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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양화 - 18. 자주색이 붉은색을 탈취함을 미워하다 본문

고전/논어

논어 양화 - 18. 자주색이 붉은색을 탈취함을 미워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10. 1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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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자주색이 붉은색을 탈취함을 미워하다

 

 

子曰: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 去聲. , 芳服反.

, 正色. , 閒色. , 正也. 利口, 捷給. , 傾敗也.

氏曰: “天下之理, 正而勝者常少, 不正而勝者常多, 聖人所以惡之也. 利口之人, 以是爲非, 以非爲是, 以賢爲不肖, 以不肖爲賢. 人君苟悅而信之, 則國家之覆也不難矣.”

 

 

 

 

해석

子曰: “惡紫之奪朱也, 惡鄭聲之亂雅樂也, 惡利口之覆邦家者.”

공자께서 자주색이 붉은색을 탈취함을 미워하고, 정악이 아악을 어지럽힘을 미워하며, 말솜씨 좋음이 나라를 전복시킴을 미워한다.”라고 말씀하셨다.

, 去聲. , 芳服反.

, 正色. , 閒色.

()는 바른색이다. ()는 사이에 있는 색이다.

 

, 正也. 利口, 捷給.

()는 바르다는 것이다. 이구(利口)는 민첩하고 빠른 것이다.

 

, 傾敗也.

()은 기울여 무너뜨린다는 뜻이다.

 

氏曰: “天下之理, 正而勝者常少,

범조우(范祖禹)가 말했다. “천하의 이치는 바른 것이 승리하는 경우는 항상 적고,

 

不正而勝者常多, 聖人所以惡之也.

바르지 않은 것이 승리하는 경우는 항상 많기에 성인은 그것을 미워하신 것이다.

 

利口之人, 以是爲非, 以非爲是,

말을 잘하는 사람은 옳은 것을 그른 것으로 만들고, 그른 것을 옳은 것으로 만들며,

 

以賢爲不肖, 以不肖爲賢.

어진 이를 불초한 이로 만들고, 불초한 이를 어진 이로 만든다.

 

人君苟悅而信之,

그러니 임금이 진실로 즐거워하며 그것을 믿는다면,

 

則國家之覆也不難矣.”

국가가 전복되는 게 어렵지가 않다.”

 

논어’ ‘양화(陽貨)’ 18장에서 공자는 사이비(似而非)와 부정(不正)이 진실(眞實)과 정도(正道)를 압도(壓倒)하는 현실을 서글퍼했다. 주색(朱色)은 정색(正色)으로서 담담한 빛깔이고 자색(紫色)은 간색(間色)으로서 농염(濃艶)한 빛깔인데, 사람들은 자색을 좋아하므로 주색(朱色)이 자색(紫色)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정나라 음악인 정성(鄭聲)은 음탕(淫蕩)하면서 애절(哀切)한데 사람들이 좋아하므로 아악(雅樂)을 정성(鄭聲)이 어지럽히고 말았다.

공자는 취향의 변화를 이와 같이 분석하고 국가도 사이비(似而非)와 부정(不正)의 존재에 의해 전복(顚覆)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리구(利口)는 말재간이 빼어난 자를 말하는데 이런 자는 시비(是非)와 현사(賢邪)를 뒤바꾸어 말하여 마치 자색(紫色)이 주색(朱色)을 빼앗고 정성(鄭聲)이 아악(雅樂)을 혼란시키듯이 나라를 전복시키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선의 이익(李瀷)거자방정(去紫放鄭)’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예복(禮服)에 자색(紫色)을 쓰고 악률(樂律)에 정성(鄭聲)을 쓰게 된 것은 시속이 함부로 선왕(先王)의 예악을 고쳐 아무 기탄이 없게 된 현상을 말해주는 것이므로 공자가 자색을 물리치고 정성을 내쫓으려 했다고 해설했다.

공자가 사이비(似而非)와 부정(不正)이 횡행(橫行)하는 것을 우려했듯이 유학 이외의 제자백가(諸子百家)들도 허위(虛僞)의 횡행(橫行)을 우려했다. 도가의 고전인 포박자(抱朴子)’에도 진실과 허위가 뒤바뀌고 보옥과 막돌이 뒤섞이므로 이 점을 슬퍼한다[眞僞顚倒, 玉石混淆, 故是以悲]’는 말이 나온다. ‘장자’ ‘외물(外物)’에는 타락한 유학자가 시경의 시를 읊으면서 무덤을 도굴하여 죽은 사람의 입에 물려진 옥구슬을 훔치는 이야기가 있다. 사이비(似而非)와 허위(虛僞)가 진실(眞實)을 압도하지 않도록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목차 / 전문 / 편해 / 역주

생애 / 공자 / 유랑도 /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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