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친구와 오래 사귀는 방법
子貢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無自辱焉.”
告, 工毒反. 道, 去聲.
○ 友所以輔仁, 故盡其心以告之, 善其說以道之. 然以義合者也, 故不可則止. 若以數而見疏, 則自辱矣.
해석
子貢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無自辱焉.”
자공이 벗을 사귐에 대해 여쭈니 공자께서 “충성으로 말해주고 잘 이끌어주어야 하지만 불가능하다면 그만둬서 스스로 욕되게 하진 마라.”라고 말씀하셨다.
告, 工毒反. 道, 去聲.
○ 友所以輔仁, 故盡其心以告之,
벗은 인을 돕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을 다하여 말하고,
善其說以道之.
그 말을 잘하여 인도해줘야 한다.
然以義合者也, 故不可則止.
그러나 의로써 합한 사람이기 때문에 불가하다면 그만둬야 한다.
만약 자주 말하게 되어 소원해지게 되면 스스로 욕된다.
○ 벗 사이에는 선(善)을 권면하는 책선(責善)을 행하되, 한계도 알아야 한다. ‘논어’ ‘안연(顔淵)’에서 공자는 그 도리를 이렇게 풀어서 일러주었다. 자공(子貢)은 위(衛)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단목사(端木賜)다. ‘사기’ ‘화식열전(貨殖列傳)’에 보면, 그는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폐백을 갖추어 제후들을 방문했는데, 이르는 곳마다 제후들이 대등한 예로 대했다고 한다. 그만큼 외교 능력이 뛰어났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하였다. 하지만 평소 그는 벗 사귀는 문제가 쉽지 않다고 절감했던 듯하다.
총고이선도지(忠告而善道之)는 충심으로 일러주어 그를 잘 인도한다는 뜻이다. 단, 어떤 텍스트에는 선도(善道)의 위에 이(以)가 있다. 그 경우, 충심으로 일러주어 선(善)으로 인도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주자와 정약용은 이(以)를 추가하지 않았다. 도(道)는 인도할 도(導)와 같다. 불가(不可)는 불가선도(不可善道)를 줄인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즉(則)은 ‘∼하면 곧’이다. 따라서 불가즉지(不可則止)는 잘 인도할 수 없다면 그만두라는 말이다. 무자욕(無自辱)의 무(無)는 ‘∼하지 말라’는 뜻의 금지사다. 자욕(自辱)은 자기 자신을 욕되게 함이니, 상대방으로부터 비난받는 일 등을 가리킨다. 언(焉)은 종결사다.
‘논어’ ‘이인(里仁)’편에서 자유(子游)는 “벗 사이에 충고를 자주하면 이에 멀어지게 된다”고 했다. 친구 사이는 타고나면서부터 맺어진 의리의 관계가 아니므로, 충고(忠告)와 책선(責善)은 한도를 지켜야 한다. 좋은 뜻의 권면이라 해도 자주 반복하게 되면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어 결국 관계가 소원(疏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르침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밀착되어 있어, 참으로 친절(親切)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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