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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양화 제십칠 - 편해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양화 제십칠 - 편해

건방진방랑자 2022. 12. 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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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화 제십칠(陽貨 第十七)

 

 

편해(篇解)

 

 

편명이 양화(陽貨)’라는 사실은 또다시 첫 글자 두 개를 딴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결코 우연일 수 없는 전편의 성격을 암시하고 있다. 이 앞의 편인 계씨가 명백하게 노나라의 전승에서 벗어난 후대의 제3자적인 편집이라고 한다면, 본 편은 매우 다양하고 다이내믹하면서도 공자의 삶의 진면목을 알게 해주는 소중한 일차자료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양화의 문장이 맹자의 구절 들과 상통되는 것이 많고 상당히 후대의 자료를 부분적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편집 그 자체는 맹자시대 정도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노나라 증자 문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키무라 설). 그리고 노나라에서 편집된 자료가 제나라에 전달되어 제나라에서 약간 보완ㆍ윤색을 거친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는 양호(陽虎)양화(陽貨)와 동일인물, ()가 명()일 수도 있고, ()일 수도 있다하면, 공자의 인생에 해꼬지를 하기만 한 노나라의 반역자라는 인상만을 가지고 있기 쉽지만, 양호야말로 공자의 선배(공자보다 약간 나이가 위인 사람이다)로서 공자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선각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양호의 상()을 그리는 것이 가장 정당할 것이다. 양호는 공자처럼 천한 출신의 사람으로서 당대에 높은 교양을 확보했고 정치권력을 장악했으며, 그의 이상이 어떠했든지간에 삼환(三桓)의 세력을 누르고 근원적인 시대의 변혁을 꾀한 정치혁명가였다. 양화첫 장에 나오는 그의 대화가 운()을 밟고 있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만 보아도()와 방()은 두운, ()와 시()는 각운 그는 결코 천박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의 선구적 삶의 모습이 공자의 삶의 역정에 하나의 모델로서 그림자를 드리웠던 것이다. 공자라는 위대한 인격은 하늘로부터 고립되어 땅에 떨어진 것일 수 없다. 우리는 공자라는 역사적 거성의 탄생을 생각할 때는 이미 공자 당대에 노나라 주변에는 공자와 같은 이상과 행태를 지닌 많은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 중에서 가장 탁월한 인물이 양호였다. 공자 나이 17세 때, 공자가 엄마 상중에 있을 때 계씨 잔치에 기웃거렸다가 양호에게 문전박대를 받는 사건이 공자세가(孔子世家)에 기록되어 있지만 이러한 사건의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공자가 어렸을 때부터 양호라는 인물은 공자에게 강렬한 어떤 이데아 티푸스를 제공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공자의 삶의 정치적 행보, 집정과 삼가 무장 해제의 시도, 그리고 실각, 그리고 방랑, 그리고 귀로의 모든 여정에는 예외 없이 양호라는 인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있다. 우리는 양호라는 인간의 삶의 여정을 정확히 그려낼 수는 없지만, 공자의 삶과 어떤 직접적 길항관계에 있었다는 것은 여러 사료를 통하여 그려낼 수가 있다. 양호는 공자가 시도하려고 했던 정치혁명의 선구자였다. 그러나 양호의 실패와 더불어 공자의 정치혁명의 꿈도 스러지게 된 것이다. 그의 귀로와 귀로 후의 학문에로의 집념은 결국 양호와의 대결에서 얻은 마지막 교훈이었을 지도 모른다. 정치혁명가로서의 양호의 실패한 삶과는 다른 길을 걸어야겠다는 최종적 자각이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공자를 탄생시켰을지도 모른다.

 

양화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A: 1~8, B: 9~19, C: 20~26.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제1의 파트인 A 속에 반역의 정치혁명가들이 공자를 불렀는데 공자가 가지 않은 3 사건이 집중적으로 수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1장 양화(陽貨) 초빙, 5장은 공산불요(公山弗擾) 초빙, 7장은 필힐(佛肸) 초빙. 그리고 A는 이러한 세 사건을 기둥으로 하여 공자의 인정(仁政)의 이상(理想)에 관한 여러 측면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니까 공자의 정치적 지향성과, 그러한 지향성을 상쇄시키는 철학적 담론들이 같이 배열되어 공자의 삶은 결국 피상적인 권력행보에 있지 않았다는 아폴로지를 강렬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B는 제10장이 자위백어왈(子謂伯魚曰)’로 되어있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10장 모두가 자왈(子曰)’ 로기온자료이다. 앞머리 910장에서 시()를 말하고 11장에서 예()를 말하며, 그 뒤로는 군자의 덕성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 예악을 통하여 군 자의 덕을 함양코자 했던 공문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1112131718의 다섯 장은 군자의 덕의 상실형태로서의 사이비에 대한 공자의 증오가 표현되어 있고, 141516에는 덕을 상실한 행위나 상태에 관한 기술이 담겨져 있다.

 

B에는 맹자와 사상적 패러다임을 공유하는 담론이 들어있으며 또 학이(學而)편과 비슷한 성격이 있다. 맹자가 증자의 3전제자라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B어군은 맹자 시기에 증자 후학들에 의하여 편집된 것으로 사료된다.

 

C(20~26)는 잡찬(雜纂)이지만, 7장 모두가 공자가 원하지 않는 것, 이래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되는 교훈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C의 머릿장인 제20장과 A의 머릿장인 제1장은 공자를 면회하려고 했는데 공자가 만나주지 않았다는 것과 공문 외의 전승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A
1-8
1~4 양화(陽貨)가 부름, 교육의 보편주의적 가능성
5~6 공산불요(公山弗擾)가 부름, 인정의 다섯 가지 조건
7~8 필힐(佛肹)이 부름, 육언육폐(六言六蔽)
B
9-19
9~10 ()가 주제
11 ()가 주제
12~18 자왈(子曰) 격언, 군자의 덕의 상실형태
19 자공과 공자의 사제문답
C
20~26
20 1장과 상응하는 면회 거절
21~26 공자가 개탄하는 것들
21장의 삼년상 주제는 공리주의 비판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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