지만

 

趙括代之, 則足以自坑.

조괄이 대신하면 족히 스스로 구덩이에 파묻혔다진나라 왕흘(王紇)이 조나라를 침략하자 노장 염파(廉頗)는 성을 굳게 지키며 저들의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 아무리 도발해도 응전해올 기미가 없자 진나라는 염파가 겁을 집어먹고 싸우지 않는다면서, 자신들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그까짓 늙은 염파가 아니라 젊고 유능한 조괄(趙括)이 장수가 되는 것이라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유언비어에 현혹되어 조나라 왕은 그 어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괄을 장수로 임명하였다. 조괄은 부임 즉시 명령체계를 바꾸고 중간 지휘관을 교체하여 바로 전쟁에 임하였다가, 몰래 명장 백기(白起)로 장수를 교체한 진나라의 유인에 걸려 조나라 40만 대군을 하루아침에 잃고 말았다. 이후 조나라는 다시 일어서지 못하였다.

 

故善爲兵者, 無可棄之卒;

그러므로 잘 병법을 운용하는 사람은 버릴 졸개가 없고

 

善爲文者, 無可擇之字.

잘 글을 짓는 사람은 선택할 글자가 없다.

 

苟得其將, 則鉏耰棘矜, 盡化勁悍,

진실로 장수를 얻으면 호미와 곰방메와 창이 모두 굳세고 사나운 것으로 변해

 

而裂幅揭竿, 頓新精彩矣;

헝겊을 찢고 장대에 걸더라도 갑자기 정미로운 채색으로 새로워지고

 

苟得其理, 則家人常談,

진실로 이치를 얻으면 가족의 일상적인 말도

 

猶列學官而童謳里諺, 亦屬爾雅矣.

오히려 학교에 열거할 만하고 동요나 속담 또한 우아한 말에 속하게 된다.

 

故文之不工, 非字之罪也.

그러므로 문장이 잘 지어지지 않는 것은 글자의 문제가 아니다.

 

 

 

갈 길을 분명히 하고 요령을 터득할 때 글이 된다

 

彼評字句之雅俗, 論篇章之高下者,

저 글자와 글귀의 우아함과 속됨을 평가하고 편장(篇章)의 좋고 나쁨을 논하는 사람은

 

皆不識合變之機, 而制勝之者也.

모두 합하여 변하는 기미합변(合變): 상황에 따라 변화하여 달라짐을 말한다. 사기(史記)에서 왕이 염파를 대신하여 조괄을 쓰려 하자 인상여(藺相如)가 조괄은 한갓 제 아비의 글로 전하는 것을 읽어 교주고슬(膠柱鼓瑟)함과 같을 뿐 합변은 알지 못한다고 한데서 따온 것이다와 승리를 제어하는 권도(權道)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譬如不勇之將, 心無定策,

비유하면 용감하지 않은 장수가 마음에 정해진 계책도 없는 것 같아

 

猝然臨題, 屹如堅城,

갑자기 제목을 보고 우뚝 솟은 견고한 성처럼 느껴져

 

眼前之筆墨, 先挫於山上之草木,

눈앞의 붓과 먹이 먼저 산 위의 초목에 꺾여버리고()나라 때 부견(苻堅)이 군대를 일으켜 성에 올라 왕사를 바라보매 부진(部陣)이 정제되고 군대는 정예로와 주눅이 들었는데, 또 북으로 팔공산 위의 초목을 바라보니 모두 사람의 모습과 같은 지라 군대가 주둔하여 에워싼 것으로 알았다는 고사,

 

而胸裏之記誦, 已化爲沙中之猿鶴矣.

가슴 속 기억하고 외운 게 이미 모래 속의 원숭이와 학으로 변해버린다주목왕(周穆王)이 남정(南征) 가서 군대가 모두 죽어, 군자는 원숭이와 학이 되고, 소인은 벌레와 모래가 되었다는 고사.

 

故爲文者, 其患常在乎自迷蹊逕,

그러므로 글을 짓는 사람의 근심은 항상 스스로 지름길을 몰라

 

未得要領.

요령을 얻지 못하는 데에 있다.

 

夫蹊逕之不明, 則一字難下,

일반적으로 지름길이 분명치 않으면 한 글자도 쓰기 어려워

 

而常病其遲澀;

항상 더디고 떫음이 문제가 되고

 

要領之未得, 則周匝雖密,

요령이 얻어지지 않으면 포위한 것이 비록 정밀해도

 

而猶患其踈漏.

오히려 듬성듬성 새어나감이 걱정된다.

 

譬如陰陵失道而名騅不逝,

비유하면 항우가 음릉에서 길을 잃자 명마인 추가 나아가지 않고항우(項羽)가 해하(垓下)에서 사면초가의 포위를 뚫고 달아나다가 음릉에서 농부가 길을 거짓으로 가르쳐 주는 바람에 반대 반향으로 가서 늪에 빠졌다. 한병(漢兵)의 추적을 받자 마침내 자기 목을 찔러 자살하면서 力拔山兮氣蓋世 時不利兮騅不逝 不逝兮可奈何 虞兮虞兮奈若何라고 노래한 데서 나온 말.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모습

 

剛車重圍而六騾已遁矣.

곽거병이 무강거로 선우를 포위했지만 선우는 여섯 말 노새로 이미 도망간 것한무제 때 표기장군(驃騎將軍) 곽거병이 무강거(武剛車)로써 흉노의 선우를 겹겹이 포위하였으나, 선우(單于)가 여섯 마리의 노새가 끄는 수레를 타고 수백기만을 거느린 채 한군의 포위를 뚫고 달아나버린 고사. 뜻이 성글어 독자가 이해하지 못함과 같다.

