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공자가 번지에게 인함과 지혜에 대해 말해주다
樊遲問仁. 子曰: “愛人.” 問知. 子曰: “知人.”
上知, 去聲, 下如字.
○ 愛人, 仁之施. 知人, 知之務.
樊遲未達.
曾氏曰: “遲之意, 蓋以愛欲其周, 而知有所擇, 故疑二者之相悖爾.”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擧直錯枉者, 知也. 使枉者直, 則仁矣. 如此, 則二者不惟不相悖而反相爲用矣.
樊遲退, 見子夏. 曰: “鄕也吾見於夫子而問知,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何謂也?”
鄕, 去聲. 見, 賢遍反.
○ 遲以夫子之言, 專爲知者之事. 又未達所以能使枉者直之理.
子夏曰: “富哉言乎!
歎其所包者廣, 不止言知.
選, 息戀反. 陶, 音遙. 遠, 如字.
伊尹, 湯之相也. 不仁者遠, 言人皆化而爲仁, 不見有不仁者, 若其遠去爾, 所謂使枉者直也. 子夏蓋有以知夫子之兼仁ㆍ知而言矣.
○ 程子曰: “聖人之語, 因人而變化. 雖若有淺近者, 而其包含無所不盡, 觀於此章可見矣. 非若他人之言, 語近則遺遠, 語遠則不知近也.”
尹氏曰: “學者之問也, 不獨欲聞其說, 又必欲知其方; 不獨欲知其方, 又必欲爲其事. 如樊遲之問仁知也, 夫子告之盡矣. 樊遲未達, 故又問焉, 而猶未知其何以爲之也. 及退而問諸子夏, 然後有以知之. 使其未喩, 則必將復問矣. 旣問於師, 又辨諸友, 當時學者之務實也如是.”
해석
樊遲問仁. 子曰: “愛人.” 問知. 子曰: “知人.”
번지가 인(仁)에 대해 여쭈니, 공자께서 “사람을 아끼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고, 지(知)에 대해 여쭈니, “사람을 아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上知, 去聲, 下如字.
○ 愛人, 仁之施. 知人, 知之務.
애인(愛人)은 인(仁)의 베풂이다. 지인(知人)은 지(知)의 급선무다.
樊遲未達.
번지가 통달하지 못하자
曾氏曰: “遲之意, 蓋以愛欲其周,
증씨가 말했다. “번지의 뜻이 대개 사랑함을 두루 하고자 하였으나
而知有所擇,
지혜는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故疑二者之相悖爾.”
그렇기 때문에 두 가지가 서로 어긋난다고 의심한 것이다.”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공자께서 “정직한 이를 천거하고 부정한 이를 버리면, 부정한 이를 정직하게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擧直錯枉者, 知也.
정직한 이를 천거하고 부정한 이를 버리는 것은 지(知)이다.
使枉者直, 則仁矣.
부정한 이를 정직하게 하는 것이 인(仁)이니,
如此, 則二者不惟不相悖而反相爲用矣.
이와 같으면 두 가지는 서로 어긋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서로 쓰임이 된다.
樊遲退, 見子夏. 曰: “鄕也吾見於夫子而問知,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何謂也?”
번지가 물러나 자하를 보고 “접때에 내가 부자를 뵈오며 지혜에 대해 여쭈니, ‘정직한 이를 천거하고 부정한 이를 버리면, 부정한 이로 정직하게 할 수 있다.’고 하셨으니, 어떤 말씀인가요?”라고 물었다.
鄕, 去聲. 見, 賢遍反.
○ 遲以夫子之言, 專爲知者之事.
번지는 부자의 말이 오로지 지혜가 되는 일이라 여겼다.
又未達所以能使枉者直之理.
그래서 또한 부정한 이로 정직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통달하지 못하였다.
子夏曰: “富哉言乎!
자하가 말했다. “풍부합니다. 그 말이여!
歎其所包者廣, 不止言知.
포괄한 것이 광대하여 지혜를 말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음에 탄식한 것이다.
순임금이 천하를 소유했지만 무리 중에서 선택하여 고요를 천거하니, 불인(不仁)한 사람들이 멀어졌습니다.
選, 息戀反. 陶, 音遙. 遠, 如字.
탕임금이 천하를 소유했지만 무리 중에서 선택하여 이윤을 천거하니, 불인한 사람들이 멀어졌습니다.“
伊尹, 湯之相也.
이윤은 탕임금의 재상이다.
不仁者遠, 言人皆化而爲仁,
불인자원(不仁者遠)이라는 것은 사람이 다 교화되어 인을 하여
不見有不仁者, 若其遠去爾,
불인한 사람이 보이지 않아 마치 멀리 떠난 것 같으니,
所謂使枉者直也.
