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눈물을 드리우지 않고 이별의 절절한 감정을 담아낸 시
1. 정포(鄭誧)의 「양주객관별정인(梁州客館別情人)」 감상하기
五更燈影照殘粧 | 3~5시에 등불 그림자에 지워진 화장 비추니, |
欲語別離先斷腸 | 이별의 말 하고자 해도 먼저 애간장 끊어지네. |
落月半庭推戶出 | 지는 달 뜰에 반쯤 걸려 있을 때 문을 밀고 나가니, |
杏花疎影滿衣裳 | 살구꽃의 성긴 그림자가 저고리에 가득하구나. |
1) 정포가 황산강에서 여인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정인(情人)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정인과 양산 객관에서 하루 유숙하고 헤어질 때의 절절한 감정을 담아낸 시.
2) 사랑을 노래한 우리나라 한시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꼽힘.
3) ‘성장(盛粧)→잔장(殘粧)’으로 바뀌었다고 표현함으로 ‘잔(殘)’ 한 글자에 눈물은 감추되 이별의 절절한 감정을 모두 담아냄.
4) 고운 달빛은 사람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하며, 옷 위로 놓이는 살구꽃 그림자는 마치 가지 말라고 말리는 여인의 손길 같도록 묘사되어 있음.
5) 이 작품에선 모든 것을 드러내어 말하지 않음. 「아리랑」처럼 저주하지도 않으며 「진달래꽃」처럼 눈물을 감추고 위선의 꽃을 뿌리지도 않음.
2. 두목(杜牧)의 「증별(贈別)」에 나타난 헤어질 때 눈물을 감추는 방법
多情卻似總無情 | 많은 정이 있으나 도리어 내내 무정한 듯이 하고, |
唯覺樽前笑不成 | 오직 술잔 앞에 애써 웃으려 해도 되지 않네. |
蠟燭有心還惜別 | 밀랍 촛대 마음이 있어 도리어 이별을 슬퍼하여, |
替人垂淚到天明 | 사람을 대신하여 눈물을 동트도록 드리운다. |
1) 가는 이가 얄미워 대범한 척 웃음지어 보이지만 되지 않고 촛불이 내 대신 촛농을 뿌리며 운다고 표현하여 우회적으로 감정을 묘사해냄.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