 

苟能單辭而挈領, 如雪夜之入蔡;

만약에 짧은 글로 요령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눈 내리는 밤에 채주에 들어간 것당 헌종 때 오원제(吳元濟)란 자가 채주(蔡州)에서 반란을 일으켜 여러 해 웅거하매, 나라에서는 여러 차례 관군을 파견하였으나 모두 패하고 말았다. 이에 이소(李愬)가 자청하여 토벌의 책임을 맡아서는, 싸움할 의사 없음을 보여 적을 방심시키고, 적장 중에 투항해 오는 자를 극진히 대접하여 적정을 파악한 후, 폭설이 내리던 밤 군사가 열에 한둘이 얼어죽는 추위를 무릅쓰고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채성(蔡城)을 함락시켜 오원제를 사로잡아 토벌한 고사과 같고,

 

片言而抽綮, 如三皷而奪關,

한 마디 말로 핵심을 추려내는 것은 세 번 북을 쳐 관문을 빼앗은 것과 같으니()나라 장수 조귀(曹劌)가 제()와 장작(長勺)에서 싸울 때 노장공(魯莊公)이 북을 치려 하자 만류하고는 제나라 사람이 북을 세 번 친 뒤에야 치게 하여 마침내 승리를 거둔 고사. 나중에 장공이 연유를 묻자, 그는 대저 전쟁은 기운을 용감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 번 북을 치면 기세가 올라가나, 두 번 치게 되면 시들해지고, 세 번 치면 다하게 됩니다. 저들은 다하였고, 우리는 가득한 까닭에 이긴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則爲文之道如此而至矣.

글을 짓는 방법이 이와 같을 때 극치에 이른다.

 

 

 

이재성이 모아 만든 과거 합격자 답안지는 참고만 하길

 

友人李仲存集東人古今科軆, 彙爲十卷,

벗 중존 이재성이중존(李仲存): 이재성(李在誠)의 자로, 연암의 처남이자 연암의 지우다이 우리나라 예와 지금의 과거 모범답안을 모아 분류하여 10권으로 만들었고

 

名之曰騷壇赤幟

그것을 소단적치(문인들이 승리하는 비기라는 뜻)라 이름 지었다.

 

嗚呼! 此皆得勝之兵而百戰之餘也.

! 이것이 모두 이긴 병법과 100번 싸운 나머지 결과를 얻은 것이다.

 

雖其軆格不同, 精粗雜進,

비록 문체와 격식이 같지 않고 정밀함과 거침이 섞여 나왔지만

 

而各有勝籌, 攻無堅城.

각각 승리하는 계책이 있어서 공격함에 견고한 성이랄 게 없다.

 

其銛鋒利刃, 森如武庫,

날카로운 칼과 예리한 칼날이 삼엄하기가 무기고 같아

 

趨時制敵, 動合兵機.

때에 따라 적을 제압하여 움직이면 병법의 기미에 합해진다.

 

繼此而爲文者, 率此道也,

이런 내용을 이어 글을 짓는 사람이 이 도를 따른다면

 

定遠之飛食,

정원후 반초가 날아서 먹고후한인(後漢人) 반초(班超)가 젊은 시절 관상을 보러 갔더니, “그대는 제비턱에 범의 목으로, 날아서 고기를 먹을 상이니, 동리후(萬里侯)에 봉해질 사람[, 燕頷虎頭, 飛而食肉, 萬里侯相也]”이라고 말한 데서 나온 말

 

燕然之勒銘,

연연산에 반고가 새긴 비석후한 효화황제(孝和皇帝) 때 두헌(竇憲)과 경병(耿秉)이 흉노 북선우(北單于)를 크게 물리치고, 국경에서 3천 리 떨어진 연연산(燕然山)에 올라 반고(班固)에게 명하여 짓게 하여, 돌에 한나라의 위덕(威德)을 새겨 놓고 돌아온 고사에서 나온 말

 

其在是歟. 其在是歟.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있을 것이다.

 

雖然, 房琯之車戰,

비록 그렇다 해도 방관의 전차전당나라 숙종 때 방관(房琯)이 적당(賊黨) 진도사(陳濤斜)의 토벌을 자청하여 가서, 춘추시대의 전법대로 수레 이천 승으로 병영을 에워싸게 하고 기병과 보병을 그 사이에 있게 하였는데, 적이 바람을 타고 불을 놓아 4만의 군사를 모두 죽여 대패하였다

 

效跡於前人而敗;

자취가 앞 사람을 본받아 패했고

 

虞詡之增竈, 反機於古法而勝,

우후의 부뚜막을 늘림제나라 손빈이 위나라 방연(龐涓)을 칠 때, 부뚜막 숫자를 줄여 적을 방심케 하여 이겼는데, 후한 때 우후는 강인(羌人)을 치면서 반대로 부뚜막 숫자를 날마다 배로 늘여서 크게 이겼다은 옛 법에 반대로 했지만 이겼으니,

 

則所以合變之權,

합하여 변하는 권도는

 

其又在時而不在法也. 燕巖集卷之一

또한 때에 달려 있지 방법에 달려 있지 않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과정록 4

역설의 시공간 연암체 실체 / 은유로 담다

1. 모범답안을 모아 합격집을 만들다

2. 글쓰기와 병법 운용의 공통점

3. 글쓰기와 병법 운용의 공통점

4. 글쓰기와 병법 운용의 공통점

5. 글이 좋지 않은 건 글자의 잘못이 아니다

6. 글쓰기에 상황만 있을 뿐 정해진 법칙은 없다

7. 주제를 뚜렷하게 세우고 글을 쓰라

8. 모범답안을 맹종치 말고 글의 결을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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