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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45. 가문의 시재를 풀어낸 홍만종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45. 가문의 시재를 풀어낸 홍만종

건방진방랑자 2021. 10. 2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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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시재를 풀어낸 홍만종

 

 

楊柳依依二十橋 버드나무 휘늘어진 열두 다리.
碧潭春水正迢迢 푸른 호수엔 봄물이 참으로 아스라하네.
粧樓珠箔待新月 고운 누대 구슬 늘어뜨린 주렴에서 새로 뜰 달을 기다리니,
江畔家家吹紫簫 강가에선 집집마다 퉁소를 불고 있네.

 

위에서 말한 시풍에 대한 지식으로 소화시평권하 45에서 두 번째로 소개된 항주도(杭州圖)라는 시를 보면 이건 두 말할 나위 없이 당시풍의 시라는 걸 알 수 있다. 항주엔 가본 적도 없지만 위 시를 읽는 것만으로도 항주의 풍경을 그려낼 수 있으니 말이다. 그곳은 물로 가득 찬 베네치아 같은 곳이리라는 상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교수님도 그곳은 운하가 뚫리며 문화의 도시로 각광 받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수많은 문인들이 그곳을 찾게 됐노라고 이야기를 해줬다. 이런 시를 10살에 지었으니 홍만종이 극찬을 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여기에서처럼 아버지와 아들을 함께 얘기하며 그 집안 자체를 재조명할 수 있게 해주는 시화들은 독특하면서도 재밌다. 권상 59처럼 한 가문의 세 사람을 시를 얘기하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아예 아마도 홍만종도 시화를 쓰면서 그런 가계에 대한 정리, 그리고 어떤 사람이 나왔을 때 이 사람을 어떤 식으로 내용을 전개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무지했을 법하다. 그래야 이와 같은 스토리로 하나의 글을 써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식의 한 가계의 시적 재능을 풀어낸 글로는 권상 59에서 신숙주와 손자들에 걸친 시적 재능을 글로 풀어낸 글이 있다. 함께 참고해서 보면 홍만종이 시화를 써나가는 하나의 방식을 알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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