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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양화 - 10. 담장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 같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 양화 - 10. 담장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 같다

건방진방랑자 2021. 10. 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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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담장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 같다

 

 

子謂伯魚: “女爲周南」「召南矣乎?

, 音汝.

, 猶學也. 周南」「召南, 首篇名. 所言皆修身齊家之事.

 

人而不爲周南」「召南, 其猶正牆面而立也與?”

, 平聲.

正牆面而立, 言卽其至近之地, 而一物無所見, 一步不可行.

 

 

 

해석

子謂伯魚: “女爲周南」「召南矣乎?

공자께서 아들 백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주남소남을 배웠느냐.

, 音汝.

, 猶學也.

()는 배운다는 뜻이다.

 

周南」「召南, 首篇名.

주남소남시경의 머리편명이다.

 

所言皆修身齊家之事.

다 수신과 제가의 일을 말하고 있다.

 

人而不爲周南」「召南, 其猶正牆面而立也與?”

사람이 주남소남을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 같으니라.”

, 平聲.

正牆面而立, 言卽其至近之地,

담장을 마주하고 서 있다는 것은, 지극히 가까운 곳에 가더라도

 

而一物無所見, 一步不可行.

한 물건도 보질 못하고, 한 걸음도 걷질 못하는 것을 말한다.

 

논어’ ‘양화(陽貨)’ 10장에서 공자는 아들 백어(伯魚)에게 시경을 공부할 것을 강조하여 위와 같이 꾸짖었다. 앞서 9에서 제자에게 너희는 어째서 시()를 공부하지 않느냐?”고 꾸짖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미 계씨(季氏)’에서 공자는 백어(伯魚)가 시를 배우지 않은 것을 알고 시경을 배우지 않으면 남을 응대(應待)할 때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꾸짖은 바 있다. 여기서는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지 않으면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담장을 마주하고 서 있다는 것은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도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거기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라는 이인칭이다. ()는 학()과 같다.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시경의 맨 앞에 놓인 두 편()인데, 모두 25수다. 이 시들에 대해서는 대개 도덕주의적으로 해석을 하여, 자기 몸을 닦고 집안을 다스리는 일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고 본다. 이 시들은 대개 남녀와 부부의 일을 소재로 삼아 남녀의 정을 솔직하게 노래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마도 공자는 세상에 올바른 도리를 행하여 남녀가 스스로의 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었음을 높이 평가한 듯하다.

한편, 공자가 주남과 소남을 언급한 것은 시경전체를 대표하여 언급한 것이라 볼 수도 있고 주남과 소남을 연주하는 음악을 공부하라고 말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정약용의 설은 이러했으나, 따르지 않는다.

공자는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여 인간의 순수함을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여기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고 보았던 듯하다. 감정을 결핍한 차가운 이성의 소유자는 그저 목석(木石)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목차 / 전문 / 편해 / 역주

생애 / 공자 / 유랑도 /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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