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33장 - 8. 성실하되 비약을 꿈꾸는 삶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33장 - 8. 성실하되 비약을 꿈꾸는 삶

건방진방랑자 2021. 9. 22. 11:02
728x90
반응형

338. 성실하되 비약을 꿈꾸는 삶

 

 

최근에 이인화라는 친구가 쓴 영원한 제국이라는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이 친구는 얼마 전에 이화대학 국문과 교수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상당히 재질 있는 사람 같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조선시대의 역사를 보는 관점에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조선시대를 무대로 해서 서구라파식의 추리소설을 쓴 것일 뿐이지, 우리 고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거예요. 정조(正祖)와 남인(南人)을 루이 14세와 그 지지세력으로 보고. 노론(老論)계통은 귀족정치를 추구하는 세력으로 설정해서, 마치 남인과 정조가 절대왕정을 수립하려고 했는데 실패해서 근대가 좌절됐다는 식의 논리거든요.

 

그런데, 노론의 어디에 그런 입장이 확고하게 있었으며, 남인들이 과연 그러한 프레임웍을 가지고 있었습니까? 정약용도 결코 그런 프레임웍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예요. 단지 조선조의 역사를 서구라파 역사에 끼워 맞춰가지고 해석한 겁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고전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서구라파 역사를 읽는 한 방편으로서 고전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입니다. 서구라파 역사에서 어휘만 바꿔서 우리의 고전을 읽고 있는 것은 비극적인 오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 작품은 탐정소설, 추리소설로서는 재미있습니다. 그런 식으로만 봐야지 그 이상의 의미를 두면 곤란하다 이 말입니다. ! 그러면 주자(朱子) ()의 제일 마지막 부분을 읽겠습니다.

 

 

 

 

 

 

以馴致乎篤恭而天下平之盛. 又贊其妙, 至於無聲無臭而後已焉, 蓋擧一篇之要而約言之. 其反復丁寧示人之意, 至深切矣, 學者其可不盡心乎!
그래서 독공이천하평(篤恭而天下平)’의 성대함에 이른 것이다. 또한 그 오묘함을 찬양하며 무성무취(無聲無臭)’에 이른 후에 그만두었다. 대저 중용 한 편의 요체를 들어 요약하여 말했으니 반복하고 정녕히 하여 사람에게 보여주려는 뜻이 지극히 깊고 간절하다. 배우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다하지 않겠는가?

 

 

이순치호독공이천하평지성(以馴致乎篤恭以天下平之盛)”

순치했다는 것은 이르렀다는 겁니다.

 

 

우찬기묘 지어무성무취이후이언 개거일편지요이약언지(又贊其妙 至於無聲無臭而後已焉 蓋擧一篇之要而約言之)”

일편지요(一篇之要)’라는 것은 이 33장을 말하는 거겠죠. 중용(中庸)예기(禮記)의 한 편()이기 때문에, ‘일편(一篇)’중용(中庸) 전체를 말하는 것이고, ‘일편지요(一篇之要)’33장을 말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여기에 일편지요(一篇之要)’라고 한 것은 저자가 이 33장에 중용(中庸) 전체의 요점을 압축해서 얘기했다는 말입니다.

 

 

기반복정령시인지의 지심절의 학자기부진심호(其反復丁寧示人之意 至心切矣 學子其可不盡心乎)!’

정령(丁寧)’이라는 것은 일본 사람들이 데이네이(ていねい)’라고 쓰는데, ‘공손함이란 뜻입니다. “반복하고 아주 공손하게 사람에게 보이시는 그 뜻이 지극히 깊고 간절하니, 배우는 자가 어찌 그 마음을 다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여러분들, 중용(中庸)에 나오는 연비려천 어약우연(鳶飛戾天, 魚躍于淵)”이라는 말 기억하죠? 나는 이번 중용(中庸) 전체 강의 속에서 가장 인상 깊게 남는 말이 이 말입니다. 솔개가 거대한 창공에 촤악 난다! 그리고 그 아래 연못에선 고기가 타악 튀어 오른다. 이 광막한 우주, 그리고 이 깊은 연못! 상상해 보세요. 이게 뭡니까? “It's a man!” 이게 바로 인간입니다. 솔개란 인간의 보이지 않는 무성무취(無聲無臭),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는 세계, 인간의 무한한 상상의 세계죠.

 

그리고 이 밑에서 약동하는 힘은 뭐예요? 너무 고상치 못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바로 좆심이예요. 신수(腎水)예요. ((()의 정()입니다. 이 물에서 촤악 솟구치는 힘, 인간은 계속 꼴려야 한다! 여기 꼴리는 힘이 있기 때문에, 물에서 고기가 약동하는 힘이 있기 때문에, 이 솔개의 비상이 가능합니다. 사실, 나의 인생은 이랬거든요.

 

나는 오늘날까지 살아오면서 솔개와 같이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펼쳤습니다. 오늘까지 살아오면서 연못의 고기와도 같이 생명력이 약동했어요. 나는 동시대의 어느 누구보다도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 속을 날아다녔고, 또한 동시대의 누구보다도 좆이 빠딱빠딱 세차게 꼴렸습니다. 여러분들은 나보다 더 높이 나르고, 여러분들은 나보다 더 쎄게 꼴려야만 돼! “연비려천(鳶飛戾天)하고 어약우연(魚躍于淵)이라!” 중용(中庸)의 이 한 마디, 이것은 대우주의 주인공인 인간존재의 가장 순수하고 위대한 모습입니다. 우리의 로맨스! 우리의 사상! 우리의 과학! 우리의 신화! 모든 게 이 속에 있어요. 중용(中庸)의 이미지를 아래와 위에 가득 채워서[上下察] 여러분들의 기()가 하늘과 땅에 꽉 찰 때[浩然之氣 塞于天地之間] 맹자(孟子)공손추(公孫丑), 비로소 중용(中庸)이 가능하게 되는 겁니다.

 

중용(中庸)이란 좆심이 없는 자는 할 수 없는 것이요, 솔개와 같은 상상력이 없는 자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이러한 무한한 세계를 개척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것으로 나의 중용(中庸)강의를 모두 끝내겠습니다.(재생박수)

 

 

 

 

 

 

 

인용

목차

전문

본문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