이른바 부정한 이로 정직하게 한다는 말이다.
子夏蓋有以知夫子之兼仁ㆍ知而言矣.
자하는 대개 부자께서 인과 지를 겸하여 말하였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 程子曰: “聖人之語, 因人而變化.
정이천이 말했다. “성인의 말이 사람에 따라 변화한다.
雖若有淺近者, 而其包含無所不盡,
비록 천근함을 말하더라도 포함하여 다하지 않음이 없다는 것을
觀於此章可見矣.
이 장에서 볼 수가 있다.
非若他人之言, 語近則遺遠,
타인의 말은 비근함을 말하면 원대함을 빠뜨리고,
語遠則不知近也.”
원대함을 말하면 비근함을 알지 못하는 것과는 같지 않다.”
尹氏曰: “學者之問也, 不獨欲聞其說,
윤순(尹淳)이 말했다. “학자의 물음은 말을 들을 뿐만 아니라
又必欲知其方;
또한 반드시 방법을 알고자 한다.
不獨欲知其方,
그리고 방법만을 알고자 할 뿐만 아니라,
又必欲爲其事.
또한 그 일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如樊遲之問仁知也, 夫子告之盡矣.
번지가 인과 지를 묻고 부자께서 알려주기를 극진히 한 것과 같다.
樊遲未達, 故又問焉, 而猶未知其何以爲之也.
번지가 미달하자 또한 물었으나 오히려 어찌 해야 함을 몰랐다.
及退而問諸子夏, 然後有以知之.
그래서 물러나자마자 자하에게 물은 후에야 그것을 알게 되었다.
使其未喩, 則必將復問矣.
가령 깨우치지 못했다면 반드시 장차 다시 물었을 것이다.
旣問於師, 又辨諸友,
이미 스승에게 묻고 또한 친구에게 변론했으니
當時學者之務實也如是.”
이때의 학자들은 실제에 힘씀이 이와 같았다.”
○ ‘논어’ ‘안연(顔淵)’편의 번지문인장(樊遲問仁章)에서 번지(樊遲)는 공자가 인(仁)을 애인(愛人), 지(知)를 지인(知人)이라고 정의하는 말씀을 들었으나, 지인(知人)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애인(愛人)과 지인(知人)의 연결 고리를 알지 못했다. 그 심경을 알아차린 공자는 다시 위와 같이 설명했다. 공자는 ‘위정(爲政)’편에서도 “거직조저왕즉민복(擧直錯諸枉則民服)”이라고 했다. 곧은 사람을 기용하여 굽은 사람의 위에 두면 백성들이 복종할 것이라는 말이다.
거직조저왕(擧直錯諸枉)에서 거(擧)는 거용(擧用)이고, 직(直)은 목적어로 ‘곧은 사람’이란 뜻이다. 조(錯)는 흔히 ‘섞일 착’으로 읽지만 ‘둘 조’로도 읽는다. 한나라 정현(鄭玄)의 텍스트에는 조(措)로 되어 있으므로, 둘 조로 읽는다. 정약용도 그 설을 따랐다. 저(諸)는 지(之)와 호(乎) 혹은 지(之)와 어(於)를 합한 말로, 지(之)는 앞의 직(直)을 가리킨다. 왕(枉)은 사곡(邪曲)의 인물이다. 사(使)는 사역동사로 직접목적어는 왕자(枉者)다. 공자는 곧은 판자를 굽은 판자 위에 두면 굽은 판자가 바르게 펴지는 원리로부터 인사(人事)의 원리를 연상한 듯하다.
단, 주자(주희)는 조(錯)를 사치(捨置, 버려 둠)로 보고, 조저왕(錯諸枉)이란 굽은 사람을 버린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시대 학자들도 대개 그렇게 풀이했다. 조익(趙翼)은 인조에게 올린 글에서, “일단 곧은 사람임을 안 이상에는 그를 기용하여 진출시켜 그의 뜻을 펼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요, 일단 굽은 사람임을 안 이상에는 그를 버려두어 물러나게 해서 함께 진출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곧은 판자를 굽은 판자 위에 둔다고 굽은 판자가 반드시 바르게 펴지는 것은 아니다. 곧은 사람을 굽은 사람 위에 둔다고 굽은 사람이 바르게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선인들은 곧은 사람을 기용하는 거직(擧直) 그 자체를 매우 중시했는지 모른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번지문인(樊遲問仁)의 순서 | ||
자로 19장 | 옹야 20장 | 안연 22장 |
居處恭執事敬與人忠 | 先難而後獲 | 擧直錯諸枉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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