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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양화 - 11. 형식화된 예악을 일갈하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 양화 - 11. 형식화된 예악을 일갈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10. 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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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형식화된 예악을 일갈하다

 

 

子曰: “禮云禮云, 玉帛云乎哉? 樂云樂云, 鐘鼓云乎哉?”

敬而將之以玉帛, 則爲禮; 和而發之以鐘鼓, 則爲樂. 遺其本而專事其末, 則豈禮樂之謂哉?

程子曰: “禮只是一箇序, 樂只是一箇和. 只此兩字, 含蓄多少義理. 天下無一物無禮樂. 且如置此兩椅, 一不正, 便是無序. 無序便乖, 乖便不和. 又如盜賊至爲不道, 然亦有禮樂. 蓋必有總屬, 必相聽順, 乃能爲盜. 不然, 則叛亂無統, 不能一日相聚而爲盜也. 禮樂無處無之, 學者須要識得.”

 

 

 

 

해석

子曰: “禮云禮云, 玉帛云乎哉? 樂云樂云, 鐘鼓云乎哉?”

공자께서 예이다 예이다라고 말하는 게 옥과 폐백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악이다 악이다라고 말하는 게 종과 북을 말하는 것이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敬而將之以玉帛, 則爲禮;

공경하며 옥과 폐백을 받들면 예가 되고

 

和而發之以鐘鼓, 則爲樂.

조화로우며 종과 북을 소리 내면 악이 된다.

 

遺其本而專事其末, 則豈禮樂之謂哉?

본질은 버리고 오로지 말단만 일삼으면 어찌 예악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程子曰: “禮只是一箇序, 樂只是一箇和.

정이천(程伊川)이 말했다. “예는 다만 한 개의 질서이고 악은 다만 한 개의 조화다.

 

只此兩字, 含蓄多少義理.

다만 이 두 글자는 많은 의리를 함축하고 있다.

 

天下無一物無禮樂.

천하에 하나의 물건도 예악이 아닌 게 없다.

 

且如置此兩椅, 一不正,

또한 예컨대 두 의자를 두었는데 하나가 바르지 않으면

 

便是無序.

곧 차례가 없는 것이다.

 

無序便乖, 乖便不和.

차례가 없으면 곧 어그러지며, 어그러지면 곧 조화롭지 않게 된다.

 

又如盜賊至爲不道, 然亦有禮樂.

또 예컨대 도적들이 지극히 무도(無道)하지만 또한 예악은 있는 것이다.

 

蓋必有總屬, 必相聽順,

대체로 반드시 총괄하고 소속됨이 있어 반드시 서로 듣기에 순종하여야

 

乃能爲盜.

곧 도적질을 할 수 있다.

 

不然, 則叛亂無統,

그렇지 않으면 반란에 통솔하질 못해

 

不能一日相聚而爲盜也.

하루라도 서로 모아 도적질을 할 수가 없다.

 

禮樂無處無之, 學者須要識得.”

예악은 어느 곳이든 없을 수 없으니 학자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와 악()은 사회의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데 필요한 조건이지만 형식만 중시한다면 사회 전체가 활력을 잃는다. 그때의 예()는 허문(虛文)일 따름이다. 그렇기에 양화(陽貨)’ 11장에서 공자는 누구나 예()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예()는 예물(禮物)인 옥과 폐백에 있지 않으며 누구나 악()이 중요하다 말하지만 악()은 악기(樂器)인 종과 북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는 공경(恭敬)의 마음이 본질이고 악()은 화평(和平)의 정신이 본질임을 지적하려 한 듯하다. 혹은 팔일(八佾)’에서 사람으로서 어질지 않으면 예()를 어쩌겠는가. 사람으로서 어질지 않으면 악()을 어쩌겠는가[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라고 했으니 인간의 심성(心性)과 덕목(德目)이 본질임을 말하려 했는지 모른다.

예운 예운(禮云, 禮云)이라고 반복한 것은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을 옮긴 것이다. 악운 악운(樂云, 樂云)도 같다. ()공후백자남(公侯伯子男)의 다섯 등급이 예식 때 사용하는 환규(桓圭)信圭(신규)ㆍ궁규(躬圭)ㆍ곡벽(穀璧)ㆍ포벽(蒲璧) 등 오옥(五玉)을 말한다. ()은 제후의 세자, 고아, 부용의 군주가 선물로 사용하는 비단으로 분홍빛의 훈(), 검은빛의 현(), 노란빛의 황() 등이 있다. 운호재(云乎哉)의 호재(乎哉)는 강한 반어이다. ()은 동()과 주석의 합금으로 만들고 고()는 양, , 말의 가죽을 대어 만들었다.

한나라 고조가 제위(帝位)에 오르자 숙손통(叔孫通)이 노나라 유생을 모아 예의(禮儀)를 제정하려 했다. 두 유생만은 당신은 열 명의 군주를 섬기며 아첨해서 존귀하게 되었지만 천하가 어수선한 상태에서는 예악을 일으킬 수 없소. 예악을 일으키려면 백 년간 덕을 쌓아야 하오라고 하면서 초청을 거부했다. 우리는 공공질서와 시민 예절을 강조한다. 하지만 사회 지도층이 인덕을 쌓고 구성원이 화평한 마음을 갖는 일부터 선행해야 함을 잊지 말자.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목차 / 전문 / 편해 / 역주

생애 / 공자 / 유랑도 /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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